농림부가 최근 30개월 미만 소에서 생산된 뼈를 포함한 쇠고기까지 수입을 확대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대통령직 인수위에 제출,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KBS 및 각 언론들은 22일 민변의 기자회견 내용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우리 정부가 미국을 너무 봐준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는데, 당시 우리 정부가 미국의 쇠고기 검역체계의 결함을 은폐해가며 수입위생조건 협상을 계속했다는 의혹을 일제히 보도하였다.

국내에 반입된 미국산 쇠고기에서 광우병 위험 물질인 등뼈가 처음으로 발견된 것은 지난해 8월이었다. 이에 농림부는 검역을 일시 중단했다가 3주 후 재개하여 농업계 내외부의 거센 항의에 직면했다.   

당시 농림부의 해명 내용은 종업원의 실수가 원인으로 밝혀져 미국의 광우병 위험이 높아졌다고 보기 힘들다는 이유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22일 열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당시 미국측 보고서가 공개되었는데, 미국측은 육가공업체가 인간적인 실수를 통제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으나, 농림부는 인간적인 실수만 강조하고 이런 실수를 막을 시스템의 결함은 알리지 않았다는 게 민변 측의 주장이다.  

이 문제가 부각돼 수입을 금지할 경우, 당시 4단계까지 진행됐던 수입 조건 개정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가 한미 FTA 협상에 부담이 될까 우려했다는 것이었다.

송기호 민주사회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얼마나 무시하고 그것을 희생하는 과정 위에 한-미 FTA가 진행되고 있는가를 명백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역설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는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내린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니다.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은 KBS TV와의 인터뷰에서 "검출된 등뼈가 OIE 기준에 의해서 SRM에 해당되지 않고, 이에 국민 건강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이렇게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언론보도에 의하면, 농림부는 최근 인수위에 제출한 업무보고에서 "태어난지 30개월 미만된 소에서 나온 뼈있는 쇠고기 수입 허용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이 강화된 동물성 사료금지조치를 이행하는 시점에 연령제한조치를 해제한다"는 내용도 포함, 사실상 전면개방의 조건을 제시했다.

미국 측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쇠고기 시장 개방을 압박하면서도 정작 수입 조건을 고치기 위한 2차 협상 일정은 통보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측은 현 정부와 새 정부를 놓고 쇠고기 수입 조건 개정 협상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KBS는 보도했다.

최근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와 한-미 FTA 비준은 별개이며, 우리측의 구체적인 공식 협상안이 나오지 않았다"고 언급함으로써, 이명박 신정부 출범 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이 진전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KBS 및 언론들의 보도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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