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농성중인 농대위 대표자들은, 이번 전국 농민대회를 통해 “쇠고기 협상무효! 한-미 FTA 국회비준 반대! 농민생존권 쟁취!”를 강력히 요구하며 이명박 정부를 향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정부와 정치권이 허울뿐인 ‘추가협의’를 가지고 한-미 FTA 비준을 17대 국회 회기 내에 강행하려는 의도를 맹비판하고 이를 적극 저지할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다음은 기자회견문의 전문.

<기자회견문>

쇠고기 협상 무효! 한미FTA 반대! 농민생존권 쟁취 전국 농민대회! 선포 기자회견문

정부는 국민건강권과 검역주권을 가지고 있는 국가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든 협상을 미국과 합의하였다. 미국내 시민사회단체는 물론이요, 보수적 언론으로 대변되는 CNN에서도 “미국의 검역 체계가 붕괴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우리 정부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수입해 버렸다. 미국산 쇠고기의 30개월 연령을 철폐하고 SRM부위를 수입을 허용한 것은 정부가 협상을 포기한 것에 다름 아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미국에서 도축되는 소 중에서 연간 4~7마리가 광우병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감염된 소가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즉 누차 주장하였듯이 미국은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결코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이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미국내 11개 주에 공급되고 있는 쇠고기에 ‘O-157 대장균’감염 가능성이 있어 리콜조치가 되는 등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이 미국내에서 도마에 오르고 있는 것을 보면 정부의 협상이 안전성을 내팽개치고 얼마나 준비없이 졸속적으로 진행된 것인지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의 반대여론에 정부는 부랴부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할 시 수입을 중단한다’는 는 내용을 명문화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측과 이 같은 합의가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이는 현재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조치가 아닐뿐더러, 최소한의 검역주권을 되찾은 것에 불과하다. 가장 중요하게 대두되는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입금지 등 가장 중요한 핵심사안은 전혀 언급하지도 않으면서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가져오는 것은 마치 협상에서 얻기 힘든 부분을 이뤄냈다는 식의 대국민 무마용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허울뿐인 ‘검역주권’ 명문화 추가협의가 국민을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지켜낼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또한 정부가 맹신하는 OIE기준이 권고사항일 뿐 수출입 문제는 교역당자들의 몫이라는 점을 OIE사무차장은 분명히 하고 있다. 즉 궁지에 몰리면 OIE기준을 들먹이며 수입의 당위성을 주장한 정부의 주장이 얼마나 구차한 변명과 거짓이었는지 다시 한번 드러난 것이다.

쇠고기 수입문제를 한미FTA와 연계하겠다는 통합민주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의원들과 정부관계자들이 협정문에 ‘광우병 추가발생시 수입중단 할 수 있다’를 고치는 것으로 쇠고기 문제를 마무리 하고 한미FTA를 17대 국회에서 비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재개가 한미FTA 국회비준을 통과시키기 위해 미국에 갖다바친 굴욕적 협상임을 국민들이 알고 있는데, 한나라랑에 동조해 한미FTA를 통과시키려 한다는 것이 가당키가 한 말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 동안 통합민주당이 반대당론을 내걸며 국민에게 호소했던 것은 대국민 기만에 다름 아니며 우리는 이를 저지하기 위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이제 우리 350만 농민들은 쇠고기 협상의 전면 무효화를 주장하면서 국민의 건강권과 축산농민의 입장에서 재협상을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민심과 농심을 무시한 채 임시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을 감행한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엄중히 밝혀둔다. 이에 우리는 오는 5월 22일 국회 앞에서 2만여명의 농민들과 함께 ‘쇠고기 협상 무효! 한미FTA 반대! 농민생존권 쟁취 전국 농민대회!를 개최하여 정부와 정치권에 농민들의 단결된 힘을 보여줄 것이다. 쇠고기 협상 무효와 한미FTA저지, 허울뿐인 정부대책을 규탄하며 농민생존권을 쟁취하는 그 날까지 투쟁할 것임을 밝혀둔다.  

2008년 5월 20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한편 이명박 대통령과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0일 청와대에서 회동을 갖고 국정현안을 논의했으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의 조기 처리에 의견이 맞서 합의안을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17대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가 17대 회기중에 마무리 되는 게 좋지 않겠느냐, 손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마무리 해달라" 당부했다고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쇠고기 협상 때문에 FTA 문제를 꺼내기 어렵다.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잘못된 점을 사과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 “추가협의는 사실상 재협상” 강조...손 대표, “30개월 미만도 SRM 수입 안돼”

이 대통령은 그러나 "오늘 오후 발표될 추가 협의 내용은 사실상 야당과 국민이 우려하는 부분을 상당히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 재협상에 준하는 내용"이라며 "특히 30개월 이상된 쇠고기 수입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며, 이미 수입업자들이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겠다는 자율 결의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현재 (미국과 쇠고기) 협상이 진행중인 일본, 대만과 형평성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혹시 그런 일이 생기면 수정 보완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30개월 이상된 쇠고기의 수입금지와 함께 30개월 미만 소라도 광우병위험물질(SRM)이 포함되는 부위를 수입해서는 안된다면서 미국내 도축장에 대한 철저한 감시 감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손 대표는 "AI(조류인플루엔자)나 광우병 사태 등으로 신뢰의 위기가 왔다"면서 "특히 중고생들이 촛불시위에 나서고 광우병 괴담이 나돌고 있는 것은 장래에 대한 불안감과 학원자율화 조치로 인한 압박감 때문"이라며 `국민정서법'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이 일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다"면서도 "지도층이 열정을 갖고 국민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적절한 기회에 쇠고기 문제를 마무리하고 FTA에 대한 국민적 협조를 당부하는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동관 대변인, “추가협의 공개되면 야당도 입장 변화할 것”

이동관 대변인은 이날 회동 결과에 대해 "손 대표가 FTA 조기 비준을 거부했다는 단정적인 얘기를 하기는 어렵고, 지금 상황에서 밀어붙이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근거로 든 것이 재협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또 "오늘 오후 발표될 추가협의 내용이 밝혀지면 야당도 다소 입장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7대 국회 회기내 FTA 처리를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면서 "FTA 문제가 정쟁적, 정파적으로 이해되면 안되고 여야를 초월해 머리를 맞대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 만큼 좋은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