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나라당은 29일 미국산 쇠고기의 새 수입조건을 담은 고시를 이날 오후 4시에 발표키로 했다고 주요 언론들이 긴급 보도했다.

당정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비공개 당정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는 것.

정부는 한농연 및 국민들의 요구인 쇠고기 협상 전면 무효와 재협상 실시 요구를 묵살한 채, 미봉책적인 시간끌기에만 연연해 왔다. 당초 농식품부는 5월 17일경 고시를 발표하겠다고 했다가 수의과학검역원 공무원들의 미국 내 도축장 실태 조사 및 한농연 등의 장관 고시 반대 의견서에 대한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연기했다.

그러다가 정부는 24일 이후 광화문 및 종로 등에서 1만여명 이상의 네티즌들의 강력한 촛불 행진과 거센 반발에 밀려, 28∼30일중 미국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의뢰를 연기한다고 발표했었다.

이날 고시 의뢰 발표는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할 예정이며, 정 장관은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한 안전 대책, 국내 축산업계 지원 관련 대책 등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하였다.

농식품부 장관이 행정안전부에 고시를 의뢰하면 통상적으로 2,3일 후 관보에 게재돼 효력을 발휘하게 되고, 아울러 지난해 10월 이후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 검역이 재개된다.

한편 농식품부는 농민단체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 한우협회와 낙농육우협회 등의 대표 및 관계자를 불러 정부의 한우 및 축산대책에 대해 설명하려 했으나, 해당 단체 대표들이 "정부의 요식행위성 행사에 참여할 수 없다"는 강력한 반발로 취소되었다.

이어 정운천 장관은 민주당 원혜영 신임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 등에게 정부 고시 내용에 대해 설명하려 하였으나, "쇠고기 장관 고시 중단 및 재협상 없이는 한-미 FTA 비준 여부에 대한 노의도 없다"는 쓴소리만 들었을 뿐이었다.

이에 한농연 및 농대위 참여 단체들은 13시 과천청사 앞에서 정부 고시에 맞춰 항의 기자회견을 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청와대,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 교체 여부 검토중

정부가 '장관 고시'를 29일 오후 4시 발표 예정으로, 18대 개원을 앞둔 여야간 대립이 심화되면서 정국이 급냉하는 가운데, 청와대가 2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파동과 관련해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교체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민영 통신사인 뉴시스가 긴급 보도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2일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음에도 '광우병 파동'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기왕에 예정된 '인적 쇄신'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내부 의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밖에서는 책임지라고 아우성인데 수석 중 누구 한 사람도 책임 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며 "아직 확실히 결정되진 않았고 일단 이 대통령이 돌아와봐야 안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만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는 가운데, 인적 쇄신의 대상과 규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는 일부 장관들의 경질로 그칠지 수석비서관을 포함한 청와대 참모진까지 쇄신 범위가 확대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이날 오전 "아직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말해, 장관 교체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 문제가 단순히 장관 교체에 그치는게 아니라 새 정부의 신뢰도와 직결되는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초 새 정부의 '인적 쇄신' 시기는 이 대통령의 취임 100일과 18대 국회 개원이 맞물리는 6월 초로 예측됐다.

결국 인적 쇄신의 칼자루는 이 대통령이 쥐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방중(訪中)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는 30일 귀국하는 이 대통령이 인적 쇄신에 대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겨레신문, "미국측, 20개월 미만 쇠고기 수용 가능성도 있었다"고 보도

한편, 29일자 한겨레신문은, 미국 축산협회(NCBA) 앤디 그로세타 회장이 최근 “미국 축산인들이 한국에서 큰 승자가 됐다”며 “축산협회의 집요함이 (쇠고기) 무역에서 커다란 승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하였다.

그는 특히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미국 쪽이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출할 의도도 있었으나 완전 개방을 이뤘다고 밝혀, 한국 쪽의 대응에 따라 협상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기 때문에 국내외에 향후 큰 파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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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세타 회장은 4월 28일 미국 축산협회 홈페이지(www.beefusa.org)에서 “이른바 통념(conventional wisdom)에 따라 양보하고, 덜 유리한 무역 조건으로 한국과 합의하고 싶은 유혹도 확실히 있었다”며 “그러나 결국 우리는 공정 무역의 원리와 건전한 과학을 고수하면서, (쇠고기 시장의) 완전 개방을 다시 얻어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뼈 없는 쇠고기만 (수출에) 동의해야만 하는 것 아닌가, 우리는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동의해야만 하는 것 아닌가, 광우병 전수검수가 우리를 한국 시장에 복귀시키는 ‘마법의 탄환’이 되어야 하는가”라고 자문하며, 이렇게 밝혔다.

이는 미국 쪽도 △뼈 없는 쇠고기와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의 수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전수검사를 ‘통념’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러한 사항들을 애초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양보할 수도 있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즉, 현재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타결한 수입 위생조건의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거론되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뼈를 비롯한 각종 부산물 수입 등은,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 정부의 강력한 협상 의지에 따라 막아낼 수 있었음을 뜻한다.

애리조나주 코튼우드의 목장주이기도 한 그는 “부시 행정부와 의회의 주요 구성원들이 그들의 무기를 고수해 우리를 결승선에 이르게 했다”며 “우리는 그들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또 쇠고기 협상을 둘러싼 논란으로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고시가 연기된 것과 관련해 “(고시가) 지연된 건 매우 실망스럽다”면서도 “나는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를 다시 수입할 것이라는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대단히 신뢰하고 있다”고 축산협회 발행 주간 보고서에서 22일 밝혔다.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 미국 축하사절단 일원이었던 그는 “이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하는 특권을 가졌다”며 “수백만 한국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얼마나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1898년 설립된 축산협회는 미국 축산업을 대표하는 가장 큰 조직으로, 축산업자들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공공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미국 축산협회 그레그 더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미 FTA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서 “한국에서 잠재적으로 최소 10억 달러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의 최대 고객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2003년 한국에 8억 1500만달러 상당의 쇠고기를 수출했으나, 지난해 한국의 수입 중단 조처로 1억 1900만달러어치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미국은 2007년 기준으로 세계 108개국에 20억 3100만달러어치의 쇠고기를 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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