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앙일보 2월 16일자 23면에 실린 영·호남 농촌 이장 인터뷰(“천문학적 농업 지원금? 현실 안 맞는 정책에 헛돈 쓴 것”) 기사를 통해, 완전 개방 시대 원년을 맞아 위기에 처한 현장 농업인들의 복잡한 심경을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다. 농업인들은 자체적으로 인터넷 판매망을 구축하고 복합 영농을 통해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등의 자구책으로 시장 개방의 파고를 극복하고자 적극 노력하고 있었다.

2. 그런데 한농연은 농업·농촌 문제를 바라보는 중앙일보를 포함한 대다수 언론사들의 문제 의식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기자는 “FTA에 따른 피해 대책 차원에서 정부가 지원한 천문학적 보조금·지원금에 농민들이 안주한 건 아닌가? 농민에게는 문제가 없나?”는 식으로 질문하고 농업인들의 답변을 정리했다. 질문과 답변을 자세히 살펴보면, 농업인들의 불만을 무마시키고자 보조금·융자금을 지원했고, 정부가 농업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농업 구조 개선이나 대외경쟁력을 높이는데 쓰지 않았다”는 식의 무리한 결론을 의도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3. 역대 정부가 시행했던 다양한 농업 투·융자 정책들이 크고 작은 시행착오와 집행상 여러 문제점들을 초래했음에도 불구하고, 농업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4계절 전천후 생산 체제를 확립하여 국민 식생활을 발전시키고 농업인들의 소득 증진과 농업구조 개선에 기여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 농업·농촌이 20년 혹은 3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생산성과 경쟁력을 갖추어 국산 농축산물의 수출 시장 개척이 가능하게 된 것도 정부의 지원 정책과 농업인의 자구 노력이 만들어 낸 산물임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4. 무릇 하나의 사회·경제 현상에는 명과 암이 있는 법이다. 오늘날 우리 농업·농촌이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와 현안에 눈을 감지 않고, 문제의 핵심과 본질을 규명해 내고 건설적인 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줄 것을 한농연은 중앙일보를 포함한 각 언론사들에 각별히 당부하는 바이다. 정부 또한 농업인과의 진솔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농업·농촌의 현실에 맞고 농업인들이 간절히 원하는 정책 대안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게끔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

2015년 2월 16일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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