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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농연 농정자문단 간담회 개최(2월 18일)
“국민 위한 농업만들기 나설 때…직불제는 정당한 대가로 인식해야”
한농연 | 02.22 13:46
조회수 2,238 | 덧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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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20대 총선 농정공약의 핵심은 무엇일까? 또, 어떤 내용을 농정공약에 담아야 할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이 같은 물음에 해답을 얻기 위해 지난 18일 한농연회관 6층에서 ‘한농연 농정자문단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모여, 한농연이 준비 중인 ‘4·13 총선 농정공약 요구사항’를 함께 검토했다. 한농연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25일 ‘제20대 총선 농정공약 대토론회’에서 농정공약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이제 농업을 국민을 위한 농업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비롯해 직불제가 예산 퍼주기가 아닌 정당한 대가라는 점, 농촌문제가 농업문제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점 등을 농정공약을 통해 제시해줄 것을 주문했다.


#농업은 ‘국민을 위한 농업’

소비자 먹거리의 연결
은퇴자 흡수할 공간
농업·농촌 역할 명확히 해야


농업을 단순히 농업인을 위한 산업으로 인식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이제는 ‘국민을 위한 농업’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최경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 선임연구위원은 “‘농업이 농업인 만의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며 “실제로 국민들이 농업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인데, 이게 점점 더 팽배해져가고 있다”고 걱정했다. 임정빈 서울대 교수는 “국민의 농업이 돼야 하는데, 자꾸 농업인들을 위한 것만 얘기하니까 우리 스스로가 매몰에 빠진 것 같다”고 자성의 목소리도 냈다.

국민의 농업으로 우리 농업을 이끌려면, 우선 농업·농촌의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전 연구위원은 “미국 농무부는 ‘국민에게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일자리 100만개를 제공한다’, ‘해외 식량도 공급해준다’ 등 이렇게 크게 농업·농촌의 역할을 잡아가고 있다”며 “우리도 이런 관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승구 동국대 교수는 “농업이 미치는 영향이 농업과 농촌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소비자의 먹거리와도 연결돼 있다”며 “지금은 소비자를 위한 농업이지, 생산자를 위한 농업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소비자식품부나 마찬가지의 역할을 하고 있을 정도로 농업이 소비자를 위한 농업으로 이미 변화됐다”며 “‘농업이 어렵다’는 식의 내용이 아니라 농업을 통해 국민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되는지를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권 교수는 농촌이 사회갈등의 해결공간이 될 것임을 확신했다. 권 교수는 “은퇴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아마 이 문제가 사회적 갈등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은퇴자를 더 이상 도시가 못먹여 살릴텐데, 이들을 흡수할 수 있는 현재 상태의 공간은 농촌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권 교수는 “로컬푸드나 직거래 등이 농산물 유통을 대체한다고 하는데, 그것보다는 이 사람들이 프로페셔널 하지 않더라도 농촌에서 생활을 유지해나갈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창출한다는 개념”이라고 해석했다.


#스위스 헌법을 참고하면


농업선진국 발돋움 근간
농업 역할·보상원칙 규정
우리도 헌법 조문 만들어야


‘스위스 연방헌법 104조’를 들여다볼 것을 주문했다. 농업여건이 열악한 스위스가 농업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근간이 연방헌법 104조에 있기 때문이다.

104조에는 농업의 역할과 보상의 원칙이 규정돼 있다. 농업의 다원적 편익 제공을 보상하기 위해 생태성과 증명을 조건으로 직불금을 지급하고, 직불금의 수혜를 받은 모든 농가는 동물친화적인 가축 사육, 질소와 인의 최대 허용치 준수, 휴경 등의 방법으로 생태보전지구 유지 등 보다 강화된 생태성과 증명의무를 이행하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스위스의 직불금이 농업예산의 74%와 평균 농가소득의 54%를 차지하고, 스위스가 아름다운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헌법에는 이 같은 내용이 없다. 임정빈 교수는 “우리도 스위스 헌법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법에 산재돼 있는 농업 관련 조항을 다 모아서 하나의 조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대한민국헌법’에 농업이 명시된 조항은 5개 뿐이다. ‘국가는 농지에 관한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제121조 1항), ‘농업생산성의 제고와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을 위하거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발생하는 농지의 임대차와 위탁경영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인정된다’(제121조 2항), ‘국가는 농업 및 어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해 농·어촌종합개발과 그 지원 등 필요한 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제123조 1항), ‘국가는 농수산물의 수급균형과 유통구조의 개선에 노력해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호한다’(제123조 4항), ‘국가는 농·어민과 중소기업의 자조조직을 육성해야 하며, 그 자율적 활동과 발전을 보장한다’(제123조 5항) 등이 전부다. 이 조항들은 ‘농업’이 아닌 ‘경제’ 항목에 포함돼 있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 헌법에도 농업과 관련된 내용들이 있다는데 이 조항들을 묶어서 하나의 조문으로 만들면 ‘농업의 사회적 가치제고를 위한 법적근거’가 되지 않을까”라며 “헌법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이들이 농림축산식품부로 가든, 기획재정부로 가든, 농업을 충분히 이해하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불제, 정당한 보상이다


농민에게 거저 주는 돈 아냐
환경 보전·국토균형발전 등
기여한 대가 치러주는 것


직불금을 확충하자는 주장에 조심스런 의견을 내비쳤다. 국민들로부터 ‘농업예산 퍼주기’란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김태연 교수는 “차제에 직불제라는 명칭을 안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직불제가 농가들의 노동활동에 대한 지원금 또는 보상금이라는 데 공감대를 나타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직불제는 농민들에게 거저 주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며 “환경을 보전하고, 경관을 가꾸며, 국토균형발전에 기여하는 데 대한, 작게는 동네 통행이 안되는 곳의 눈을 치운데 대한 지원이나 보상의 성격이 직불제”라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농민이나 농촌주민들이 하는 공공근로에 대한 임금과 같은 개념”이라면서 “직불제를 농민의 환경보전 대가, 농민의 국토균형발전 기여에 대한 대가 등으로 이름을 바꾸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임정빈 교수도 농업인에 대한 지원이 정당한 보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임 교수는 스위스의 예를 들며, “농업인들이 생태보전적인 영농을 하고, 또 경관을 관리함에 따라 자연환경이 보전되는데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 예산을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승구 교수도 같은 생각이다. 권 교수는 “소비자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농업인들이 대행해주고, 그 대가를 받는 게 직불제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특히, 직불제와 비슷한 맥락에서 소득을 전면에 내세우는데도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직불제 확충을 강조하지 말자는 이유와 같다.

김태연 교수는 “자동차 업계에서 종사자들의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 자동차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원하겠는가”라며 “소득이 주가 아닌 농업경쟁력 향상 등 소득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임정빈 교수는 “선진국의 농업정책은 ‘농가소득 및 경영안정’이 핵심이지만, ‘농업소득 지원’ 이런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가소득 및 경영안정’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놨다. 임 교수는 “미국에는 위험관리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세 가지 틀이 있는데, 직불제와 보험, 긴급재해대책”이라며 “대농에게는 직불금이 가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자기 영농에 맞는 보험을 사게 되고, 그래서 보험이 발달해 있다”고 말했다. 또 임 교수는 “직불제와 보험, 이 두 가지를 가지고 경영안정이 안되는 게 농업은 병해충, 가뭄, 기후변화 등으로 긴급재해에 노출돼 있다”면서 “긴급대해대책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이 세 개를 가장 핵심적인 사항으로 보고, 그것이 관철돼야만 한국 농업이 선진농정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촌문제도 생각해야 한다

농업문제 뿐만 아니라 농촌문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농업인력문제, 농촌 환경보전 문제, 작은학교 통폐합 문제, 여성농업인 문제 등 그간 농촌문제가 도외시돼 온데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그만큼 농촌정책이 중요하다는 것.

권승구 교수는 “농업문제도 있을 수 있고, 농촌문제도 있을 수 있고, 농민문제도 있을 수 있다”면서 농업·농촌·농민의 문제를 한데 아울러 보길 권했다. 그러면서 권 교수는 “농촌이란 지역의 공간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같이 있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김태연 교수도 “농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농민들의 창업이나 직업교육 등 농촌정책이 빠져서는 안된다”며 “농민들 뿐 아니라 농촌주민들도 정책대상으로 포괄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경환 전 연구위원도 “‘농업 위상제고’라고 할 때 농업만이 아니고 ‘농업·농촌 위상제고’라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농촌의 복지정책이 중요한데, 최경환 전 연구위원이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위원회’의 역할을 강조한 것도 복지를 위해서다. 지난해부터 ‘제3차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5개년 기본계획’이 수립돼 시행되고 있는데, 이 계획을 심의한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최 전 연구위원의 의견이다. ‘누구나 살고 싶은 농어촌 구현’을 목표로 내건 3차 삶의 질 향상 기본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농어업 삶의 질을 높이는데, 5년간 46조5000원을 투입한다.

최경환 전 연구위원은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위원회’의 경우 국무총리가 위원장이고, 기획재정부 장관, 농식품부 장관 등 관련부처 장관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서면결의하는 식으로 하기도 하고, 1년에 한번 열리거나 아예 안 열릴 때도 있다”며 “농식품부가 사무국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으니 위원회 운영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방향의 논의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태연 교수는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위원회’를 농식품부가 전혀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주무부처인 농식품부가 주도할 수 있는 법적인 기반을 다시 한다는 등의 얘기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촌 세부정책 중 권승구 교수는 농업인력과 관련, “농업을 이끌어갈 차세대 농업인을 육성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현실적으로 부딪힐 문제인 외국인 노동자문제도 농업노동력이라는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최경환 전 연구위원은 여성농업인에 대해 “‘제4차 여성농업인육성 기본계획’에 들어갔는데 이 계획도 내실화하는 쪽으로 고민했으면 한다”고 제시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홈페이지)


 

참/석/자
권승구 동국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김태연 단국대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최경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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