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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좌담/헌법 개정, 어떻게 해야 하나] “농업계 공동연대 구성···개헌 논의 통합해야 시너지 제고”
관리자 | 01.02 09:14
조회수 403 | 덧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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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의 헌법 개정 국면을 맞아 개정 헌법에 농업·농촌의 가치와 농업인의 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농업계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명제들이 130개 조문으로 담긴 헌법에는 농업과 관련된 조항들이 일부 들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30년간 농업·농촌의 위상은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산업화를 통해 새로운 사회 질서가 만들어지는 동안 농업·농촌은 도농격차, 시장 개방, 소득 감소, 고령화 등의 늪에 빠져들었고, 농업·농촌의 오늘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붙들린 실정이다.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알려 국민적 인식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으로 헌법 개정에 농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물론 이 바람이 이뤄지기 위해선 개헌이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한국농어민신문은 2018년 무술년(戊戌年) 새해를 맞아 신년좌담회를 열고 농업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헌법 개정과 관련한 움직임을 들여다보고, 개정 헌법에 농업의 가치와 농민의 권리를 어떻게 담을 것인지를 모색해 봤다. 좌담회는 2017년 12월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2시간가량 진행됐다.

 

참/석/자
김지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장원석 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 공동대표
정영일 농업가치 헌법반영 자문위원장
사동천 한국농업법학회장
장경호 농민헌법운동본부 헌법연구팀
문광운 한국농어민신문 편집국장(좌장)

 

|‘농업가치 반영’ 개헌 필요성

안전 먹거리 보장·식량안보는
농민만이 아닌 ‘국민의 권리’
직불제 등 농업보상 근거 마련
정책·예산 편성 구속력 강화도


▲문광운=개헌이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를 중심으로 지역별 순회토론회 등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개헌이 실질적으로 진행될지는 모르겠지만, 개헌이 된다면 우리 농업·농촌의 가치를 반영하겠다는 것이 농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장원석=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은 당시 개헌 특위 활동이 2개월밖에 되지 않은 급조된 성격이 있기 때문에 농업·농민 관련 내용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개헌을 꼭 해서 농업의 공익 가치, 지속가능 발전성, 농어민의 권리와 이익 신장을 보장하는 조항을 신설한다는 면에서 필요하다. 그 외에 권력 구조 분권과 협치를 실현하고 승자독식 구조의 폐해를 시정해서 농업·농촌·농어민의 소외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또 자치입법권, 행정권, 재정권, 운영권을 지방정부에 부여해 지자체 제도를 정상화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아동, 노인, 농어민, 특히 여성농민의 기본권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헌법에 농업 가치를 명문화하면 모법이기 때문에 하위 법률의 정책, 예산 편성에 구속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두 번째는 국가의 책임성이 제고돼 직불제 등 농업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근거가 확실해지고, 농업농촌의 가치를 바로잡을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정영일=저는 농협에서 주도하는 농업가치 헌법반영 자문위원회의 사회를 맡고 있는 사람에 지나지 않다. 그래서 연구자로서 개인적인 입장을 말하겠다. 하나는 농업만 가지고 얘기하지 말자는 것이다. 농업과 농촌을 같이 얘기해야 한다. 통계를 보면 농촌 인구 중 농가인구 비중이 2015년 27%으로, 농가인구 비중이 농촌에서 30%가 안 된다. 이것이 우리의 냉엄한 현실이며, 이를 전제로 해서 농업농촌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농업만이 공익 가치를 갖는 것은 아니다. 농촌 지역이 갖는 공익 가치가 훨씬 크다. 그래서 농업과 농촌을 같이 가져가야 한다.

또 하나는 농업농촌의 가치가 뭐냐는 것이다. 우루과이라운드(UR)할 때 ‘비교역적 기능(NTC)’이라는 논리가 나왔다. 이로부터 발전한 것이 다원적 기능인데, 이 중에는 부정적 기능도 들어있다. 이제는 유럽에서도 다원적 기능이 아니라 공익적 기능이라는 말로 대체하고 있다. 공익적 기능이라는 용어가 세계적 추세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장경호=기존 헌법에는 농어민을 보호하고 농업을 보호하는 조항이 있음에도 과거 30년간 농업이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희생돼 왔다. 기존 개헌 과정은 위에서 주도해 일방적으로 이뤄진 개헌이 많았다. 30년 만에 온 개헌 과정은 국민들의 인식 자체가 내가 원하는 사항이 헌법에 반영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결국 그것은 한국사회의 미래에 나아갈 방향과 목표들을 헌법에 넣어보자, 마찬가지로 농민들도 지금 상황이 어렵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목표와 가치들을 헌법에 넣어보자는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국민들이 개헌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최초의 사례이자 기회가 열렸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사동천=필요성에 대해 안팎으로 굉장히 위기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밖의 위기상황으로 간과했던 부분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다. 영국의 브렉시트로 인해 EU의 농산물에 대한 물량조절과 가격 통제력은 약화될 것이 예상되고, 유럽 각국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역외 농산물 수출, 특히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농업시장은 쌀을 제외한 5%의 자급률조차 지키기 어려워 보이는데, 이는 식량안보에 중대한 위기라 할 것이다.

관련 내용이 이미 헌법과 법률에 규정돼 있음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켜야 할 가치가 지켜지지 않는 것, 미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부분들을 헌법에 담아야 할 가치가 있다는 점에서 개헌의 필요성이 있다. 공익적 기능의 제고 등 농업의 가치를 헌법에 담는다는 것은 단지 농업인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보장, 식량 안보, 자연환경의 보존 등 국가의 의무를 이행하게 하고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헌법상의 국민의 권리에 관한 것이다.

▲김지식=‘농자천하지대본’을 다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선진국 사례를 보면 우리와 다른 인식을 갖고 있다. 농업에서 기본을 찾는 것 같다. 자급률만 봐도 농업을 중시하기 때문에 유럽은 100% 넘는다. 우리는 23% 안팎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산업화 과정에서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 농업은 5000만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다. 농민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국민 모두가 지켜나가야 할 필수산업이다. 한농연 선배이신 이경해 열사는 WTO(세계무역기구)가 농업을 다 죽인다는 말을 하면서 멕시코 칸쿤에서 자결했고, 14년이 지났다. 이경해 열사가 말하고 싶은 얘기를 생각해 보면 농업농촌의 다원적, 공익적 가치에 대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국민들이 안전한 농축산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인 식량주권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반드시 이번 헌법 개정을 통해 이경해 열사의 유언을 한농연 후배들이 실현시키고자 한다. 한농연은 헌법개정운동에서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이번 헌법 개정 국면에 있어 농업의 공익적 가치 반영을 이뤄내야 한다.


|농업 각계 움직임은
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 구성
경자유전원칙 등 4개 사안 합의
한국농업법학회도 의견서 제출
후계농업경영인 지원 포함 노력

▲문광운=농업계도 한국농업법학회, 농민헌법운동본부가 개헌 초안을 각각 발표했다. 여러 움직임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장원석=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는 한농연, 농축산연합회 등 농업계 지도자와 학계인사 7명을 포함, 시민단체와 정관계, 언론계 인사 153명이 모여 2016년 9월 창립했다. 이중 11명이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게 됐고, 2017년 2월 17일 국민주권회의 등 6개 분야 전문가와 국회 개헌특위 위원장을 포함한 전현직 국회의원 13명이 헌법개정안 초안을 확정했다. 여기서 경자유전의 원칙 고수, 농어업·농어촌의 공익적 기능, 지속가능 발전, 농어업인의 권리와 이익 신장을 보장한다는 등 4개 사안을 합의했다. 이후 개헌특위 자문위원회가 11월 30일 4개 사안을 그대로 초안에 담은 내용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개헌특위로 자문위원 안이 넘어 갔으므로, 이들을 대상으로 정부와 농협, 농민단체, 언론계, 학계가 모두 힘을 합쳐 국민의 힘으로 개헌안을 관철시켜야 한다.

(장 공동대표는 여야가 임시국회 회기 내에 개헌특위의 활동 기간 연장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과 관련해 12월 26일 우려를 전해왔다. 임시국회는 1월 초까지 연장됐는데, 이 기간에 개헌특위 활동 연장 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장경호=촛불혁명을 통해 국민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고, 이뿐만 아니라 정치를 넘어서 개헌이라는 중대한 내용에 대해서도 관심 있는 사항들을 헌법에 반영해 보자는 요구들이 대선 이후 자연스럽게 나타났고, 농민 쪽에서도 개정 헌법에 농민들을 위해 어떤 내용을 넣어볼까 논의하기 위해 농민헌법운동본부를 만들게 됐다.

큰 논의내용은 4가지다. 공익적 기능이라고 할 때 너무 포괄적이고 환경, 생태, 경관, 자원보호 등의 성격이 강한 측면이 있어 많은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특별한 부분들을 빼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것이 먹거리에 대한 권리였다. 먹거리를 안전하게 제공받을 수 있는 권리를 기본권 조항에 넣어보자는 것이다. 국민들이 먹거리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그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들은 어떤 권리를 가져야 할까를 고민했다. 해외사례를 통해 최소한의 소득과 가격이라는 것이 적정한 정도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크게 보면 공익적 기능, 국민들의 먹거리 기본권, 농민들의 소득과 가격 보장 등의 조항들이 농민헌법운동본부에서 얘기하는 중요한 가치들이다.

▲사동천=한국농업법학회는 10월 27일 ‘미래의 농업농촌과 헌법적 과제’라는 주제로 농업헌법 개정 시안과 공익적 기능의 헌법 반영에 관해 학술대회를 개최한 바 있고, 정부안 제출 마감일인 12월 8일 개헌특위에 헌법개정의견서를 제출했다. 그 내용은 농업·농촌은 농지부터 시작해서 생산, 유통, 마케팅 소비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중요한 정책뿐만 아니라 헌법상 중요한 가치가 관련돼 있다. 공익적 기능의 반영뿐만 아니라 농업·농촌에 관한 종합적인 대책으로서의 헌법 개정을 요구했다.

▲김지식=‘농민헌법’이라는 말이 좋은 단어인데, 한농연에서 보는 시각은 다르다. 95%의 도시민을 설득하려면 농민헌법이라는 단어는 좋은 취지이지만, 설득력에 문제가 있다.

한농연은 8차 이사회에서 농업농촌의 다원적 가치, 공익적 기능을 발전시키기 위한 헌법 개정 초안을 검토하고 승인했다. 헌법 131조에 반영된 경자유전의 원칙은 국가 책무로서 더욱 강화하고 아울러 133조에는 농업농촌의 다원적, 공익적 기능의 유지 강화를 위한 국가와 국민, 농업인의 역할과 책무를 담고자 했다. 세 번째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젊고 유능한 후계농업경영인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후계농업경영인들이 영농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는 부분을 헌법 개정에 반영시켜야 한다는 것이 한농연의 핵심 요구안이다.

▲정영일=총체적으로 봐서 몇 가닥으로 합해서 논의하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는데, 농업계에선 논의를 통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각계 약진을 해서는 힘이 빠진다. 그렇기 때문에 농업계의 공동연대 구성을 앞장서서 해야 한다. 그래야 시너지효과가 나타날 뿐만 아니라 소비자단체, 산업계, 협동조합, NGO 등을 통합시킬 수 있는 힘이 생길 수 있다.

 

“환경보전 등 농민 책무도 명시…국민 공감 얻는데 총력을”


|농업 가치, 어떻게 담을까

국민 건강·환경 지킴이로서
농업·농촌·농민의 중요성 부각
공익적 기능 수행의 대가로
국가·국민의 책무 구체화해야


▲문광운=우리 헌법에 농업의 가치를 어떻게 담아야 할지가 중요한 부분이다.

▲장원석=우리도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공익 기능을 구체적으로 헌법에 담아야 한다. 예를 들면, 스위스처럼 농업의 지속가능성, 안정적 식량공급, 농촌경관 유지, 농촌지역의 인구정착 기능에 대한 실질적 기여를 하도록 보장하는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 구체적인 정책과 예산 및 재원 투자 내용도 담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2004년 대통령 직속 농특위가 국민독본용으로 만든 책자의 내용인 웰빙의 기초기능, 식량안보, 국민건강의 증진, 홍수방지, 지하수와 공기정화, 경관 유지, 미풍양속과 전통문화의 유지, 지역사회 유지, 도시문제 사회문제의 완화 등과 이를 위한 직접지불제 확대 등을 최대한 담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농민의 책무도 명시해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환경오염을 방지하는 내용도 포함함으로써 국민 건강과 환경지킴이로서의 농민의 존재를 부각시켜야 한다.

▲정영일=일본이나 덴마크처럼 연방제가 아닌 나라는 헌법에 농업 조문이 없다. 개별법에 규정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지키면 되는데, 우리의 경우 재량적인 예산 산업이 많고 이에 반해 법적 근거가 적어 공무원들이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근거가 많기 때문에 헌법에 못을 박자는 것이다. 헌법은 나라 사정에 따라 다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경제민주화와 농업조항이 굉장히 많이 들어있는 편이다. 그만큼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많이 들어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경자유전 원칙은 존치돼야 하되 소작제 부분은 사라져야 할 조항이라고 생각된다. 두 번째는 공익적 개념을 넣는 부분이다. 농업농촌을 같이 붙여야 설득력이 있다. EU에선 2000년대부터 생산연계 지불은 줄이고, 농가당 단일직불제라든지, 직불금을 주는 조건으로서 상호준수 의무 등을 강조하고 있다. 생산을 많이 했다고 지원해주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법으로 생산해야 지원해 주는 상황이다. 이런 부분을 반영해야 한다.

▲장경호=개헌특위 자문위원회 안을 보니 흥미로운 것이 의료서비스에 대한 부분들을 국민들의 권리로 하는 부분을 새롭게 추가했다. 공동주택에 관한 부분도 국민의 기본권 조항에 넣었다. 국민들이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것 또한 먹거리에 대한 권리들을 같이 넣어주고, 그 먹거리 제공을 제대로 하기 위해 농업농촌이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수행하는 대가로 우리 사회가 농업과 농민에 지원을 하고 보호해주는 방식으로 연결해 나간다면 우리 실정에 맞게 공익적 기능과 먹거리에 대한 권리, 이 두 가지를 간명하게 헌법에 반영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동천=스위스 연방헌법 제104조 제3항 및 멕시코헌법 제27조 제8항에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규정하고 있다. 스위스 등 유럽 국가의 경우 공익적 기능을 제고하기 위한 직불금 지급은 국민적 합의를 통해 1980년대 후반에 이미 정착됐다. 다만 스위스의 경우 많은 직불금으로 인한 착취농업의 성행으로 국민의 먹거리 안전이 위협받게 되자, 소비자단체 등이 나서서 안전한 먹거리 보장을 목적으로 공익적 기능을 제고하기 위해 1996년 연방헌법 제104조 제3항을 제정한 것이다. 일종의 규제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인데, 우리는 수 십 년 전에 논의됐던 유럽의 그 상태도 가지 못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익적 기능의 정당한 평가조차 제대로 인정받지 못함으로써 직불금 지급에도 소극적일 뿐만 아니라 1990년대 스위스와 같이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보장도 위협받고 있다. 따라서 스위스 연방헌법 제104조 제3항의 내용, 즉 직불금을 통한 농업소득 보장, 친환경농산물, GMO(유전자변형식품) 등에 대비해 원산지표시 및 생산이력제, 화학비료 및 농약으로부터 농지오염 방지, 이를 담보하기 위한 경자유전의 원칙 실현,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시장요구에 부응하는 식량공급 보장, 농지 등 생산기반 보존, 농업 발전에 기여하는 수출입, 식량자원의 낭비 방지 등 체계적, 종합적인 내용을 담아야 한다.

▲김지식=최근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가 헌법 제131조 1항의 개정안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농어업과 농어촌의 공익적 기능을 제고함으로써 농어업과 농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 및 농업인의 권익 신장을 보장한다’고 제시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농업과 농어촌의 공익적 가치를 생산하고 확산하는 우리 농민들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내용이 빠져있고, 이를 증진 확대시키기 위한 국가와 국민의 책무가 전혀 없는, 선언적 내용만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농연은 이런 수준의 개정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250만 농민들이 농업 예산 증대에 따른 직불금 확충을 통해 정당하게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항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한농연의 입장이다.


|농민 입장서 개헌의 의미는
'농업가치' 국민적 공유 기회
농민의 삶 바꾸는 초석 될 것
법제정
·예산 확보에도 영향
농민 노력 합당한 보상 인식도


▲장원석=우리나라는 헌법상 민주공화국, 주권재민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농민이라는 존재는 주권자이고 권리의 주체, 권력의 주체다. 그런데 현실은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도농격차와 소외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제는 농민이 주체가 되는 농민을 위한 헌법을 만들어 농어업·농어촌·농어민의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농어민들도 반성해야 한다. 우리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헌법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결론적으로 농민 헌법의 의미는 농민의 삶을 바꾸는 초석이 될 것이라는 데 의미를 찾고 싶다.

▲정영일=농업이라는 섹터를 떠나서 우리 국가의 권력구조라는 것이 이제는 중앙집권 하향식 국가를 탈피해서 지방분권 상향식 국가로 가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당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본이다. 이번 헌법 개정은 권력이 중앙으로부터 지방으로 넘어가는 큰 계기가 돼야 한다. 이 일환으로 농촌 지역의 농민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문제는 그 주체가 취약하기 때문에 ‘민관 협치’라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장경호=스위스 연방헌법 당시 투표할 때 찬성률이 67%다. 스위스는 하나의 조항마다 찬성과 반대를 물었다. 104조 조항에 대해서는 76% 찬성이 나왔다. 이것은 주권자의 4분의 3이 동의했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우리도 마찬가지다. 농업을 하나의 산업으로만 보고, 농촌이 단순한 생산 공간으로 인식하다 보니 소비자인 국민과 농민의 관계는 이해 대립관계로 이해하기 쉽다. 농업농촌, 먹거리에 대해서는 농민과 국민이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가치적인 측면을 헌법 조항에 넣음으로써 농민과 국민이 이해관계를 떠나 동일한 가치를 공유한다고 하는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개헌 과정에서 가장 큰 의미들을 찾을 수 있는 지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동천=농민헌법은 결국 공익적 기능을 반영하는 부분이 핵심이다. 이런 부분이 반영된다면 이 분위기를 기해 각종 법률들이 만들어지게 되고, 또 농업 예산이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추가되는 부분들이 생길 것이다. 그렇게 보면 농민헌법 개정은 가뭄에 내리는 단비, 심폐소생술의 강력한 의미가 있다. 한편으로는 농업농촌을 회생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김지식=이번 헌법 개정에서 논의되는 부분은 농민이 농업 정책의 수동적인 수혜자가 아니라 당당한 주체자로서의 역할을 하자는 것이다. 농업농촌은 보호구역에서 보호받는 인디언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공익적 다원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피땀 흘려 일했음에도 정당하게 보상받지 못한 농민들을 국가와 국민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합당한 보상을 하라는 것이 헌법 개정의 핵심 의미라고 생각한다.


|넘어야 할 과제와 해법은
농민이 먼저 농민헌법 숙지
국민 공감 얻을 수 있도록 설득
언론·학계와도 협력 강화를
통합연대 만들어 전략적 접근


▲장원석=헌법 개정은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개헌특위로 넘어 갔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힘과 정치적 이해를 계산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국민의 힘으로 국회를 움직여야 하는 일이 남았다. 또 농민헌법 내용을 농어민 스스로 숙지하고 시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진력해야 한다. 그 외에도 농림축산식품부의 적극적 활동을 촉구하고, 개헌활동단체와의 연대, 언론계와 학계와의 협력,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젊은 세대에 대한 홍보와 소통도 강화해야 한다.

▲정영일=개헌 시기가 굉장히 유동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내년 6월 개헌 여부는 판단하기 어려운 일이다. 또한 일괄 개헌이 될지, 합의된 부분만 해서 발췌개헌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농업계의 치밀한 준비가 이뤄져야 한다. 6월을 데드라인으로 생각해선 안 되고, 통합연대를 만들어서 본격적으로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한다. 또 하나는 다시 강조하지만, 국민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국민의 동의를 얻기 위해선 농업농촌이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이해를 촉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장경호=농업계 중심으로 합쳐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고 그렇게 되도록 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부분이 개헌 과정에서 농업의 공익적 기능과 가치에 대해 잘 몰랐던 국민들에게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동반자로서 새롭게 농업농촌을 바라봐달라는 메시지를 국민 가슴 속에 조금이라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동천=거시적인 부분을 다룰 때는 단결된 힘이 매우 중요하다. 농업계의 견해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전체를 아우르는 공통된 사항, 각 단체가 추가할 수 있는 부분을 달아서 함께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아있는 과제로는 국민의 이해를 높이는 부분이다. 이번에 헌법이 설령 개정되지 않더라도 개정안에는 농업계의 요구가 반드시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다. 시간의 문제일 뿐이지 오래 있지 않아 반드시 개정된다고 본다.

▲김지식=헌법에 농업의 가치를 반영하는 것은 국회의장과 국회의원들도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치권에선 권력 구조에 골몰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합의가 없으면 개헌은 물 건너가는 것이다. 야당이 동의를 해 줘야 하는 부분이 크다. 여야 셈법에 따른 헌법 개정 국면에 농민들이 들러리 역할만 하는 것 아니냐 우려도 있다. 최악의 상황을 낳지 않기 위해서는 똘똘 뭉쳐서 강력한 투쟁을 해야 한다. 농민의 권리와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반영한 헌법 개정은 쟁취해야 한다. 농업인 모두가 공동 연대해야 한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강조한다.

▲문광운=농업계가 개헌 국면에서 공동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의견이 모아진다. 개인적으로 개헌을 떠나서, 앞으로는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활동과 이를 통해 외연을 확대하는 것이 큰 과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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