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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도매시장 제도개선 방안 모색’ 토론회 개최
“농식품부, 도매시장 갈등 조정자 역할 나서야”
관리자 | 01.10 09:26
조회수 1,443 | 덧글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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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예외품목 지정 등 두고 법적 분쟁·다툼 커지는데 관리 책임 있는 정부가 뒷짐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분쟁에 대해 조정자로서의 정부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갈등과 분쟁 당사자들이 서로의 양보와 이해가 전제 된다면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공영도매시장 제도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설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이개호·위성곤·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문표·이만희·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 황주홍·정인화·김종회 국민의당 의원 등 10명의 국회의원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가 공동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최근 가락시장에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상장예외품목 지정 논란과 함께 대금정산 조직의 설립이 주요 토론 내용으로 논의됐다. 이 가운데 상장예외품목 지정 과정에서 불거진 법적 다툼은 물론 안양도매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개설자와 도매시장 간의 분쟁 등 도매시장 유통주체 간, 개설자와 유통주체 간의 분쟁이나 다툼에 대해 정부가 조정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토론자들이 당부했다.

한민수 한농연중앙연합회 정책실장은 “공영도매시장이 공정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농식품부가 중심을 잡고 역할을 해 줘야 하는데 (현재는) 모호한 측면이 있어 걱정이 든다”며 “도매시장이 갖는 의의를 생각해 (정부가) 생산자와 소비자의 입장에서 어떤 것이 합리적인지에 맞게 제도가 운영되고 보완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승구 동국대학교 교수는 “도매시장에서 문제가 생기고 그 문제의 발단이 개설자의 정책인데 (농안법을 관리하는) 농식품부는 뒷짐을 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이러한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농산물 유통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해 정부의 조정자 역할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상경 농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논쟁이 되고 있는) 도매시장 제도와 관련해서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서로 다툼만 있고 타협할 방안은 없는가”라면서 “서로의 입장을 조금만 열어주고 얘기해야 한다. 이러한 여지를 갖고 의견을 수렴해 준다면 정부에서도 좋은 안을 만들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공영도매시장의 제도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설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과 이개호·위성곤·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문표·이만희·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 황주홍·정인화·김종회 국민의당 의원,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가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최근 도매시장을 둘러싼 주요 사항들에 대한 주제발표와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를 지상 중계한다.


“시장도매인제 시행되면 농민은 가격·거래 주도권서 밀려”

“농산물 제값받는 유통시스템 필요”

▲인사말/위성곤 국회의원=한국농업은 어려운 시기에 놓여 있다. 2016년 농업소득은 1006만원으로 1년 365일 흘린 피땀의 값이 15년 전의 소득보다 못한 현실이다.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본 요건은 농가소득이 제대로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농가소득 보장을 위해서는 농산물 유통구조가 중요하다. 농산물이 제 값을 받는 유통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농업계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대형마트, 직거래, 로컬푸드, 온라인 거래 등 여러 형태에서 보듯이 유통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공영도매시장 또한 공정하고 투명한 고유의 사회적 기능을 유지함과 동시에 급변하는 유통시장의 상황에 따라 역동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취지에서 개최되는 이번 토론회는 매우 뜻 깊고 의미있는 자리다. 참석한 분들이 혜안이 모여 공영도매시장이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농산물 유통구조를 정립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길 소망한다. 특히 올해는 농업인들의 소득이 한층 높아지고 국민의 권리가 신장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한다.


“도매시장 설립취지 제대로 살려야”

▲인사말/김지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1985년 가락시장이 개설된 이후 공영도매시장은 국내 농축수산물의 원활한 유통을 통해 생산자인 농업인의 경제사회적 권익을 보호하고 5000만 국민들의 풍성하고 안전한 식탁을 만드는 데 일조해 왔다. 그러나 농축산물 시장 개방 이후 국민 식생활의 서구화 진전과 대형 유통업체 중심으로 소비지 소매유통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이러한 여건 변화로 인해 공영도매시장은 새로운 도전과 시련에 직면하게 됐다. 그럼에도 공영도매시장과 관련된 농안법 등 각종 법령과 제도는 급변하는 여건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공영도매시장의 설립·운영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에 미흡하다는 비판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공영도매시장의 관리·감독을 책임져야 할 농식품부는 물론 운영 주체인 관리공사나 관리사무소 등이 제 역할에 충실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제라도 눈앞의 이익만 바라보면서 이전투구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이고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농업인과 소비자의 권익 보호 및 증진을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할 때다.



“도매시장, 농업인 위해 운영되도록”

▲인사말/김성응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장=농산물 유통에 종사하는 분들이 농업인과 농업에 대한 걱정과 생각에 따라 농업소득이 좌우된다. 올해 가을에는 농산물 가격으로 우리 농업인들이 걱정하지 않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길 바란다. 해마다 지금 시기면 농업인들은 올해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씨를 뿌리고 새로운 씨앗을 구입한다. 그러면서 새해 설계를 하는데 결과는 같았다는 것이 안타깝다. 과거에는 열심히 농사 지으면 소득과 직결돼 농사 짓는 일이 재미있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고 농업인구도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농업환경이 어려워 졌다는 것이다. 공영도매시장은 여전히 국내 농산물의 50% 이상이 거래되는 곳이다. 이 공영도매시장이 농업인들을 위해 운영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 농업인의 한 사람으로 국민들에게 당부드린다. 농업인들이 열심히 농사 지은 농산물이 태풍이나 우박에 조금 상처가 나도 감수해 줄 수는 없는지 안타까운 심정이다. 우리 농업인들은 대한민국 농업과 국민의 식량을 책임지고 있다. 농업인들도 열심히 노력할 테니 정부나 국회에서도 공영도매시장의 여러 제도가 개선돼 농업인들을 위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써 달라.


#주제1/공영도매시장 거래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농안법 따라 상장예외품목은 예외적 지정을”

 

시장도매인, 도매법인 대체 못해
다양성 확보 명분 지원 필요없어

▲박신욱 경남대학교 법학과 교수=유통구조 다변화의 필요성과 장점에도 불구하고 공영도매시장은 다른 유통구조가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기능을 갖고 있다. 바로 시장가격을 가장 공정하고 투명하게 형성할 수 있고, 이러한 가격형성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공급과 수요를 자연스럽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도매시장의 대체 불가능한 선기능을 보장하기 위해 농안법 적용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농안법은 1977년 법률이 제정된 이래 20차례에 걸쳐 개정이 되면서 체계가 복잡하고 규정의 내용 역시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운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10년 사이 농안법 개정 사항의 53%가 도매시장에 관한 내용에 집중돼 있다. 이러한 개정은 농안법 제3장의 도매시장에 대한 내용을 복잡하게 만든 결과를 낳았다. 또 농안법 제4장은 공판장 및 민영도매시장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데 시장의 개설자에서만 차이를 보일 뿐 시장 간의 차이가 있는지, 명확한 구분히 필요한지 의문이다. 따라서 제3장과 제4장을 하나의 장으로 구성하는 형태의 법률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현재 상장예외품목이 확대 운영되고 있다. 상장예외품목의 증가로 중도매인들의 거래상 영향력 행사가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농가의 시장 대응력 약화로 농수산물 거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도매시장이 갖는 공정한 가격형성이라는 본질적인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농안법이 규정한 바에 따라 상장예외품목을 예외적이고 한시적으로 지정해야 한다. 법원 역시 상장예외품목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행정법원은 ‘사실적 관계가 미비돼 있거나 이에 대한 평가가 합리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채로 상장예외품목 지정이 된 경우에는 재량권 행사의 범위를 벗어나서 처분사유에 해당되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현재 도매시장에서 논란이 되는 것이 시장도매인제다. 시장도매인제가 거래의 단계를 줄여 농어민과 소비자들에게 더 큰 이익을 주는 제도로 알려져 있는데 과연 그런 것인지 의문이다. 우선 시장도매인제 하에서 독자적인 가격이 형성될 수 있는지다. 시장도매인을 운영하고 있는 강서시장은 가락시장 경락가격의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시장도매인이 적어도 도매시장법인을 전적으로 대체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 결국 다양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시장도매인제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다양성 확보라는 명분만으로 시장도매인제를 지원하거나 확대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대금정산조직에 대해서는 정산조직이 오히려 소비자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금정산조직 도입을 통해 중도매인과 복수의 도매시장법인 간의 거래를 가능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도매시장법인 간의 경쟁으로 각종 수수료 인하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는 찬성한다. 다만 이를 위한 대금정산조직 도입에 앞서 현재 복수의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 간의 거래를 방해하는 요인을 제거하는 등의 방안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주제2/공영도매시장 역할과 정산기구 도입
“법인-중도매인간 미수금·담보 청산절차 우선”

거래규모 축소 우려 해법 찾아야
도매법인·중도매인 외 개입 차단

▲강정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정책연구실장=공영도매시장은 농산물 출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곳이다. 농산물의 가격을 제시하고 거래금액도 상당하다. 이러한 공영도매시장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농민들에게 어떤 시장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도매시장은 수집과 분산이 나눠져 있는 공간이다. 산지를 개발해 수집하는 것은 법인의 역할이고, 중도매인은 분산의 주체다. 이 가운데 도매법인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 바로 수집의 역할을 충분히 해 달라는 것이다. 수집은 산지 개발과 연결된다. 이 중요한 역할을 도매법인이 하라는 얘기다. 일부 법인에서는 산지와 마트를 연계해 작목을 개발한 사례가 있다. 도매법인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결과다. 이런 노력들이 지속 이뤄진다면 도매법인이 수수료로 수익만 챙긴다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중도매인들의 문제는 영세하다는 것이다. 분산의 주체인 중도매인들의 전문성이 강조되고 규모화가 이뤄진다면 농민과 도매법인 모두가 만족스러울 것이다.

최근 대금정산조직의 가락시장 도입을 두고 말이 많다. 가락시장의 대금정산조직은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간의 정산기구다. 이 정산기구의 도입 목적은 중도매인이 도매법인과 자유롭게 복수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중도매인이 정산조직에 담보를 제공하면 도매법인에 대한 미수금 납입 업무를 정산조직이 대행하기 때문에 복수거래가 가능해 질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이 정산기구의 도입을 위해서는 당장 기존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간의 미수금과 담보에 대한 청산절차가 완료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도매법인의 담보 인정 비율을 정산조직이 그대로 인정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다. 또한 정산기구 도입으로 가장 우려되는 거래규모 축소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도 문제다. 거래가 위축되면 농민의 입장에서는 농산물 판매와 가격의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또 하나 문제는 정산기구가 담보 이상의 거래는 보증하지 않고 신용거래를 도매법인에게 떠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럴 경우 정산기구 도입 자체에 대한 정체성이 상실될 수밖에 없고, 도매법인은 중도매인과 신용거래를 위한 개별 약정을 요구하게 된다. 이는 또 다른 형태의 소속제 논란으로 확산될 수 있다.

끝으로 정산기구 도입에 있어 이해 당사자인 도매법인과 중도매인 이외의 개입은 철저히 배제돼야 한다. 또 정부 주도의 상명하달식 정산기구 도입이 아닌 도매법인과 중도매인의 협의를 통한 정산기구 도입이 논의돼야 할 것이다. 결국 정책 대상자의 수요도 없이 무조건적으로 시행을 예정하는 정책의 실효성이 과연 담보될 수 있는 것인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 공영도매시장의 제도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선 산지와 농민단체, 학계와 정부, 관련 기관 등 각계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공영도매시장의 발전을 위한 여러 의견을 제시했다.

 

종합토론 참석자
이동혁 한국식품유통연구원장(좌장)
장문철 합천유통 대표
김봉학 익산원예농협 조합장
한민수 한농연중앙연합회 실장
위태석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박사
윤석곤 남서울대학교 교수
권승구 동국대학교 교수
김상경 농식품부 유통정책과장


“정부가 주도해 농민-법인-중도매인 상생시스템 구축해야”

#종합토론

대형자본 의한 유통왜곡 심각
거래제도 매몰되지 말고
농업 발전 큰 틀서 접근을

유통개혁 나선 일본정부도
수탁거부·차별적 취급 금지 등 
도매시장 공공성 보호 뚜렷

농식품부 제대로 중심 잡고
생산자 입장서 합리적 판단을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 자리에선 산지에서부터 농민단체, 학계, 정부 등 각계 주요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도출됐다. 여러 의견 속에서도 중심은 농산물 출하를 담당하는 공영도매시장답게 거래제도 논란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농업 발전을 위한 좀 더 발전적인 대책을 마련해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전국의 농가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영도매시장이기에 개설자를 넘어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도 촉구했다.

▲이동혁=농산물 공영도매시장의 발전을 위해 두 농민단체 주도로 이번 토론회가 개최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농산물 유통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경로도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 공영도매시장은 농업인의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해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농업인이 최대 주주라고 하지만 농업인의 목소리가 많이 배제되고 간과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기도 하다. 이번 종합토론에 출하 농가와 학계, 정부 등 각계에서 참석했는데 평소 갖고 있는 공영도매시장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피력해주길 바란다.

▲장문철=농촌 현장에서 농가 조직화만 잘 돼 있다면 판매나 시장 제도에 대한 걱정이 없으리라 본다. 그러나 농가 현실은 소량 다품목에 뿔뿔이 흩어져 있어 아직 조직화가 요원한 상황이다. 공영도매시장을 이야기할 때 가락시장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가락시장에서 제시되는 가격이나 시장 운영 형태가 전국 도매시장의 표준모델이 된다. 이 둘을 놓고 시장도매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산지 조직화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락시장마저 시장도매인제가 도입되면 문제가 될 것이다. 특히 (시장도매인제와 거래 행태는 유사한) 정가·수의매매도 정부에서 잘 하면 지원까지 해주는데 잘 안 되고 있다. 가격 결정에 농가가 관여할 수 없는 위치이기에 그렇다. 시장도매인제가 실시되면 농민은 가격과 거래 주도권에서 밀리게 된다. 도매시장은 농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또 하나 가락시장은 서울시민을 넘어 대한민국 국민 것이다. 왜 시장 관리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서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가락시장 출하는 전국의 농업인들이 하는 것이기에 정부에서 관리하는 것이 더 옳은 방향인 것 같다.

▲김봉학=산지에서 공판장을 운영하고 있는 조합의 장으로서 산지를 대변해 이야기하기 위해 나왔다.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가 실시될 경우 몇 가지 우려의 말을 하겠다. 우선 다수의 소농들은 농산물 생산 출하 시 가락시장 등 주요 도매시장의 경매가격을 참고한다. 시장도매인제가 되면 가격 공개가 불투명하고 강제성도 없어 농가들이 정보를 획득하는 데 어려움이 클 것이다. 더 큰 우려는 가격 정보력이나 교섭력이 미약한 농가들이 대형 유통업체나 대형 상인들을 상대로 가격 결정에서 주체적으로 나서기 어려워진다는 점에 있다. 특히 최근 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잉된 상태에선 더욱더 산지가 유통업체에 종속될 우려가 높다.

가락시장에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대형 채소 중매인 위주로 나오고 있다. 대다수 중도매인들은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 시장도매인제가 시행되면 대금 회수에 따른 어려움도 클 것이다. 산지가 좀 더 조직화되고 대형화되는 시점까지는 가락시장에서만이라도 절대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해선 안 된다.

▲한민수=고속도로를 예로 들어보자. 성능이 떨어지는 경차나 중고차가 주를 이뤄 다니는데 성능 좋은 외제차 일부가 과속으로 운행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교통질서를 단속하는 경찰이 대다수 차가 아닌 위험하게 다니는 차를 옹호하면 그 고속도로는 이상한 고속도로가 되지 않겠는가. 가락시장 등 지금의 공영도매시장의 현실이 이렇지 않나 생각한다. 공영도매시장이 원활하고 공정하게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 개설자가 경매제 등 상장거래 운영이 아닌 독단적으로 자율 시장에 맡기는 다른 거래 제도를 도입하려 한다. 관리를 하는 농식품부라도 제대로 중심을 잡고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모호한 측면이 많아 걱정이다.

우리나라에선 그래도 산지 유통이 전문화돼 있고 조직이 큰 곳의 대표(장문철)와 조합장(김봉학)도 시장도매인제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도매시장이 갖는 의의를 깊이 있게 생각해주고 생산자들의 입장에서 어떤 것이 합리적인 제도인지 판단할 시점이다. 도매시장의 현 경매제도가 무조건 장점만 있다는 것은 아니다. 도매시장의 현행 제도가 영원불변할 것이라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교각살우만큼은 되지 말아야 한다. 정부의 진정성 있는 관심을 촉구한다.

▲위태석=일본이 마련한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한 유통 개혁 방안을 보면 개혁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수탁거부 금지와 차별적 취급 금지, 대금 정산에 대한 규칙 등 중요한 세 가지 기능은 그대로 유지시켰다. 개혁이라고 해도 도매시장의 공공성은 지키겠다는 일본 정부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중요한 것은 도매시장법인이 중도매인을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3자 판매 허용과 중도매인이 도매시장법인을 거치지 않고 직접 수집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직접집하 허용에 대한 부분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직접집하와 제3자 판매를 허용한다는 건 수집과 분산 기능의 통합을 통한 유통단계 축소를 의도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경우 산지에서 직접집하를 하는 소위 비상장 거래가 추진되면 소수의 중매인들의 과점화가 생기지만 일본의 경우 직접집하 대부분이 중매인 간의 거래다. 산지에서 직접 가져오는 것이 아니기에 산지에서의 반발이 없는 것이다. 결론을 말한다면 일본의 유통 개혁 기본 방향은 유통 단계 축소가 아니라 각각의 단계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는지에 있다. 즉 현장에서의 자율적인 수집과 분산 기능의 역할 분담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자는 것으로 분업의 경제성은 인정하면서 분업의 방식과 내용에 대해선 시장의 자율성에 맡기자는 논리다.

▲윤석곤=언제까지 제도와 관련한 논란으로 에너지를 낭비할 것인가. 합의가 있지 않는 상황에서의 강압적인 대금정산기구나 시장도매인제 도입 등의 구시대적 발상을 지양해야 한다. 이제 10년 후면 도매시장에서 물류 거점화가 진행되는데 시장도매인제 논의가 필요한가. 이제는 거래제도에 매몰되지 말고 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 농산물 소비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 속에 판로를 만들어주는 접근 등 큰 틀에서의 도매시장 발전을 논해야 하는 것이다.

▲권승구=시장도매인제나 상장예외는 생산자를 위한 완충 역할이 아닌 대형 유통 자본의 대리인 역할에 치중될 우려가 크다. 농민들을 위한 공영도매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도매시장에선 지난 20년간 규제 없애고 자유거래 하자면서 시장도매인제와 비상장거래를 계속 확대해오고 있다. 특히 거래 규모가 가장 큰 가락시장은 농민을 위해 가장 많은 봉사를 해야 함에도 개설자와 법인들 간 소송으로 엉뚱한 곳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시장이 어수선할수록 심판 역할을 하는 관리조직이 잘 해야 하는데  관리조직이 소송에만 매몰돼 있다. 심지어 시장에서 관리조직이 있을 필요가 있느냐는 말까지 들리는 실정이다. 대형 자본에 의해 농산물 유통 구조가 왜곡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이런 우려스러운 목소리가 들리는 것 자체가 낭비라고 본다.

농식품부도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어느 샌가 농식품부 내에 시장관련 과가 없어지고 이제는 유통정책과에서도 한두 명만이 시장을 다루고 있다. 관리해야 할 관리 공사가 정책을 펴고 있고, 농식품부는 뒤에 앉아서 구경하는 꼴이다. 이제라도 정부가 주도해 농민과 법인, 중도매인이 상생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나가야 한다.

▲김상경=우리는 법률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에 대해 왜 정해졌는지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한다. 왜 법률적으로 경매제를 도입하고 시장도매인제를 들여왔고 정가·수의매매를 허용했는지, 이에 대한 인식부터 같이 폭넓게 해야 하지 않겠나. 모든 제도에는 문제점이 있고, 장단도 있다. 시장도매인도, 정가·수의매매도 마찬가지다. 그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20년 넘게 싸워왔다. 그런데 이렇게 싸우는 모습을 원하는가. 서로 타협할 공간이 없나. 이제는 도매시장법인과 중매인, 개설자, 정부가 자신들의 공간과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 서로의 입장을 조금만 열어주면 정부에선 의견을 수렴해 좋은 안을 만들 것이다. 이것이 정부의 기본 방향이기도 하다.

세부적으론 왜 비상장 품목을 늘리느냐고 불만을 토로하는데 사실상 비상장 품목이 늘어난다고 해도 상장해서 거래해도 된다. 비상장 품목이라고 비상장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것은 상장과 비상장 경쟁을 통해 서로 앞서가는 모습을 보이고, 출하자에게도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면 되는 것이다.

시장도매인제도 2000년도에 법제상 만들어지고 2004년 강서시장부터 시작됐다. 법적으로 완비돼 있고 이미 시장에서 운영되면서 장단도 드러나고 있다. 시장도매인제를 논하면서 가장 크게 거론되는 문제가 위탁상과 관련한 논란이다. 위탁상이 주로 활동했던 80년대 가격 후려치기, 불투명한 대금정산 등의 트라우마가 아직도 있는 것 같다. 그 입장은 이해한다. 그런데 당시의 문제는 정보에 대한 비대칭성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가락시장 가격은 다 공개돼 있다. 인터넷이나 전화로 다 알 수 있다.

경매제와 시장도매인제의 장점과 단점은 다 나와 있다. 그런데 자신들이 처한 입장에서만 주장을 한다. 이제는 공간을 내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럼 정부가 조정을 해보겠다. 극과 극을 달리면 무엇을 할 수 있겠나. 의견을 수렴해가면 분명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동혁=공영도매시장의 역할은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중요할 것이다. 이제는 최근과  같은 유통 주체 간 갈등이 아니라 협력을 통해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또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궁극적으로 공영도매시장의 최대주주라고 할 수 있는 농업인의 목소리가 반영된 제도 개선이 이뤄지길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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