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늘(11월 24일) 오전 9시 무역센터 4층 강당에서 개최 예정이던 한-EU 자유무역협정(FTA) 공청회에 대해 "농업 및 축산업의 사형선고를 의미하는 졸속적인 반농업적 협상"이라 비판하며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한편 농대위 대표자 및 관계자들이 공청회장에 진입하여 한-EU FTA의 문제점을 알리고 공청회의 중단을 강력 촉구하였으나, 경비 인력이 이를 제지하고 공청회를 예정대로 강행하였다.

한편 축산품, 낙농품, 와인류 등의 주류, 화훼류, 가공식품 등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EU(유럽연합)과의 FTA가 체결될 경우, 국내 고부가가치 농업의 타격이 심각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EU FTA 공청회 기자회견문]

쏟아지는 수입 농산물 융단폭격, 정부는 농업을 포기할 셈인가?

- 축산업의 사형선고를 의미하는 한ㆍEU FTA 추진을 강력히 반대한다 -

오늘 여기에 모인 우리는 한미 FTA 협상으로 농업ㆍ농촌의 붕괴가 우려되는 시점에서 돼지고기, 낙농제품 등 축산업의 최강국인 EU와의 FTA를 추진을 절대 반대한다. 한미 FTA로 인해 해방 이래 가장 큰 농업피해가 예견되고 있음에도 아무런 대책 없이 또다시 EU, 중국이라는 농업강대국과 FTA를 추진하는 것은 농업을 포기하는 행위로서 350만 농민들은 강력히 반대한다는 점을 밝혀둔다.

한국은 EU에 약 14억$를 수입함으로써 미국, 중국에 이은 농산물 3위 수입국이다.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품목은 돼지고기, 낙농품 등 축산물로써 덴마크 등에서만 1억 9500만 달러가 수입되고 있는데, FTA로 인한 관세 철폐 시 우리나라 축산농가가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은 자명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영향분석에 따르면 한ㆍEU FTA로 관세가 폐지 될 경우 한국의 농산물 수입은 12.3%, 약 1조 2000~1조 5000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정부 연구기관의 발표임을 감안할 때, 현장농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피해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처럼 큰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EU와의 FTA 또한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와의 FTA처럼 대책마련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절차과정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내년 2월 협상 개시를 목표로 11월에야 연구용역을 맡긴다는 것은 정부의 그간 협상행태를 여실히 반영한 것이다. 충분한 검증과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행정부 독단의 밀실협상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에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 오늘 열린 공청회는 각계의 의견수렴 과정이 아닌 절차를 가장한 요식행위였음이 다시 한번 들어난 것이다.

품목단체 농업통상자문위원회에서도 농민들은 한ㆍEU FTA협상이 농업계의 직접적인 피해를 가져오게 될 것이므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한 만큼 의견을 수렴하여 협상에 임하겠다는 정부의 대책이 공염불이 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동시다발적 FTA로 인해 피해가 자명한 농업부문을 제외하는 것만이 협상추진의 최우선조건임을 정부는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더 이상 국가경제발전이라는 거짓된 미명하에 농민을 죽이지 마라. 또 다시 농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한-EU FTA를 추진한다면 우리 350만 농민들은 지금보다 더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여 나갈 것임을 엄중 경고하는 바이다.

2006년 11월 24일

한미 FTA 농축수산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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