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국무총리와 박관용 국회의장이 2월 9일 임시국회에서 한·칠레 FTA를 통과시키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고건 국무총리는 지난달 28일 박관용 국회의장, 여야 4당 정책위의장과 정책협의회를 갖고 “한·칠레 FTA비준동의안을 2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앞서 김진표 경제부총리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재정경제부 2004년 연두 업무보고’를 통해 “한·칠레 FTA비준안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규택 의원 등은 “우리의 행동을 언론이 총선 표를 의식한 집단이기주의로 몰아세우는 것도 억울하고 정부 또한 농민들을 설득할 만한 추가대책의 제시가 없다”며 비준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농연은 한-칠레 FTA 국회비준 저지를 위해 전국농민연대와 함께 2월 9일 여의도에서 2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농민대회를 준비 중이다.
한편 지난달 29일에는 이무하 서울대 농생대학장과 김내수 충북대 농대학장 등 농대교수 5명이 ‘FTA비준 조속 처리 촉구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가 실제로는 개방화에 대비한 추가대책을 건의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교수들은 “국익을 위해 또 다시 농업이 희생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농업투자의 국고보조율을 80%이상으로 즉시 조정하는 것을 비롯해 5가지의 건의내용을 비준동의 조건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FTA 체결에서 농산물과같은 민감품목에 대한 특별취급은 개도국은 물론 선진국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현상이다. FTA 추진에 있어 정부는 농업부문의 확실한 구조조정 대책과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2004년 일본 및 싱가포르와 동시에 FTA협상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일본과는 2003년 12월 부터 협상이 시작되었는데 향후 2개월 주기로 협상을 개최해 오는 2005년에 협상을 종결지을 예정이며, 싱가포르와는 2004년 1월에 1차 협정을 시작으로 2004년 중에 협상을 종결지을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첫 FTA 대상국이 농업 강국 칠레라는 점을 감안할때 2월 9일 국회 비준안 처리는 막아야한다. 칠레와의 FTA 처리 결과에따라 차후 진행될 싱가포르, 일본, 중국 등의 국가와 FTA 처리에 있어 전례를 남기게 될 뿐아니라 2004년 열릴 DDA농업협상에서도 불리한 입장에 서게되는 것이다.

FTA체결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산업간의 형평성이다. 따라서 취약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보완대책을 마련하고 FTA 추진 조직 및 체제정비 등을 통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하고 FTA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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