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이 되자 또다시 땅값이 들먹이고 있다. 선심성 토지 규제완화 조처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면 욕먹을 것 같으니까 '개발은 격려하되 투기는 억제한다'는 이율배반적 언어까지 동원한다.
농산물 개방과 함께 농업이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마당에 이루어지는 조처인 까닭에 농업 회생의 관점에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새 농지법의 골자는 그동안 농사를 짓지 않는 도시민들이 함부로 토지를 구입하여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취했던 여러가지 규제를 철폐한다는 것이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나 처음에 규제를 강화한 것도, 이제 와서 규제를 철폐하는 것도 모두 농촌을 살리기 위한 것이란 말이다. 도시민들에 의한 토지 투기로부터 토지를 보호하여 어떻게든 농촌을 살려보려고 애써 보았지만 농업이 가진 태생적인 한계로 인하여 뜻한 바대로 잘 되지 않으니 이번엔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도시자본을 대거 끌어 들여 농촌을 살려보겠다는 의도다.
농촌은 이제 그 자체로서 자생력이 없으니 도시인들이 와서 농촌을 접수하여 어떻게 좀 해보라는 것인데, 그들이 제대로 된 농사를 지을리가 없다.

진정으로 정부가 인정 넘치고 자연 생태계가 살아 있는 농촌을 바란다면 농촌에 들어가서 그렇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당국은 농촌의 생태적 지역개발을 위한 엄격한 기준을 마련해야하며, 또한 돈이 없는 생태적 귀농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여러 가지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농림부는 국토연구원 용역결과를 토대로 쌀 수입개방에 의한 농사포기로 2020년 농지가 현재보다 14~22%줄어 145만 5000~160만 ha가 될 것으로 보고 이같은 방향으로 농지제도 개편시안을 마련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통령직속의 농어업, 농어촌특별대액위원회는 지난달 26일일 서울 역삼동 농특위 사무실에서 각 부처와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농지제도정책협의회를 열어 농림부의 시안을 보고 받고 총론을 논의했다.

이에 대해 한농연에서는 "이는 도시 인근에 대한 부동산 투기를 부추겨 농지가격을 높이는 효과는 있지만, 이곳은 이미 부재지주의 땅으로 농민들에게 이익이 없다"면서 "도시 인근에 투자가 집중되는 반면 농촌의 농지거래는 오히려 우축될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정부는 농지규제 완화에 앞서 농촌종합대책에 언급만 돼 있는 식량자급률 목표 법제화등을 먼저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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