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이 휩쓸고 간 지 나흘째인 8일에도 민.관.군이 복구에 나섰으나 아직도 경북 북부지역 농촌 곳곳에는 폭설피해 농민들이 일손 부족 등으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예천군 예천읍 청복리 구창모(37)씨의 무너진 오리 사육장에서는 오리가 계속 죽어나가고 있다. 폭삭 내려앉은 비닐하우스 사육장마다 많은 오리가 갇혀 있는데도 사람이 들어갈 수 없어 먹이와 물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너진 사육장 지붕을 받치고 있는 엿가락처럼 휘거나 부러진 쇠파이프를 바로 잡는 등 복구에 필요한 일손이 없는데 따른 것이다.
구씨는 이번 폭설로 오리사육장 19채가 무너져 내리는 바람에 키우던 오리 1만8천마리 가운데 2천마리가 죽는 등으로 1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풍기인삼농협측은 이번 폭설로 경북지역 인삼밭 154만평의 재배시설 대부분이 눈 피해가 났고 그 금액은 7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농협 관계자는 "인삼 싹이 나기 전인 이달 말까지 복구를 해야 하는데 늦어질 경우 인삼이 썩고 병해충이 많이 발생하는 등의 또다른 피해가 우려된다"며 "복구 인력과 자금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렇듯 3월 폭설로 농촌에선 비닐하우스, 인삼시설 등 농업시설물과 농작물, 가축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일부 지역의 농산물 값마저 급등하는 등 후유증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농림부는 특별경영자금 600억원을 긴급 배정하고 농협을 통해 피해복구용 비닐 등 농자재 전략을 지원할 방침이라고하지만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일 뿐이다.

한농연 공주시연합회(회장 송을현)는 8일 100년만에 몰아친 폭설로 실의에 빠진 농민에게 희망을 주고 실효성 있는 지원을 위해 특별재해지역 선포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광우병, 조류독감, 원유파동, 한.칠레 FTA 국회비준 통과 등으로 대다수 농민들이 실의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이번 폭설로 생활기반인 시설하우스와 축사 등 농업생산 시설이 무너져 내려 농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며 이 같이요구했다.

8일, 한농연중앙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폭설피해지역에 대한 특별지원을 즉각 실시할 것과 피해 농가에 대해서는 농신보 무입보 한도 규정철폐 및 축산물 소득손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한ㆍ칠레 FTA와 WTO 농업개방으로 무너져 가는 농업ㆍ농촌에 대해, 최소한 이번 폭설피해에 대한 전폭적인 재정지원과 신속한 복구활동을 통해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시키고, 농업재해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수립하는 정부의 성의 있는 자세를 통해 신뢰농정이 싹틀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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