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

“머슴인 농협중앙회장은 만석꾼, 조합장은 천석꾼, 직원은 부농, 농민은 빈털터리가 되는 농협 반드시 개혁해야 합니다.” 지난 18일 농협중앙회 국정감사에서 정대근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고액임금, 비리의혹, 금융사고, 방만한 자회사 등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쳐졌다.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 신경분리

조일현 열린우리당 의원은 “농협법 개정안에는 2년 이내에 신·경분리를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규정해야 한다”며 “1년 내에 농협이 신경분리안을 만들어 보고한다는 것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광원 열린우리당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회원조합의 부실화를 초래하고 신용·경제사업을 독점하고 있다”면서 “신경분리를 통한 중앙회 슬림화와 운동체적 기능으로의 전환을 농협개혁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수 열린우리당 의원은 “신경분리만이 협동조합 개혁의 전부인 양 논의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농민단체가 주장하는 시군지부 폐지가 불가능하다면 그 기능을 대폭 회원조합으로 대폭 이관하는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 금융사고 1위 농협

한광원 열린우리당 의원은 “작년도 전체 금융사고는 486건에 1639억원인데, 이중 농협중앙회가 34건에 284억8600만원으로 1위이고, 단위조합은 사고건수에서 49건으로 1위, 금액으로는 178억5600만원으로 2위”라며 “전체 83건중 횡·유용사고가 48건 262억9200만원으로 농협직원의 모럴헤저드가 심각하다”고 질타했다.

한나라당의 이방호 의원의 경우 금융사고 1위를 상기한 뒤 LG카드 사태로 발생한 주식출자분 6100억원도 회수하지 못하고, 김성래 썬앤문 부회장의 115억원 부정대출사건에서는 105억원을 받지 못하고 자체 손실처리된 점을 들어 농협의 금융관리가 총체적 부실이라고 규정했다.

◆ 자회사 낙하산 인사

이철우 열린우리당 의원은 “남해화학 등 14개 자회사 정규직원이 1442명인데, 중앙회 파견직이 4명중 1명이고, 임원중 대부분인 32명중 75%인 24명이 농협중앙회 전직 임원과 간부 출신으로 채워져 중앙회 직원들의 자리보전, 중앙회 임원의 퇴직후 처리보전용”이라고 지적했다.

홍문표 한나라당 의원은 “자회사 대표이사가 전원 농협출신이고, 임원 32명중 24명이 농협출신이라는 것은 자회사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것”이라며 “설립된지 10년이 넘었어도 파견인원의 비율이 30%를 넘는 것은 자립경영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 파생금융상품 비리

파생금융상품 거래사건은 지난 8월 농협중앙회, 한국철도시설공단(KTX공단), 도이치은행간의 거래 알선 및 거액의 알선수수료 사실이 밝혀지고, 거래 과정에서 금품수수가 적발돼 관련자 10명이 구속된 사건이다.

김재원 한나라당 의원은 “농협이 파생금융상품 컨설팅에 대한 TIS와의 업무협약 계약서를 6개월간 갱신하지 않아 공백기간 동안 3건의 수수료 20억9052만원을 컨설팅업체 TIS에 지급한 것은 농협 담당자들의 업무태만과 배임행위”라고 지적했다.

안병엽 열린우리당 의원은 “농협의 경우 하급관리자인 과장이 단독으로 2배 가까운 5억7000만원 전액 착복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은 “장기간 대규모 거래에 대해 제재가 없었던 점, 외부기관인 금감원을 통해서야 비리가 적발된 점은 기관 차원의 심각한 과실”이라며 “신용대표 이사 이하 관리·감독 책임자 전원에 대해 고강도의 문책과 징계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협중앙회는 해명자료를 통해 “농협중앙회장이 남모씨의 부친과 연관되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같은 경남 출신으로 안면은 있지만, 특별한 친분은 없을 뿐만 아니라 자문계약 체결 등 업무와 관련해 부탁받거나 지시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정대근 회장 종합 답변 “신·경분리 시한 명시 못한다”

중앙회의 신경분리는 농업인에게 더 많은 실익을 준다는 근거가 없다. 현재로서는 부족자본금, 경제사업부문 독자생존 방안 등 사전에 검토해야 할 것이 많다. 또 신경분리를 실시하게 되면 BIS 비율이 대폭 하락하고 경제사업이 약화될 것이다. 따라서 신경분리 시한을 명시하고 이를 추진하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국회에 제출돼 있는 농협법이 통과된후 신경분리를 위한 전제조건 등을 검토해 1년내에 제출하겠다.

중앙회에서 파견인력을 보낸것은 협동조합을 보다 잘 이해하는 본회 출신이 자회사의 CEO로 가는 것이 좋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앞으로는 자회사 자체적으로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중앙회 파견인력의 비중을 점차 줄여 나가겠다. 아울러 전문 CEO 경영체제로 바꿔 나가겠다.

LG카드에 투자한 것은 당시 투자적격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농협이 피해를 입게 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향후 기업심사나 리스크 심사 등을 더욱 강화해 나가고 LG카드의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도록 채권금융기관들과의 공동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임직원의 급여문제와 관련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적정한 수준에서의 임금이 지급돼야 한다. 앞으로 노동조합과 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조정해 나가겠다.

<한국농어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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