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농민대오가 마침내 서울광장을 가득 메웠다. 현재 사전행사는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으며, 노래패 우리나라의 공연과 함께 대회 분위기는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 시내의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아직까지 대회장에 도착하지 못한 농민들까지 합칠 경우 무난히 3만 대오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현장 분위기이다.

11년 전 우루과이라운드(UR) 농산물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을 당시, 쌀 및 16개 주요 농축산물의 사망을 알리는 영정과 상여를 앞장세워 서울역 앞 광장을 출발했던 당시와 똑같은 350만 농민들의 피와 한과 눈물을 1천만 서울시민과 7천만 민족에게 알리기 위해 모인 것이다.

10년 전 600만명에 이르렀던 농가 인구는 2004년 현재 350만이 채 되지 못할 정도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우리 농업 농촌 농민은 견디기 힘든 가혹한 구조조정의 칼날 속에서 살아왔던 것이다.

그 속에서 26%에 못 미치는 식량자급율, 세 끼 식사 중 한 끼도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파괴된 우리 농업, 하지만 농민조합원의 현실을 해결해 주기에는 너무나 멀어져 버린 농업협동조합... 이같은 총체적인 농업 농촌 농민의 기막힌 현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논의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그리고 2004년 11월 19일, 2만의 농민대오는 서울광장을 가득 메우는 분노와 애환의 물결로 넘실대고 있다.

IMF 경제위기와 농가부채, 쌀값 폭락 및 한-칠레 FTA 비준, 그리고 마침내 막바지에 이른 쌀 관세화 유예 협상과 DDA 농업협상으로 존폐의 위기로 내몰린 농민들은 오늘 서울광장에서 우리 쌀 사수와 농협 개혁 관철을 강력히 촉구해 나갈 것이다.

지금이라도 노무현 정부와 농협중앙회는 350만 농민들의 피눈물 어린 애끓는 호소를 외면 말고 우리 쌀 우리 농업을 살릴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 쌀 사수 · 농협 개혁 촉구’ 350만 농민대회
결 / 의 / 문

================================================================

오늘 우리 350만 농민들은, 우리 쌀을 사수하고 농민조합원이 주인 되는 근본적인 농협 개혁을 완수하여,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식량주권과 민족의 생명산업인 농업을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굳은 각오를 가지고 이 자리에 모였다.

현재 진행중인 쌀 관세화 유예 협상과 DDA 농업협상에서, 농산물 수출국들은 350만 우리 농민들의 생존권을 볼모로 ?쌀 시장의 추가 개방과 함께 고관세 품목의 관세 인하와 국내 보조금의 대폭 감축을 강요하고 있다.

하지만 농업협상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은 매우 소극적이며, 농업통상협상에 대비하기 위한 농가소득정책과 식량자급계획 수립 등 가시적인 국내대책은 미흡한 상황이다. 최근 정부는 농가소득안정대책을 발표하였으나, ‘추곡수매제 폐지’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실효성 있는 소득보장수준이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350만 농민들은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당면한 농업 위기 극복을 위해 농협법 개정을 포함한 농축협 개혁 작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하나, 최우선적인 과제인 농협법 개정안마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농협법 개정 이외의 각종 개혁 과제들 또한 농민조합원 입장에서 해결해야 할 상황이다.

이에, 우리 350만 농민들은 우리 쌀 사수·농협 개혁 완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같은 우리 농민들의 정당한 주장과 요구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은 성의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오늘 ‘우리 쌀 사수·농협 개혁 촉구 350만 농민대회’에 모인 우리는 다음과 같은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해 앞장서 싸워나갈 것이며, 농권 수호와 식량안보를 위한 우리 농업의 근본적 회생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임을 엄숙히 선언한다.

- 350만 농민의 요구사항 -

하나, 쌀 관세화 유예를 관철하고 추가 개방 및 수입쌀 소비자 시판을 저지하라!
하나, 식량자급계획을 법제화하고 추곡수매제를 유지하라!
하나, 목표소득지지제도와 직접지불제도를 강화하고 실효성있는 생산비 절감 정책을 추진하여 350만 농민생존권을 보장하라!
하나, 농협법을 연내에 개정하고 총체적인 농협 개혁을 추진하라!
하나, 농가부채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여 일관성있게 추진하라!



2004년 11월 19일

(사)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사)전업농중앙연합회
우리쌀지키기 범국민협약운동본부

IP : 211.20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