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도하개발아젠다)농업협상을 위한 WTO(세계무역기구)농업위원회 특별회의가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3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서정의 한농연 중앙회장과 정재돈 전국농민연대 상임대표, 엄성호 전국농민단체협의회장 등 12명으로 구성된 농민단체대표단이 지난 1일부터 5일까지의 일정으로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7월 세부원칙(Modality) 1차 초안 작성을 목표로 시장접근분야의 관세구간수, 구간경계 및 구간내 관세감축방식, 민감품목과 개도국을 위한 특별품목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농업의 다양성과 공익적 기능을 반영한 공정한 협상을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자 비장한 각오로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TO본부로 간다”며 “팀 그로서 WTO농업특별위원회 의장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농산물로 세계무역시장을 장악하고자 하는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의 농업협상대표를 만나 우리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농연을 비롯한 농민단체들은 국내 농업과 농민권익을 지키기 위해 오는 6월말에 쌀 협상 국회비준거부를 촉구하는 대규모 연합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기자회견문

94년 우루과이라운드협상 타결과 WTO가 출범한 이후 우리 농업은 농산물가격의 연쇄적인 폭락, 농가소득의 감소, 농가부채의 증가로 파탄에 직면해 있고 농촌은 갈수록 살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WTO는 2003년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된 제5차 각료회의가 무산된 이후 또다시 오는 12월 제6차 각료회의를 홍콩에서 개최하여, 우리 농업과 농촌을 더욱 파멸의 길로 몰아가려 하고 있다.

WTO는 오는 12월 6차 각료회의의 성공적인 종결을 위해 지난해 8월 농업협상 세부원칙의 기본골격을 확정하고, 오는 7월까지 관세 완전 철폐에 한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세부원칙 초안을 반드시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만약, WTO가 의도하는 데로 협상이 타결되면 우리 농업은 우루과이라운드 타결보다 더욱 치명적인 파국을 면치 못할 것이다. 지금보다 더 크게 농산물가격이 폭락하고, 농가소득이 감소할 것이 뻔하다. 농민들이 농가부채로 인해 자살하거나 농촌을 떠나 농촌공동체는 해체 될 것이 분명하다.

WTO는 세계 각국의 부의 증진과 호혜평등의 원칙에 입각해 전 세계를 균형발전 시키겠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타난 결과와 앞으로 다가올 우리의 미래가 과연 그러한가?

 

작금의 어려운 현실과 어두운 미래를 감춰두고 농업협상에서 강대국의 입맛에 맞게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작태에 대해 우리는 크나큰 우려와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세계 각 국이 저마다 농업과 경제양식에 다양성이 존재함에도 WTO는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농업은 그야말로 전 인류의 근간이자 생명임을 똑똑히 인식해야 한다.

이 자리에 모인 농민단체 대표들은 WTO를 주도하는 강대국들의 전횡과 WTO 농업협상의 문제점을 세계만방에 알리고, 농업의 다양성과 공익적 기능을 반영한 공정한 협상을 진행할 것을 요구하고자 비장한 각오로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WTO 본부로 간다.  

우리는 제네바에서 팀 그로서 WTO 농업특별위원회 의장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농산물로 세계 무역시장을 장악하고자 하는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의 농업 협상단 대표를 만나 우리의 뜻을 전달하고자 한다.

비록 이번 방문이 자그마한 시작이지만, 멕시코 칸쿤에서 산화하신 이경해 열사의 숭고한 뜻임을 우리는 기억하고, WTO 농업협상의 파고를 극복하여 우리 농업과 농촌의 회생과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고자 한다.

2005년 6월 1일

WTO 농업협상 대응을 위한 농민대표 제네바 참가단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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