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16일 쌀협상안 본회의 처리 당론으로 결정

열린우리당이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쌀협상 비준안을 처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오영식 공보 부대표는 10일 오전 열린 의원총회 비공개 부분에 대한 국회 브리핑에서 “농민들의 고충과 우려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쌀협상 비준안이 충분히 만족스럽진 않지만, 10년 관세유예를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이달 16일 본회의에서 당론에 따라 쌀협상 비준안을 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영식 부대표는  “정부는 쌀협상안 처리 이전 농민단체와 합의해 마련한 대책을 빠짐없이 이행하고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추가 보완을 통해 농민의 고충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쌀협상 비준안 처리에 대한 우리당의 의지를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 앞서 정부 관계자로부터 12월 쌀 비준안 처리의 당위성과 비준안이 통과되지 못했을 경우 우리나라가 처할 수 있는 대외적·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의 단식농성이 15일째를 맞는 가운데 각 당 농촌 출신 의원들의 홍콩각료회의 이후 비준안 처리, 정부-국회-농민이 포함되는 3자협의기구 구성 요구에 대한 대응과 국회 본회의에서 비준안이 투표에 부쳐질 때 혹시 나올지 모르는 당내 이탈표를 막기 위한 '예방교육'의 일환으로 열렸다.

이날 출석한 김현정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우리나라가 금번 쌀 협상에서 얻은 20년 유예와 의무수입 물량 7.96%는 일본의 4년에 7.2%, 대만의 1년에 8%에 비해 훨씬 좋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홍콩각료회의 이후 비준동의안을 처리하자는 주장에 대해 그는 “홍콩회의 결과를 통해 DDA 협상이 우리 농산물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한편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날 “비준안 처리는 상반기부터 정부가 요구해 왔지만 농민과 충분한 대화와 대책을 세워야 했기 때문에 정부는 여러 번 처리를 늦춰왔다”면서 “이걸 자꾸 늦추는 건 국가신인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심지어 야당의 농림해양수산위 위원들도 정부가 쌀비준안 처리 이후 준비를 열심히 해왔다고 칭찬했다고 한다”고 말하고 “만약 관세화가 되면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들”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또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을 강조하면서 “정부가 책임있게, 심사숙고해서 당정이 합의한 것을 집권여당이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때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국회 처리를 당부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쌀비준안 처리시한 연장 검토" 

 "강기갑 단식 상황 등 고려해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10일 아침 당 상임운영위원회에서 "쌀협상 문제와 관련해 민주노동당이 공당으로서 제기한 처리시한 연장에 대해 한번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 회의 참석자들의 토론을 제안했다.

국가간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연말까지는 쌀비준안을 처리해야 하지만,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의 흐름을 본 뒤에 처리하자는 민주노동당과 농민단체들의 요구에 대해 논의해 보자는 것이 박 대표의 취지다.

이에 대해 김무성 사무총장은 "강기갑 의원이 16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도 고려돼야 한다"면서 "쌀협상 처리는 민주노동당과 농민들의 의견에 적극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춘 여의도 연구소장도 "민주노동당도 본안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절차와 시기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인 만큼 한나라당도 시기조절에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정현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관련 상임위원회와 농촌 출신 의원들과 논의해 당론을 정하게 될 것"이라며 "오늘 회의는 16일 처리에는 반대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임시대표는 9일 박 대표를 방문해 쌀 비준안 처리와 관련해 정부·농민·국회 3자 모임을 구성하는 것과 12월 초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의 윤곽이 나오는 것을 보고 올해 안에 처리하자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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