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3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세계무역기구(WTO) 쌀 관세화 유예협상에 대한 비준동의안을 의결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 민주노동당의 반발 속에 전자 표결을 강행, 표결참석 의원 223명 가운데 찬성 139, 반대 61, 기권 23표로 비준동의안을 가결했다.

쌀협상 비준안 국회 통과... 찬성 139 - 반대 61 - 기권 23

쌀관세화유예 국회비준동의안이 결국 국회 본회에서 통과됐다.

이날 오후 3시12분께 전자투표로 이뤄진 국회 표결에서 총 223명의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찬성 139명, 반대 61명, 기권 23명으로 가결됐다. 찬반 토론이 끝난 후 표결 시작과 종결까지 약 4분 걸렸다.

김원기 국회의장이 투표 시작을 선언하자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날치기 처리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오영식·김부겸 열린우리당 원내부대표가 단상 앞에서 막아서자 "농민들이 우습게 보이느냐, 어디 한번 피눈물 나게 만들어 보라"고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쌀협상 비준안은 과반수를 넘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의 공조 속에 끝내 통과됐다.

김 의장 "불가피하게 통과시켰지만, 찬-반 의원들 똑같이 괴롭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쌀협상 비준안 처리 직후 발언을 통해 "오늘 쌀협상 비준동의안을 우리가 불가피하게 통과시켰습니다만 찬성한 의원이나 반대한 의원이나 똑같이 마음은 괴롭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는 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과 농촌에 대한 제대로 된 대책을 강구하지도 못한 채 (쌀협상 비준안을) 처리한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그럼에도 우리가 쌀협상 비준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세계화에 따라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며 "하지만 농업은 생명산업이자 안보산업이라는 것을 다 같이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또 "현재 예결위에서 농촌 회생 위한 예산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여야가 농촌 회생을 위해 발 벗고 나설 것이라고 본다"며 "국회가 정부보다 앞장서서 어려운 농촌 살리는 일에 나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국회 표결처리 직후에도 단상에 남아 쌀협상 비준안을 처리한 동료의원들을 강하게 비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울분의 농민단체, 국회 진입 시도

23일 오후 2시부터 국회 앞 국민은행 본사 앞에서 쌀관세화유예 비준동의안 저지 집회를 열고 있는 농민단체와 시민사회단체 회원 200여명은 비준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흥분해 한때 국회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들은 오후 3시15분께 쌀협상 비준안이 처리됐다는 소식을 듣고 미리 준비해간 국회 모형을 불태우거나 농민가를 부르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또 전경 버스로 포위된 집회장을 빠져나가기 위해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경찰이 완강하게 막아서자 더이상 물리적 충돌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결국 이들은 오후 3시30분께 국회로의 진입을 포기했고, 다시 모여 국회 규탄집회를 열고있다.

한편 국회 본관에 있던 각 농민단체 대표 10여명은 쌀협상 비준안이 처리될 예정이라는 소긱을 듣고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국회 경위들에 의해 가로막혔다. 이들은 현재 전원 경찰에 연행돼 영등포경찰서로 이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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