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예식장 손님들의 숟가락을 놓게 했던 비위생적인 ‘중국산 통조림 갈비탕’이 앞으로는 중국산이라는 이름표를 달아야 한다. 또 8월 이후 미국산 쇠고기가 본격적으로 시중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형 음식점들도 원산지 표시 의무제에 새로 참여하게 된다.

한농연은 2007년의 역점 농정과제 요구사항으로 음식점에서의 식육과 쌀, 김치 등 주요 반찬류에 대한 원산지표시제를 실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해 왔다. 특히 최근 전국 각지의 예식장 및 일부 음식점에서 불거진 중국산 "야크, 물소 갈비탕 통조림" 파문으로 소비자들의 불신이 극도로 높아진 가운데, 한농연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회의원과의 간담회를 통해 식품위생법(법률, 시행령, 시행규칙)의 개정을 역설해 왔다.

이에 보건복지부가 한농연 및 농업계의 숙원사항이었던 음식점 식육 원산지표시제의 일부 개정에 손을 들어줬다.

한겨레신문의 6월 21일 보도에 의하면, 보건복지부는 20일 “쇠고기 원산지 표시 대상 업소와 품목을 대폭 강화한 식품위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주초인 25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안은 원산지 표시 의무제 대상 음식점을 300㎡(90평) 이상 대형 음식점에서 100㎡(30평) 이상 중소형 음식점까지 넓혔다. 또 생고기나 양념육을 구이용으로 팔 때만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했던 것을, 갈비탕 같은 탕·찜류, 샤브샤브 등의 품목까지 확대했다.

복지부 이승용 식품정책팀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을 계기로 지난 1월부터 시행된 원산지 표시제를 좀더 빨리 확대·강화할 필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일반 음식점은 58만7819곳인데, 현재 원산지 표시 대상인 300㎡ 이상 대형 업소는 4274곳으로 0.7%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에는 ‘가격 파괴형’ 쇠고기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맹점을 폭발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이들은 주로 30~50평 안팎의 중소형 업소다. ㅇ체인점 등은 이달 초 미국산 판매에 들어갔는데, 원산지 표시 의무에서 제외돼 있었다.

또 구제역이 발생한데다 브루셀라는 검사도 하지 않는 중국에서 저질 쇠고기 통조림이 지난해에만 1만2000여t이나 수입돼 갈비탕 재료로 사용돼 온 사실이 드러나는 등 먹거리 불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한일규 식품관리팀장은 “시·도별로 대상 업소를 파악해 단속에 나서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일선 음식점들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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