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지역농협 영업지역에 중앙회 지점을 이전해 해당농협과 갈등을 빚고 있다. 또한 농업과 무관한 로또복권 사업권을 획득하는가 하면 정대근 회장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지역 조합장들에게 무죄 탄원서 서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협동조합 정신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지역농협과의 갈등은 최근 인천의 대규모 신규 아파트 개발구역인 건지지역에 기존 가좌지점을 이전한 것이 계기다. 이곳은 이미 서인천농협 건지지점이 영업하는 지역으로 중앙회 지점과 500여 미터 거리여서 경합사업을 금지하는 농협법(제6조)을 위배했다는 지적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기존 지점이 노후화 돼 금융점포로서의 기능을 상실해 2년 전부터 이전을 검토했고 서인천농협에 동의를 구했으나 관철되지 않아 500미터를 벗어난 곳으로 이전한 만큼 법적 하자는 없다”고 해명했다.

로또복권 사업권의 경우 농협이 농업과 무관한 사행사업을 운영한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농협은 유진그룹과 ‘나눔로또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국무총리실 산하 복권위원회와 최근 계약을 체결했다. 농협은 12월 1일부터 5년 동안 로또복권을 운영한다.

로또복권은 매주 400억원, 연간 2조5000억원 규모로 매년 700억~800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뇌물수수 혐의로 법정 구속돼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정대근 회장의 무죄를 탄원하는 전국 농축협 조합장들의 서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제식구 감싸기’란 눈총을 사고 있다.

한농연 관계자는 “중앙회가 정 회장의 무죄탄원 서명을 받은 것은 정 회장의 죄를 덮으려는 것에 다름 아니다”며 “특히 로또사업은 농업과 무관한 사행 사업이어서 임직원을 위한 농협 만들기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전국농협노조 관계자도 “중앙회는 1심과 2심에서도 전국 조합장들의 서명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안다”며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자숙해야 마땅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한국농어민신문, 2007년 8월 20일자 기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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