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가 한미 FTA의 의회 비준을 거듭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의 체결한 FTA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와 비준 연기를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0월 10일 미주기구 본부에서 행한 연설에서 다시 한 번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했다.

라이스 장관은 "의회 비준 실패가 국제사회에 어떤 신호를 줄지 자문해 봐야 한다. 우리는 한국과 체결한 FTA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의회의 승인을 기대한다"며, FTA 체결에 따른 국익을 넘어 비준에 실패할 경우 전 세계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 공략에 나선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이 체결한 FTA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를 주장했다. FTA의 혜택이 부유층에게만 돌아갔을 뿐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다며, 무엇이 국익인지를 냉정히 돌아봐야한다는 것이다.

힐러리는 "대통령에게 미국의 중산층 가족들의 모습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은 USA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이 같은 검토 작업이 끝날 때까지 새로운 FTA를 잠정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현재 의회의 비준을 앞둔 남미 3개국과 한국과의 FTA 비준을 겨냥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9월에 전미자동차협회 주도로 GM사 자동차 조립 노동자들의 파업이 진행되었다는 사실, 상하 양원의 주도권을 쥐면서 부시 행정부의 실정을 맹비판하는 미국 민주당의 공세적 대응 속에서 한국 및 미국 행정부를 제외하고는 졸속적인 협상으로 비판받는 한-미 FTA의 비준에 대한 강한 반대 여론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의 이같은 발언은 다분히 노조의 표를 의식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미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라는 점에서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된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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