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목표가격을 현 수준인 17만83원에서 동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홍문표 한나라당(충남 예산·홍성) 의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학계와 농민단체,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쌀 직불금 목표가격 현실화를 위한 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물가상승률과 쌀 생산비 단가 인상 등 현재의 농업·농촌의 상황을 고려할 때 쌀 목표가격 인하는 농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킬 것임으로 목표가격을 동결하는 것이 옳다고 입을 모았다.

윤석원 중앙대 교수는 ‘쌀 목표가격 설정과 쌀 정책 방향’이란 발제에서 과거 수매제도 폐지의 한계와 현 쌀 목표가격제의 쟁점을 지적하면서 쌀 목표가격이 동결돼야 하는 당위를 설명했다. 

윤 교수는 “현 쌀 소득 직불제가 복잡하고 실효성이 낮기 때문에 새로운 제도를 종합적으로 모색하기 위해서 당분간 목표가격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목표가격을 동결해도 쌀의 과잉 공급을 초래하거나 구조조정을 지연시키지 않을 것”이며 “추가 재원소요도 현재 재정소요액 1조1000억보다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찬익 농협경제연구소 박사는 “목표가격이 동결되더라도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공급 과잉이나 벼 재배면적 감소, 구조조정 등은 거의 실현되기 힘들 것”이라며 “현행 목표가격제에서도 시장가격과 목표가격의 차액의 15%는 농민부담으로 농민의 자구노력은 충분히 반영돼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목표가격 인하는 무리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탁명구 한농연 사무총장은 “사실상 오는 23일이면 정기국회가 끝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며 “이 짧은 시간 내에 요구안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국회가 나서서 기획예산처를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강민수 농민연합 사무국장은 “목표가격제도 자체를 바꿀 수 없다면 리모델링이라도 해야 한다”면서 “목표가격 산정 기준을 객관적으로 설정하기 위해 정부가 국회, 농민단체의 동의하에 선정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홍문표 의원은 “쌀 하나만이라도 안정적인 정책을 만들어 달라는 게 농민들의 소원”이라며 “농지임대료는 높아지고 기계임대료와 농약비료까지 오르는 마당에 쌀만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농관련 단체와 학계가 머리를 맞대려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한편 홍 의원이 지난 6월 대표 발의한 쌀 소득보전에 관한 법에 따르면 목표가격을 내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현 목표가격인 17만83원으로 동결하고 5년 단위로 변경하도록 하며, 변동직불금의 산출방식을 목표가격과 당해연도 쌀 수확기 평균가격과의 차액에 고정직불금을 빼고 남은 금액으로 하고 있다.
(한국농어민신문 11월 12일자 기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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