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연합과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한국농어민신문을 비롯한 4개 농업전문지가 공동 주최한 ‘17대 대통령선거 농정공약 토론회’가 지난 22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각 정당들은 농가소득안정과 부채해결, 삶의 질 향상 등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실현을 위한 농정개혁 추진을 약속했다. 또 단체들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국회비준 반대 등 19대 요구사안을 발표하고 대선후보들이 이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주요내용을 전한다.

민노·국민중심당은 “국민 의견 물어야”
“농가소득안정 적극 지원” 경쟁적 약속

한·미FTA와 관련해서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선 대책 후 비준을, 민주노동당과 국민중심당은 국민의견을 물을 것을 주장하면서 이견이 있었을 뿐 농가소득안정과 삶의 질 향상 등 기본적인 틀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최규성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한·미FTA의 경우 농업피해를 철저히 보전한 후 비준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농가단위 소득안정직불제 도입, 조기은퇴제 강화 등을 통한 농가소득의 실질적 안정 △농업경영회생지원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한 농가부채 적극 해결 등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농업관련 보험제의 농업재해보험 일원화 △농어촌 삶의 질 획기적 향상 △여성농업인 역할 강화 등 16대 공약을 발표했다.

홍문표 한나라당 의원은 “한·미FTA는 농업인 소득안정과 경쟁력 있는 농축산업 육성을 위한 대안을 먼저 마련한 후 찬성여부를 따지겠다는 게 당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악성부채 해소를 위한 중장기 계획 수립 △농정협의체로 농업회의소 설치 △후계농업인력과 인재육성정책 강화를 통한 농민·농촌 삶의 질 향상 등을 약속했다. 또 △여성농업인 법적 지위 보장 △통일을 준비하는 농업정책 수립 등을 강조했다.

민주노동당은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해 △안전한 먹을거리 안정적 공급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 확대 △지역공동체 유지라는 약속이행과 △농민의 사회적 지위보장 △농민소득보장 △농민건강권 및 삶의 행복권 보장 등을 제시했다.

국민중심당은 지속가능한 농업·농촌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전업농과 중소농이 공존하는 복합농정 △현장 농민의 의사가 반영된 맞춤형농정 실시 △국가예산 대비 농림예산 10%확충 △농업후계인력 지원 강화 등을 약속했다.

창조한국당은 국민과 함께 하는 살맛나는 농산어촌 창조를 위해 △안전·안심의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 △농산어촌 일자리 100만개 창출 △환경친화적 농업·농촌 시스템 구축 △농촌주민의 삶의 질 개선 등을 공약했다.

“각 당 공약 자료 불충분, 농협개혁 언급도 안하나”

박진도 충남대 교수는 “각 당의의 자료가 불충분하며 농정에 대한 목표와 정책, 수단이 적어도 책 1권 정도로는 나와야 한다”며 “한·미FTA에 대해 선 대책 후 비준을 이야기하는 것은 교통사고로 팔다리를 부러뜨려 놓고서는 치료를 해줄 테니까 팔다리운동은 알아서 열심히 하라며 비준을 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또 “농협개혁은 역대 정부의 가장 중요한 농정개혁의 과제였는데 이에 대한 언급이 없어 아쉽다”고 평가했다.

농민단체 “19대 공약 수용하는 후보에 몰표 주자” 강조

＃19대 공약은

농민연합과 축단협은 이날 정재돈 농민연합 상임대표와 남호경 축단협회장, 박의규 한농연회장과 우정규 한여농회장 등 농민단체 관계자 200여명과 권오을 농림해양수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열어 농정혁신을 위한 19대 요구사안을 발표했다.

단체들은 우선 △한·미 FTA국회비준 반대와 한·EU FTA추진 반대 △식량자급률 목표치 법제화를 주문했다. 농업부문의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는 한·미FTA국회비준을 반대하며 국민투표를 통해 추진여부를 결정하되 통상협상에 따른 사회적 갈등 최소화를 위해 ‘통상절차법 제정’을 촉구했다.

또 중장기적인 농정의 지표로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단기적으로 35%, 장기적으로 50%로 상향 설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서 △지역농정활성화를 위한 법적 지원마련 △농업의 다원적 기능 유지를 위한 직불제 시행 △농가부채 경감을 위한 대책마련 △농림부를 농업·농촌·식품부로 개편하는 것도 요구사항.

또 △목표소득 직불제 등을 도입해 도농소득격차를 줄이고 △농가부채 이자면제 및 10년 유예, 15년 분할 상환을 추진하면서 △농관련 조직들의 기능과 역할을 변화된 상황에 맞게 혁신할 것도 요구했다.

특히 △여성농업인 법적 사회적 지위확보를 통한 권리 보장을 위해 농업·농촌기본법의 농업인 규정을 개편하고 여성농업인육성지원 조례를 제정할 것과 △농업·농촌문제 해결을 위한 상설 사회적 합의기구 설립도 주문하고 있다.

축산과 관련해서는 △사료원료곡 가격상승 대처 방안 마련 △가축분뇨 자원화 방안 마련 △도축장 구조조정 및 도축세 폐지 △무허가 축사 양성화 조치 등이 19대 요구사항에 포함됐다.

정재돈 상임대표는 “요구사항을 전폭적으로 수용하는 후보와 당에 몰표를 주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권오을 위원장은 “5년 후에 농민소득과 농가인구는 더 줄고 빚은 더 늘었다고 한숨쉬는 일을 막기 위해 농업계가 힘을 합쳐 설득도하고 싸움도 하자”고 강조했다.

IP : 211.177.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