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 고 문 >

새천년민주당(평택을) 국회의원 정 장 선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후 남북교류와 화해협력이 급물살을 타고 이루어져 왔다. 북한의 김정일위원장은 최근 중국의 개혁과 개방의 중심지인 상해를 방문하여 이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향후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기대하게끔 하고 있다. 이는 남북관계에도 획기적인 진전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 계기는 김정일위원장의 서울답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서울에서의 남북정상회담에서는 군사적 긴장완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정착과 함께 남북간의 긴밀한 경제협력에 대한 대담한 합의가 북한이 추진하고자 하는 개혁과 개방의 성공을 담보하는 밑바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북한은 `96년 큰물피해이후 여전히 심각한 식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전력 등 에너지 부족이 북한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년 11월 16일 발표된 FAO/WFP(식량농업기구/세계식량계획) 북한 식량평가단 조사결과에 따르면 북한은 2000～2001 양곡연도에도 186만톤의 식량이 부족하여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이 절실한 상황에 처해 있다.

반면 우리의 경우 농림부 자료에 따르면 2001양곡연도에 쌀재고가 1,118만석(161만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FAO에서 권장하는 적정재고량 560만석을 훨씬 초과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안정적인 쌀생산기반을 갖추고 있으므로 향후 적정재고를 넘는 쌀재고량에 대한 적절한 처리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적정량을 넘는 쌀재고는 쌀값하락으로 이어질 것이고 쌀농사에 따른 소득이 전체 농업소득의 5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쌀값하락은 농가살림살이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고 이는 애써 마련된 농가부채경감대책과 농가소득보조를 위한 논농업직불제의 정책효과를 반감시켜 농정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조장하는 악재가 될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과다한 쌀재고의 적절한 처리 방안으로 만성적인 식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에 우리 농민이 재배한 쌀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우리 쌀을 북한에 직접 제공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입맛에 맞지 않는 안남미계통의 값싼 쌀을 차관으로 제공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의미를 갖는 것이다.

물론 우리 쌀을 일방적으로 북한에 지원하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으므로 대신 북한이 풍부한 매장량을 갖고 있는 지하자원을 남북이 공동으로 개발하여 이용하는 것을 추진한다면 남북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북한은 다양하고 풍부한 광물자원이 매장되어 있어 매장량 기준 잠재가치가 약 278조～396조원으로 추정되며 `99년 북한 대외수출 무역의 17%를 광산물이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광물생산실적은 생산설비의 노후화ㆍ전력ㆍ유류 등 에너지원의 부족으로 생산기반이 취약해져 `91～`92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남북간의 광물자원 공동개발이 이루어진다면 북한은 광업이 정상화되고 우리는 부족한 공업원료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되어 남북 모두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 확실하다.

북한의 광물자원 가운데 남북공동개발을 추진해 볼만한 자원으로는 유연탄과 마그네사이트를 들 수 있다.

우리는 발전과 제철을 위해 연간 6,000만톤(20억$) 정도의 유연탄을 호주,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수입하고 있으나 북한에는 품질이 1㎏당 6,000㎉ 수준의 유연탄이 약 30억톤정도 매장되어 있으며 아오지, 안주, 은성 등 15개 광산에서 연간 1,800만톤 정도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북한에 과다한 재고 쌀 가운데 일부를 적절한 재고관리를 위해 제공하고 남북이 공동으로 북한의 유연탄 광산을 개발하여 함께 사용하고 수출도 한다면 대단히 바람직한 남북경제협력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북한은 유연탄이외에도 동북부 단천지방에서 양강도의 백암에 이르는 일대에 매장량 36억톤에 이르는 세계적으로도 풍부한 마그네사이트 자원 보유국이며 용양, 남계, 대흥, 생장, 영양 등 5개 광산에서 연간 150～200만톤의 마그네사이트를 생산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연간 17만톤(3,400만$)정도의 마그네사이트를 중국, 미국, 일본 등으로부터 전량 수입하여 제철ㆍ제강용 내화재료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이를 남북이 공동개발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제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은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흐름이 되어 우리 민족이 분단으로 인해 겪어야 했던 온갖 멍에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역사의 대전환기에 들어서고 있다. 남과 북이 서로 신뢰를 두터이 하고 경제적 이익을 함께 향유하는 날을 앞당기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책무라고 생각하여 ‘적정량을 초과하는 쌀의 적절한 재고 처리 방안으로서 우리 쌀의 북한 제공과 북한의 유연탄, 마그네사이트 등의 자원을 공동개발하는 방안’을 한데 묶어 남북 경제협력의 한 모델로 제시하고자 하였다.

농림부, 산업자원부, 통일부 등 관련부처의 적극적인 정책 검토와 실현가능한 방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기대하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