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건강보험료 인상 반대와 건강보험 개혁에 대한
전북운동본부 기자회견

국민건강보험의 올해 재정이 급속한 지출 증가로 4조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고, 5월이면 재정적립금이 완전 잠식상태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정부가 이의 책임을 물어 보건복지부 장관을 경질하였다고는 하나 건강보험 재정파탄의 원인에 대해 정부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보다 근본적인 건강보험 개혁방안을 내오지 못하는 등 정부의 문제해결 능력과 의지에 많은 의구심을 갖게하고 있다.
오히려 최근 복지부장관의 '수가 재조정 불가' 발언에서처럼 정부가 이해관계자들의 눈치를 보면서 보험료 인상 등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하려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하고 있다. 또한 일부 정치권과 의·약계에서는 통합의료보험제도나 의약분업을 백지화해 제도적 개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마져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의 파탄은 정부의 원칙없는 대응과 정책 실패에 의한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파탄의 원인은 정부가 의료계 폐업을 달래기 위해 퍼주기식 보험수가 인상에 있다. 99년 11월부터 2001년 1월까지 보험수가는 무려 43.9% 인상되어 2조4천억여원의 추가 재정 부담을 안겨 주었다. 특히 2000년 7월이래 이뤄진 세차례의 수가인상은 의사폐업에 정부가 굴복하면서 단행한 것으로 재정파탄의 직접적 원인라 할 수 있다.
충분한 준비와 이해당사자간의 조정없이 시작된 의약분업은 의료계의 집단이기주의적 파업을 불러왔고 이에 굴복한 정부가 내놓은 보험수가 인상, 주사처방료와 조제료의 지급 등은 보험재정의 파탄을 불러올 필연적인 정책이었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파탄의 책임자로서 그 원인에 대해 겸허히 인정하고 그 바탕위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 파탄 위기는 국민부담 전가가 아닌 건강보험의 근본적 개혁으로 해결해야 한다.
우리는 정부 정책의 실패와 의·약계의 병패에 기인한 건강보험 재정파탄의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려는 건강보험료 인상을 결단코 반대한다. 무능력과 원칙없는 정책, 힘있는 자들의 눈치를 보아온 정부가 이제는 무언가 달라지겠다는 의지와 노력을 보여줄 때이다.
우선 단기적 처방으로 부당하고 근거없이 이뤄진 수가 인상은 재조정되어야 한다. 또한 진찰료와 처방료의 통합, 합리적인 수가의 재조정, 부당허위청구의 방지 등 가능한 모든 재정절감조치를 시급하게 실시해야 한다. 특히 병원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과 각별한 행정적 노력이 요구된다.
현 건강보험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거하지 않는 한 건강보험의 재정안정화는 불가능하다. 진료량을 확대하도록 만드는 현 행위별 지불방식을 포괄수가제 등 새로운 보수지불방식으로 개편하고, 공공의료가 취약한 현실속에서 민간의료에 대한 공적인 통제를 강화하지 않는 한 재정문제의 해결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또한 정부는 지역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금의 확대를 조기에 실시해야 한다. 보험재정의 어려움은 지난 몇년간의 정부 정책실패가 아니더라도 지역재정에 대한 부실한 국고지원에 의해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다.
통합의료보험과 의약분업 제도는 제대로 정착되도록 모두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통합의료보험제도는 사회적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국민의 공평한 보험료 부담과 효율적인 보험운영을 위한 국민 여망의 결과물이다. 제도 운영과 정책실패의 잘못을 지역·직장의보 통합에 돌려 이를 거꾸로 돌리려는 것은 그야말로 아전인수격 반개혁적 발상이다. 의약분업 또한 많은 국민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의·약 오남용 방지와 합리적 의료체계를 위해 합의하고 실시하기로 한 제도이다. 비록 이것이 정부의 정책실패와 집단이기주의적 저항, 의·약계의 병패에 부딪혀 이전보다 더 많은 부작용과 어려움을 가중시켰지만 이는 제도를 올바로 시행해야할 문제이지 이전 제도로 돌아갈 문제는 아니다.

우리는 정부가 일시적인 미봉책이나 잘못된 정책으로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과오를 범하지 말고 현 재정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재정위기를 핑계로 한 건강보험과 의료제도의 개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더욱이 정부의 잘못을 국민에게 전가시키려는 어떠한 조치도 반대한다.

<우리의 요구> 1. 건강보험의 근본적 개혁 없는 일방적 보험료 인상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 1. 합리적 수가의 재조정, 부당허위청구의 근절, 약가의 주기적 조사 및 인하조치 등 재정절감정책을 즉각 시행하라. 1.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 확대 및 사업주 부담비율 확대하라. 1.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공급구조 개편, 진료비 지불제도 개선, 국민의 알권리의 보장, 공공의료 확충 등 건강보험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라. 1. 일부 정치권과 이익집단의 통합의료보험제도, 의약분업에 대한 개악논의 즉각 중단하라.

2001년 4월 6일

의료보험료 인상반대와 의료제도 개혁을 위한 전북운동본부
민주노총 전북본부, 전북시민운동연합(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건강사회를위한한약사회,교육개혁과교육자치를위한시민연대,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전북환경운동연합, 전북YMCA, 참된의료실현을위한청년한의사회, 흥사단전주지부, 전북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주경실련, 전주시민회,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전북민중연대회의(익산·군산노동자의집, 노동의미래를여는현장연대, 민주노총전북본부, 새시대노동자회, 인권운동젊은연대, 인권의정치학생연합, 전북여성노동자회, 전북청년노동자회,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북환경운동연합, 전주근로자선교상담소, 정보통신연대INP, 청년진보당완산지구당), 민주주의민족통일전주·완주연합(준), 민주노동당 전북지부, 한농연전북연합회, 전북여성농민회연합, 전농 전북도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