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파주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래 46일이 경과되었다. 그동안 구제역때문에 축산농가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특히 이동제한 지역에 묶여 출하를 못하고 있는 축산농가들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하지만 도축물량 반입을 금지하고 있는 지자체로 인해 축산농가들의 어려움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한농연은 지자체의 도축물량 반입거부등 심각한 지역이기주의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 지자체가 앞장서서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다.

그동안 홍성지역에서는 보호지역(10km이내)내의 돼지 적체물량이 4만두에 육박하고 있다. 출하가 되지 않아 120∼130kg에 이르는 돼지는 부지기수이지만 정부는 명확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처리능력이 뛰어난 곳으로 출하가 되어야 하지만 지자체에서 지역주민의 반발을 예로 들어 도축물량 반입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5월 3일 김성훈 농림부장관은 국회에서 구제역 발생지역의 도축물량 반입을 기피하는 지역에 불이익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가 지자체에 몇차례의 지시를 내렸지만 지자체가 거부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농림부는 강력한 행정력을 동원하여 추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부의 행정력 미흡도 문제지만 더욱 큰 문제는 지역이기주의에 근거한 지자체의 도축물량 반입거부라고 규정한다. 지역주민들의 반발때문이라고 하지만 방역문제만 확실히 한다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4만두에 이르는 적체물량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국내 축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심히 우려되는 사태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지자체 스스로가 나서서 지역주민들을 설득하여 도축물량 반입을 허용하도록 해야 한다. 즉, 지역이기주의를 벗어나 축산농가들이 회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지역에서는 지자체가 주민들을 설득하여 반입을 결정하기로 하는 등 지자체의 노력여하에 따라 사태해결이 달려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만일 지자체가 계속해서 도축물량 반입을 거부한다면 한농연은 이를 지역이기주의에 의해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

또한 홍성지역의 축산농가들의 불만 또한 고조되어 있음을 상기하고 국내 축산업의 회생을 위하여 각 지자체가 노력해주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00년 5월 4일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