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에 대한 공권력 남용을 즉각 중단하라

- 한농연 중앙회장 등 농민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사법처리를 즉각 철회하라 -

경찰이 지난해 농가부채특별법 제정을 위한 농민궐기대회 및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저지를 위한 농민대회 등과 관련하여 농민들을 이 바쁜 영농철에 소환하고 조사하고, 구속하는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더니 급기야 최근 박홍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을 검찰이 기소하는 일까지 벌여져 농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해 11월 21일의 전국농민궐기대회는 부채문제로 파탄직전의 상황에서 해결을 요청한 농민들의 절규였고, 정부가 이를 수용하여 농가부채특별법까지 제정하여 대책을 추진중에 있다. 그러함에도 이제와서 농민단체장을 사법조치한다는 것은 한·중 마늘협상 실패, 한·칠레 FTA 강행 등 잇단 농정실패에 대한 농민들의 분노를 은폐시키기 위한 구태의연한 공권력 동원 수법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우리는 농민들을 대표해서 수많은 농정문제 해결에 앞장서온 농민단체장을 법이라는 허울로 옭아메려하는 경찰과 검찰에 다시한번 엄중히 경고한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농민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즉각 중단하고 한농연 중앙회장에 대한 기소를 즉각 철회하라.

UR과 WTO체제아래서 개방농정으로 신음하고 있는 우리 농민들은 최근 정부의 잇단 정책실패와 국제협상 실패로 더욱더 큰 어려움에 처해있다. 농산물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고, 무차별적인 수입개방은 우리의 농업생산기반마저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에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기간산업으로서의 농업을 지키고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최일선에서 사력을 다하고 있는 농민단체장을 기소한 것은 500만 농민들에 대한 명백한 도발행위이다.
우리는 지난 농가부채투쟁과 한·칠레 FTA 저지투쟁 후 경찰이 지속적으로 현장 농민들과 농민단체장들을 소환조사하는 것에 대해 정식으로 중단을 요청한 바 있다. 더 이상 농민들의 분노를 유발하지 말고 경찰과 검찰은 자중해야 할 것이다.

한·칠레 FTA추진, 생우수입, 한·중 마늘협상의 실패로 분노가 극에 달한 5백만 농민이 이를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01년 5월 12일

전국농민단체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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