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서 □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박홍수, 朴弘綬)

올 가을 농업계 『대란설』을 우려한다
- 총체적인 농촌의 제반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촌회생대책법"을 시급히 제정하라! -

IMF 외환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들이 사회 곳곳에서 많이 나오고 있으나 농업인들이 겪고있는 실질적·심리적 위기감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농촌의 위기'라는 표현의 정도를 넘어서 농촌의 붕괴로까지 치닫고 있는 현실은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이므로 농촌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강력히 촉구한다.

최근의 농업사정과 농촌 실태를 보면 구조적 농가부채에서 파생된 농가경제문제뿐만 아니라 농촌의 교육, 문화, 의료, 복지 등이 효율성을 앞세운 구조조정이라는 미명하에 날로 악화되어 생활여건이 도시에 비해 날로 열악해져 가고 있어 농업인들의 소외감과 절망감은 극에 달해 있다.

또한 오렌지 등 무차별적 농축산물의 수입 증가로 인한 전반적인 농산물 가격의 하락과 한·중 마늘협상에서 드러나듯 통상관료들의 농업경시 가치관과 이에 따른 42만 마늘농가의 위기, 한·칠레 자유무역협정과 2001년 쇠고기의 완전수입개방 등 실로 농촌의 그 어디에도 희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농어가의 부실채권 해결을 위해 협동조합에 의해 경매로 나온 농지를 비롯한 농민들의 물건이 워낙 많아 농협에서 직원을 파견해 업무를 볼 정도인 지역까지 있을 정도로 농촌사회의 근본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으며 개별 농가의 파탄이 아니라 농촌마을 단위의 총체적 집단붕괴 현상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특정개인이나 일부 농민단체의 주도에 의한 일회성 집회가 아닌, 농업을 책임지고 있는 농업인들이 절망과 울분속에 대규모 자연발생적인 '농민봉기적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정부는 더 늦기전에 새로이 조직된 내각을 중심으로 이러한 농업과 농촌의 위기를 직시하고 농업·농촌문제를 총체적으로 접근해 해결하기 위한 농촌회생대책법 제정을 올 가을 정기국회에서 조속히 서둘러야 할 것이다. 농민이 농사짓기를 거부하고 농촌을 떠나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누구도 원치않는 불행한 사태가 오지 않도록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한다.

2000년 8월 22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