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자 조선일보 31면을 보면 「'IMF'다시올까 겁나요」 라는 제목으로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인한 경제한파 때문에 불안해하는 서민들의 동향을 싣고있다. 그런데 이러한 경기침체의 주된 원인이 자칫 농산물가격 인상으로 비춰질 수 있어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시장에서 '배추가격이 2배 오른 것'을 언급하며 '물가가 30%는 오른 것 같다'는 주부의 말을 인용하여 마치 농산물 가격인상이 물가를 올린 것 같이 표현하고 있다. 물론 기자는 단순한 예로 그렇게 했을지 모르지만 통계청에서 물가지수를 발표할 때 가격과 구입빈도에 따라 가중치를 주고 있기 때문에 계절적 변동이 심한 배추가 100%오르는 것은 체감물가에는 영향이 있을지 몰라도 우리나라 물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 기사 한가운데 그림으로 최근 3개월간의 서울 농산물 값을 비교해 놓았는데 값이 엄청 오른 품목만 표시해 놓았지 중국산 마늘의 영향으로 값이 폭락한 마늘 값 등은 게재하지 않았다.
지금 농촌은 잇달은 태풍의 영향으로 과일의 낙과 피해와 논의 침수 등 그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다. 게다가 수입농축산물의 증가와 낮은 농가수익으로 인한 농가부채문제, 고유가와 면세유에 대한 과세방침으로 하우스 농사를 포기하려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는 등 총체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와 고물가를 언급하며 농산물을 예로 든 것은 경제위기의 주범이 자칫 농산물가격인상으로 비춰질 수 있어 어려움속에서도 국민의 식량을 책임지는 농업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농산물 가격에 대해 국민들의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 따라서 기사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우리나라의 경제에 대한 어떠한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했다면 오히려 이러한 경기침체의 주요 원인이 된 고유가와 대우차문제, 경제개혁의 미흡 등을 예시하는 것이 농산물을 예로 드는 것보다 바람직하지 않았나 본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신문인만큼 기사에도 농업인들의 입장과 처지를 고려하는 배려가 있으면 좋겠다.

9월20일자 조선일보 "IMF 다시올까 겁나요"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