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감귤농업협동조합이 관리하고 있는 감귤류수입판매관리기금(이하 감귤기금)이 감귤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는 감귤의 현실을 도외시한 감귤기금의 무차별적인 사용에 대해 결코 용납할 수 없을 밝히며 감귤이 직면한 어려운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닥치는 대로 써버리겠다는 그릇된 행동이라 규정하고 이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

특히 제주 감귤의 위기감을 유난히 강조하면서 농협은 지난달 16일부터 23일까지 ‘중국감귤생산 및 유통실태 조사’란 명목으로 전체 예산 5천 2백만원을 들여서 갔다 왔으나 이중 4천만원이 감귤기금 예산으로 편성됐으며 제주도내 농협조합장, 도관계자, 기타 등 27명이 참가했다. 이번 예산은 농협에 기타개척비로 1억2천만원이 편성됐는데 중국조사 4천만원과 동남아조사 8천만원이 있으며 이중 중국조사비는 사용했고 동남아조사비가 남아있는 상태다.

농협은 지난해 해외조사를 위해 쓸 수 있는 감귤기금이 불과 2천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무려 6배나 증가한 1억2천만원이다.

지난 1995년, 1천억원을 모아 2004년 수입개방이후 감귤을 위해 쓰겠다던 취지는 이미 퇴색될대로 퇴색돼버렸다. 또한 감귤관련사업비는 지난해 7억5천5백여만원에서 올해에는 무려 6.4배가 증가한 48억2천9백만원. 돈의 성격조차 확실히 알기 어려운 감귤관련사업비는 그야말로 황당한 예산증액이다.

전체적으로 감귤기금은 지난해에 2백78억6천7백4만5천원이었으나 올해에는 무려 4백59억9천5백28만8천원이나 증가한 7백38억6천2백3십3만3천원으로 일반의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감귤기금이 얼마나 방만하게 쓰이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감귤기금의 방만한 운영은 농업현실을 외면하고 생색내기식 견학을 펼치려고 하는 감귤망치는 행사임에 틀림없다. 이와 함께 제주도가 주최하게될 중국조사도 감귤기금은 어김없이 총예산의 50%가 들어간다. 중북된 무분별한 감귤관련 연수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제시돼 불필요하게 감귤기금이 사용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농민들의 아픔과 한의 상징인 감귤기금이 방만하게 운영되지 않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인 대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 특히 감귤을 비롯한 농업관련 시찰에는 생산자단체를 비롯한 농업관련기관 스스로 자체예산을 편성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흉흉한 제주농촌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생명산업을 외면하는 이같은 행위에 대해 우리 농민들의 불신이 최악에 이르고 있음을 경고하면서 제주감귤농협과 감귤류수입관리운영위원회는 하루속히 지금의 방만한 운영을 즉각 중지할 것을 지적하면서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

2000. 10. 13
한국농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장 양 윤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