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민족의 농업은 몰락하고 있으며, 농촌은 공동화되고, 농민은 삶의 희망을 상실한지 오래이다. 그동안 민족경제의 뿌리를 지키고 국민들의 먹거리를 담당해 왔던 농민의 역할은 이제 폐기처분될 운명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다.

역대정권과 현정부의 개방농정에 의해 정책적으로 밀려들어온 수입농축산물의 홍수는 국내 농축산물 가격이 폭락하고 모든 작물의 연쇄적인 가격하락으로 이어져,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무슨 농사를 지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 농민들의 상황이건만 어김없이 또 연말은 다가오고 있다.

10일 광주시에 사시는 60대 농민이 농가부채로 수확한 벼를 빼앗겨 음독자살, 충북 4명, 강원 1명 자살과 농협중앙회의 채권추심회사(일명 해결사)를 통해 농가부채를 회수하고 있는 등 농민을 목죄어오는 현실에 있다.

오늘의 농업현실은 부채해결없이 농업의 희생과 농민의 생존은 물론 작금의 어려운 경제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농가부채문제가 가장 핵심적이고 선차적인 농업의 문제이기에 김대중 정부는 대선공약으로, 아울러 여야 3당 모두가 지난 총선공약으로 이를 해결하겠다고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의 4차례에 걸친 부채경감대책은 부채로 인해 가장 고통받고 있는 대다수 부채농가, 특히 연체자와 연대보증인에 대한 현실적인 구제대책이 없어 농민들은 여전히 상환압박에 시달리고 있으며, 또한 농축산물 가격보장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상황에서 IMF로 2년간 상환연기 이후 올해말 일시상환을 요구함에 따라 오히려 부채의 상환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대책은 농가부채 해결과는 거리가 먼 생색내기 대책일 뿐이며, 농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만 키워주고 있을 뿐이다.

이에 광주전남 12개 농민단체는 개방농정에 의한 농업의 몰락과 농민생존권의 위기라는 공동의 인식하에 비장한 각오로 「농가부채특별법 제정을 위한 광주전남농민단체협의회」를 결성한다.

농가부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체자, 연대보증인에 대한 특별구제, 각종 농가부채에 대한 상환유예와 장기상환조치, 금리인하, 이후 농업금융에 대한 개혁과 장기저리지원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김대중 정부가 농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고 농업희생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려면 이러한 농민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 할 것이며, 국회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농가부채경감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반드시 제정하여 민생정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이제 농가부채 해결을 위해 하나의 힘으로 모인 농민단체들은 450만 농민들과 함께 국회의원 소환 및 서명운동 전개, 11월 21일 '전국 시군 동시다발 시군농민대회'와 12월 중순 전국농민대회까지 이어지는 쉼없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우리는 이땅 농업을 살리고 450만 농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가장 선차적인 과제가 농가부채 해결에 있음 다시 한번 밝히며, 올 정기국회 회기 내에 반드시 '농가부채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이땅의 모든 농민은 하나되어 투쟁할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일 시 : 2000. 11. 16. (10:00) 장 소 : 광주 광역시 카톨릭센터 앞 내 용 :농단협의회 결성식 ( 9개 단체 ) 결성 선언문 낭독 ( 선언문 ) 결의 의식 ( 삭발 - 이현충 도연합회장, 강창희, 구제웅, 윤중천, 박왕규 부회장 ) 새천년 민주당 전남도지부 항의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