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농업경영인충청북도연합회 (회장 이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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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문제에 대한 언론과 당국의 안이한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외교통상부의 한·중통상협상 부속합의서 내용이 뒤늦게 세상에 알려지면서 50만 마늘재배농민과 450만 농민이 분노하고 있는 가운데 충북지역 지방언론의 보도태도와 관계당국의 안이한 상황인식에 다시 한번 우리농민들은 분노와 허탈을 감추지 못한다.

충북의 마늘주산지는 단양을 꼽고 있다. 단양의 경우 90년대초 700ha까지 가던 마늘재배면적이 올해는 200ha가 채 안되는 상황이다. 불과 10년새에 재배면적이 1/3수준으로 감소해 마늘주산지라는 명성을 무색케 할 정도이다. 실제로 단양의 총생산량은 전국 마늘 생산량의 2%밖에 안된다.

이같은 단양마늘재배면적의 감소는 마늘생산을 통한 농가소득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계속되는 중국산 마늘의 수입으로 소득보장을 받을 수 없는데 따른 것이다. 98년을 정점으로 한지형 마늘이 25,000원까지 갔으나 중국산이 물밀 듯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99년 18,000원으로 급락했고 2000년에는 마늘수입량이 워낙많아 12,000원까지 급락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98년가격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가격이다.

이는 무엇을 말해주는 것인가. 단양마늘이 아무리 품질이 우수하더라도 중국산 마늘이 대량유입될 경우 마늘시장이 혼탁해지면서 전체적인 가격하락을 불러온다는 사실이다. 물론 중국산이 우리나라 남부지역에서 생산되는 난지형과 같지만 전체 마늘가격은 난지형이든 한지형이든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양마늘은 한 때 서울의 도매시장까지 출하됐었다. 그러나 지금은 도매시장으로 올라갈 물량이 없다. 거의가 지역에서 소비되거나 직거래 혹은 상인들의 손으로 넘어간다. 이는 근본적으로 마늘의 생산기반자체가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마늘사태와 관련해 지방언론이 단양마늘의 경우 큰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명품화의 기회”라고 보도하는 것은 사실의 명백한 왜곡이며 농민의 고충을 외면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다.

물론 이같은 언론의 보도내용이 악의적인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행정기관과 기술지도기관의 마늘문제에 대한 안이한 인식에 기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중국산마늘에 대한 긴급관세가 해제되면 저율관세로 들어온 수입마늘이 국내 마늘시장자체를 뿌리 채 흔들 것이라는 사실은 불을 보 듯 뻔한 이치다.

전체적으로 마늘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고 마늘재배농민들의 소득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마늘재배면적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져 생산기반을 뒤흔들게 될 것이다. 또한 마늘농사를 포기한 농민들은 타작물재배로 전환하면서 연쇄적인 농산물 가격하락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이에 정부가 중국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협상을 한 것에 대해 우리 450만 농민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역언론의 보도내용은 사실을 올바르게 반영한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

중부매일 7월18일자
“중국산 마늘 겁안난다
충북마늘 맵고 단단 오히려 명품화 기회
소비처도 가정 음식점으로 이분, 품질인증․친환경농업 도입 시급”

청주MBC 7월18일 9시뉴스
“중국마늘 수입 자유화 문제와 관련해 도내 마늘 주산지인 단양지역의 타격은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늘 생산 농민들과 단양군에 따르면 전국 생산량의 25%를 담당하는 단양마늘은 추운곳에서 자라는 한지형 마늘로 경북 의성 등에서 생산되는 난지형과 달리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육쪽마늘이라는 전국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중국산이 수입돼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CJB 청주방송 7월18일 8시뉴스
“정부가 중국산 마늘 수입제한 조치를 금년말로 끝내고 내년부터 수입을 사실상 자유화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전국의 마늘재배 농가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런가운데 도내 최대 마늘 재배단지인 단양지역 재배농가들은 중국산이 밀려와도 자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단양마늘은 중국산에 비해 저장성이 뛰어난데다 맵고 단단해 수입산이 밀려 들어올 경우 오히려 명품화의 호기로 삼겠다는 각옵니다.”

이같은 언론의 보도는 사실에 전혀 접근하지 못하고 있기에 반드시 시정돼야 하며 또한 관계당국의 안이한 인식도 전환돼야 한다고 본다. 그러할 때만이 위기에 몰린 마늘산업의 현주소를 정확히 읽고 마늘산업을 살리기 위한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연합회는 30만 충북도내 농민을 대표하여 지방언론이 올바르고 객관적인 사실보도에 접근하기를 기대하며 또한 충북도와 단양군을 비롯한 관계당국도 냉철한 판단에 근거한 마늘산업육성책을 제시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2002년 7월 19일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충청북도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