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업육성법의 취지를 훼손하는

동등성 규정은 삭제되어야 한다 

친환경인증제도를 통합하여 일원화하고, 인증대상을 수산범위까지 확대하겠다는 좋은 취지로 추진중인 친환경농업육성법에 외국 농산물과의 동등성 조항이 삽입될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007년 의원 입법발의로 유기가공식품 인증제가 도입되면서 정부가 지정한 인증기관으로부터 유기원료의 함량, 가공공장의 현장검사, 농약이나 허용된 첨가물 이외의 합성 원료를 사용했는지에 대한 성분검사 등을 거쳐 인증마크를 받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인증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한정하고, 인증마크가 없는 유기가공식품은 광고와 판매를 못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국내 유기농 생산농가의 판로를 넓히고 소비자들은 보다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는 제도로 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인증 없이 업체가 자율적으로 표기하도록 하는 표시제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당연히 검사기준이 까다롭고 GMO성분의 혼입치를 인정하지 않는 인증제에 비해 유기농원료를 수출하는 외국과 수입업자 등은 GMO성분의 혼입치를 인정하는 표시제를 선호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인증제 전면 실시를 위해 표시제를 없애려 입법예고를 했으나 원료수출국의 통상압력으로 무산된 바 있고, 오히려 정부가 먼저 나서 2012년 말까지 표시제를 재연장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친환경농업육성법 내에 슬그머니 동등성(Equivalency) 조항을 삽입하려고 한다. 동등성은 외국 인증기관이 인증한 제품은 국내 인증을 통과한 것과 동일하게 취급되어 우리나라의 제도를 따르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의 유기식품의 인증마크를 사용할 수 있는 규정이어서 유기식품 관리 체계가 훼손될 것은 자명하다. 2003년 소비자보호원의 분석자료에서도 수입 유기식품의 66.5%가 비공인 국제인증기관 인증서를 받아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차별하게 쏟아져 들어오는 실체 불명한 외국 유기식품을 우리나라가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국민건강권의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동등성은 통상압력을 이유로 수출국과 외국농민에게 유리한 제도로서 타당성을 결코 인정받을 수 없고, 동등성 규정은 삭제되어야 마땅하다. 나라마다 처한 생산조건과 소비패턴을 감안하여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당연히 지켜져야 할 의무이다. 이제 걸음마 단계에 진입한 국내 유기농업 활성화와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제도를 유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동등성 조항을 삭제하고, 인증제를 전면 시행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2011년 6월 22일

농수축산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