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이 어수선한 분위기다. 대통령 탄핵에 따른 요인도 있지만 정치권이 민생문제 해결보다 총선 전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 더 큰원인이다. 허상만 장관은 최근 산하 기관장을 소집해 농정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지만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폭설피해복구, 산불발생, 구제역 재발 우려 등 재앙 뿐 아니라 당장 코앞에 닥친 쌀재협상과 부채대책, FTA 지원대책 등을 빈틈없이 추진해야 하는데 농림부 힘만으론 어렵기 때문이다.
아무리 어수선한 정국이라 하더라도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농업인들이 함께 힘을 모아 농정현안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폭설피해지역 농민들은 정부의 현실성 없는 대책과 일손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충남지역의 한 농민이 이번 폭설로 인해 자살하기도 했다. 정부가 폭설 피해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하고 특별지원을 실시하겠다고 하지만 현실적 지원대책이 전제되지 않는 한 자살 농가들이 계속 발생할 것이다.

정부는 폭설피해 등 재해복구에 대한 지원비가 현실에 맞지 않다는 농민들의 주장을 적극받아들여 농업재해 대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한다. 김병일 기획예산처 장관도 충남 폭설피해 복구현장을 방문, 비닐하우스 복구비 단가 인상과 양계농가 시설지원 확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확실한 대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시급한 농가부채 대책이나 FTA 지원 특별법에 의거해 마련한 피해지원 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정부의 농업정책 대책들이 어수선한 정국분위기를 틈타 자칫 지연되거나 현장에서 겉돌게 될 경우 또 다른 농민들의 저항에 부딪칠 수 있다.

쌀재협상이나 도하개발 아젠다농업협상 등도 우리 농업의 운명을 좌우할 현안들인 만큼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 이런 농정현안은 범국가적ㆍ범국민적으로 공감대를갖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공직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직시하고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할 것을 당부한다.

정치권도 아무리 17대 총선이 임박했어도 정쟁에만 매달리지 말고 총체적 위기에 처한 농업ㆍ농촌ㆍ농민을 위한 실질적 대책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정치권이 정책은 없고 정략만을 내세우며 17대 총선을 준비한다면 농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 것이다.

정치권은 당면한 농정현안에 대한 공약과 입장을 정확히 밝혀 농민들이 올바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한농연 중앙연합회 17대 총선과 관련하여 한농연 농정요구집을 만들고 있으며 이 요구안을 가지고 '정당 초청 농정공약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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