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 농업협상 초안 고율 관세일수록 대폭 감축 제안

개도국 특별품목엔 수입 증량 의무없어 쌀 협상 '난기류' 관세화 유예에 힘쏟아야

세계무역기구(WTO)회원국들이 기다리던 오시마 쇼타로 일반이사회 의장(주제네바 일본 대사)의 초안이 16일 공식 발표됐다.
오시마 의장은 이날 DDA(도하개발어젠다) 협상의 모댈리티(세부원칙)를 마련하기 위한 기본골자를 담은 초안을 회원국들에게 배포함으로써 이달말까지로 정해진 시한을 앞두고 협상의 흐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날 WTO회원국들에 배포된 이른바 '오시마 초안'은 농업과 싱가포르 이슈에서 다소간의 진로 수정이 있는 반면 그 밖의 사안에서는 종전과 다름이 없다는 것이 WTO관측통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최대 쟁점인 농산물 시장접근(관세감축)에서는 브라질과 인도를 포함한 20개 개도국 그룹(G20)이 최근 제시한 '구간대 방식'이 일단 논의의 기초를 이루게 됐지만세부적인 측면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상존하고 있다.

이는 일단 지난해 9월 칸쿤 각료회의에 제출된 '데르베스 초안'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입장을 크게 반영한 것과는 달리 이에 불만을 품은 개도국들의 주장을상당부분 수용한 결과라는 것이 WTO관측통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지난해 논의의 주축이었던 '데르베스 초안'이 고율관세의 대폭 인하를 목표로한 '스위스 공식'과 점진적 관세 인하를 요구하는 UR공식'을 혼합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구간대 방식'은 일단 한국에 불리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다만 '오시마 초안'은 '구간대 방식'을 기초로 하되 구간의 분할, 각 구간의 세율 등에 대해서는 향후 협상에서 결정한다고 밝히고 있어 섣불리 유.불리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한국측 시각이다.

한국 등 10개 농산물 수입국 그룹(G10)이 반대한 관세상한 설정은 향후 평가가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거리다.

쌀을 포함하는 특별품목에 대해서는 개도국들이 향후에 합의될 일정한 조건하에서 품목수를 지정할 수 있도록 신축성을 부여하며 이들 품목에 대해서는 저율관세의무수입물량(TRQ)를 확대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 16일 발표된 오시마 의장초안은 국내보조와 관세감축에 있어 구간별 감축방식을 채택하되 고율관세일수록 더 많이 감축하고 국내보조가 높은 국가일수록 더 큰 폭으로 줄이는 것이 골자다. 따라서 초안대로 확정될 경우 민감품목으로 지정되지 않는 농산물의 관세가 상당부분 감축될 우려가 높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일 이헌재 경제부총리 주재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농업협상에 대해 우리의 민감품목이 충분히 보호될 수 있도록 협상력을 집중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이와 관련 임송수 농경연 연구위원은 “초안이 확정될 때까지 G10그룹과의 공조 등을 통해 민감품목에 대한 감체감축 최소화, TRQ증량 및 관세상한 적용 가능성 삭제, 국내보조 총액상한설정 반대 등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농림부는 쌀 관세화유예협상과 관련 “우리입장과 상대국의 기대수준간에 차이가 있고 협상 참가국 간에도 입장과 요구조건에 차이가 있어 난한이 예상된다”며 특히 참가국들은 유예기간과 TRQ증량 및 관리, 국영무역 등 쟁점에 대한 쌀협상결과가 DDA농업협상에서 논의 중인 일반원칙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경계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윤석원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개도국의 특별품목은 TRQ물량을 늘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향후 협상이행단계에서 총체적인 협상력을 발휘해 개도국지위 확보에 힘을 쏟아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특히 “오시마 초안으로는 미래예측이 불가능한 만큼 쌀협상에서는 관세화 유예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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