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음식 재료로 쓰이는 중국산 '찐쌀'에서 표백제 성분이 많이 나왔다.표백제로 처리된 중국산 찐쌀의 한국시장 공략은 빈 골대에 공 차넣기 식이었다.
건강식으로 즐겨먹는 미숫가루와 선식. 순대와 고추장을 만드는데도 '찐쌀'은 빠지지 않았다. 중국산 찐쌀은 가격이 국산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아 지난해 6천톤, 올해는 벌써 7천톤이나 수입됐으며 식약청 조사결과 중국산 찐쌀 45개 품목 가운데 4가지에서 표백제 성분인 이산화황이 허용치의 7배까지 검출됐다.

문제가 된 이산화황 등 유해성분을 검출할 규정이 아예 없었다. 이 때문에 이산화황이 기준치의 7배나 되는 중국 찐쌀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우리 국민들의 식탁에 오를 수 있었다.

◇주요 유해성분의 검사항목이 없다=한 지방식약청 관계자는 “찐쌀의 경우 부패 정도와 이물질이 함유됐는지 정도만 살펴본다”며 “이를 화학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상식적으로 찐쌀 제조에 방부제나 표백제가 사용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해 이런 성분 검출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입 가공식품 등으로부터 우리 식탁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식약청이 수년동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일이 빚어진 것에 대해 검사 담당자만 탓할 수는 없다. 수입가공식품을 검사할 때 지침서격인 식품공전에 이산화황 같은 표백제 성분의 항목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밀검사를 할 경우 이산화황뿐 아니라 다른 유독물질의 함유 가능성까지 안고 있는 실정이다.

◇뒤늦게 호들갑=식약청은 사태가 불거지자 이산화황과 과산화벤조일을 찐쌀 수입 정밀검사 항목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경향신문의 찐쌀 관련 보도가 나간 후에는 아황산수소나트륨 포름알데히드와 발암물질인 아프라톡신도 정밀검사 항목에 넣기로 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수입 가공식품이 수천가지가 넘어 일일이 유해물질에 대한 검사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수입 곡류 가공식품 정밀검사 항목에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추가로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사시스템 전면 개편 시급”=서울보건대학 환경보건학과 고영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쌀이 주식이다 보니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오염된 쌀을 접할 가능성이 있다”며 “있으나마나 한 검사로 찐쌀이 유통된 것을 볼 때 다른 농산물 검사현황도 점검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농연 중앙연합회 손재범 정책실장은 “중국 내부에서 문제가 된 재고쌀로 만든 찐쌀 사태가 국내 수입이 시작된 지 7년여 만에 불거진 것은 관계 당국의 허술한 식품관리 행태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며 “요즘처럼 개방화된 농업체계에서 이처럼 허술한 검역체계를 운용하는 것은 병사들을 무기없이 전장에 배치하는 것과 같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 성명서 □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서정의, 徐廷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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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중국산 찐쌀이 다른 목적으로 팔리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원산지 표시제를 의무화 해 국민건강에 이바지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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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일부 중국산 찐쌀과 이를 가공해 만든 뻥튀기, 쌀강정 등에서 기준치를 훨씬 넘는 이산화황이 검출됐다. 문제의 찐쌀을 원료로 만든 가공식품 5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중 4건에서 잔류기준의 2~3배에 이르는 이산화황이 검출되어 통관보류 및 압류조치가 취해진 것이다.



• 중국산 찐쌀은 표백제로 사용되는 아황산염류와 이산화황 등을 비롯해 여러 가지 위해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6년 이상 비축된 저질미인 ‘민공미’가 유통되어 중국 국민들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며 큰 사회문제가 되기도 하였으며, 이 때문에 식약청은 중국산 찐쌀에 대해서도 유해여부를 미리 인지했어야 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약청은 통관, 검역에 대한 강화로 재발방지의 대한 약속 보다는 단순히 자료를 통해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식품첨가물로 사용하고 있다는 등 아황산염류의 안전성에 대한 해명을 하기에 급급한 지경이다. 국민 건강권을 책임져야 할 식약청이 오히려 국민들을 기만하고 먹거리로부터 불신하게 만드는 작태에 한농연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 또한 올해 이미 6,000여 톤이 반입된 중국산 찐쌀은 가공용으로 싼 가격으로 들어와서 김밥집이나 떡으로 불법 유통되고 있으며, 일반 시중에서도 찹쌀과 혼합미의 형태로 유통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국민 건강권을 해치고 있는 찐쌀은 국내 쌀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



• 한농연은 국민건강권 실현과 국내 쌀시장의 교란을 막기 위해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아무런 검증 없이 들어온 중국산 찐쌀의 유해요소에 대한 철저한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찐쌀은 반입 금지하고, 시중에 유통된 찐쌀을 전량 수거해 유해여부를 검사해야 할 것이다. 둘째, 중국 찐쌀처럼 가공용 수입쌀이 다른 목적으로 팔리지 않도록 국산쌀과 수입쌀의 혼합을 금지해야 한다. 셋째 수입농산물 유통업체의 체계를 철저히 관리ㆍ감독하고 재점검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음식점 원산지 표시 의무화’를 조속하게 실시해야 한다. 수입식품들이 세관을 지나면 어느새 국내산으로 둔갑하여 유통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일반 식당에서는 이미 중국산 김치와 소고기가 국내산으로 버젓이 소비자에게 제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중국산 찐쌀뿐만 아니라 다른 수입 농산물이 안전성에도 큰 문제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농ㆍ축산물 원산지 단속을 강화하고 일반 음식점에도 ‘음식점 원산지 표시 의무화’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 중국산 곡물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과 체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조속히 국내농산물 보호와 수입농산물 안전성에 대한 제고와 검역강화에 힘써 국민건강권에 이바지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갈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4년 8월 20일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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