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협상 이면합의 의혹’의 실태를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가 12일부터 35일간 실시된다.

여야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쌀협상 국정조사계획서를 승인하고 본격적인 국정조사준비에 들어갔다. 여야는 ‘쌀 관세화 유예 연장협상의 실태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첫 회의를 열어 특위 위원을 선정하고 향후 일정을 논의했다. 특위 위원장은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우리당 간사인 조일현 의원이 맡았고,우리당 신중식 이시종,한나라당 이방호 김영덕,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 여야의원 12명이 특위 위원으로 활동한다.

◇어떻게 조사하나=국정조사기간은 12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이며,청문회는 다음달 13,14일 실시된다. 조사대상기관은 외교통상부와 농림부,해양수산부 등이며,예비조사,방문조사,청문회 등의 방법으로 조사가 이뤄진다. 증인 및 참고인은 협상참여자와 정부내 정책담당자,농민대표,농업관련 전문가 등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조사 범위는 △중국,아르헨티나 등 9개국과의 쌀협상 전 과정 △WTO(세계무역기구) 검증절차 기간의 추가적인 양자협상 전과정 △쌀협상 대책실무추진단을 비롯한 정부내 쌀협상 논의과정 등 쌀협상 과정 일체가 포함된다. 여야는 다자간 협상내용 공개로 국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특위위원들과 직원,외부전문가 등으로 하여금 철저한 기밀유지 의무를 준수토록 했다.

◇주요 쟁점=핵심은 정부와 상대국간 쌀 관세화 유예연장 협상에서 이면합의가 있었는지 여부다. 국정조사를 요구한 야 4당은 “정부가 지난해 협상과정에서 ‘쌀 이외 품목에 대한 부가적 합의는 없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5개국과 부가합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9개국과의 협상전문이 공개된다면 더 큰 파장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9개국과 부가합의를 하면서 그 결과가 한국 농업계에 미칠 파장을 사전에 파악했는지,알면서도 고의로 은폐·축소했는지 여부도 조사 과정에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우리당은 국정조사에 대해 “모든 협상결과를 공개해 추가로 나올 것은 없다”면서 “국익 차원에서 국제관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국정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정조사를 요구한 야4당은 “쌀 관세화 유예연장 협상이 과연 제대로 됐는지,협상 전과정에 대한 검증과 실태규명을 통해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고 한국농업 통상의 문제를 개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사의 대상과 방법 등에 대한 여야간 이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특히 한나라당은 협상 전 과정을 철저히 따져 농업 통상의 문제점을 부각시키겠다는 방침인 반면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앞으로의 대외협상 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기밀유지방침을 고수할 것으로 보여 뜨거운 공방이 예상된다.

한농연 및 전 농업계는, 쌀 관세화 협상에 관련된 모든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 왔다. 9개국과의 쌀 협상 전체 진행 과정을 포함하여 이면합의와 관련된 협상 과정 및 결과를 밝혀내고, 350만 농민에 대한 적절한 정보 제공과 국내 대책 마련 등이 제대로 진행되었는지를 명확히 따져야 한다.

이에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국정조사 범위 축소 움직임이 관철될 경우, 350만 농민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민일보 5/4일 기사 발췌

사진 : 세계일보 5/4

IP : 211.20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