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6000원에 낙찰된 토마토 특품- 다음날 판매내역서엔 ‘3만원으로’
 
 
▶농가 진상조사ㆍ보완대책 마련 촉구

농산물도매시장에 토마토를 출하한 농민들이 경매사들에 의해 경락가격이 임의로 조정되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달 26일 점봉산토마토작목반(반장 이대순·인제군) 회원들은 자신들이 출하한 토마토 거래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농협가락공판장을 찾았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경매사의 임의가격조정 현장을 실증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날 20여명의 작목반 회원들은 경매가 끝난 뒤 자신들의 경락가격을 확인하기 위해 농협가락공판장 사무실 직원에게 판매내역서를 받아 돌아왔다. 문제는 다음날 아침 작목반원들에게 팩스로 발송된 판매내역서에서 경매 가격이 임의로 조정된 부분이 발견된 것이다.

견학 당일 경매사에 의해서 경매된 원표번호 1050, 출하농가 번호 6번 토마토 10kg 28상자 중에서 247번 중도매인에게 낙찰된 특품 4상자의 경락가격이 당초 판매내역서에는 2만6000원이었으나 이후에 받은 판매내역서에는 3만원으로 기재돼 있었다.

이들은 농협가락공판장에 가격 조정 이유를 확인한 결과 품질에 비해 ‘제 값을 못 받은 것 같아 가격을 높였다’는 답변을 듣고 할 말을 잃었다. 이미 낙찰된 물건에 대해 경매사가 임의로 가격을 조정하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고 특정 물량에 대해서만 경락가격을 높여줄 수 있느냐는 반응이다. 낙찰된 가격을 경매사가 임의로 조정한다면 경매제도가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직접 받은 판매내역서에는 이날 출하된 토마토 423상자 중 23%인 99상자의 가격과 낙찰자가 명기돼 있지 않았다. 반면 다음날 아침에 받은 판매내역서에는 5000원부터 17000원까지 표기돼 있어 농민들만 우롱 당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함께 농민들은 관행적으로 일정 물량에 대해 경매사가 중간가격을 산정해 경락가격을 정하는 일명 ‘기리’라는 방식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점봉산토마토작목반 회원들은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경매사에 의한 경락가격 조작이 확인된 것”이라며 “관계기관과 상급단체는 진상조사를 통해서 경매가가 조작되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점봉산작목반 회원들은 13일 긴급회의를 갖고 자신들의 출하농산물이 경매과정에서 임의로 가격이 조정돼 불이익을 당했다는 내용과 판매내역서 등을 청와대, 농림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농협중앙회 등에 전달키로 했다.

이에 대해 농협가락공판장은 “특품 가격은 품질에 비해 가격이 낮아 적법한 절차를 거쳐 보전해 준 것”이라며 “‘기리’ 관행은 경매시간을 단축시키고 구매를 꺼리는 하품을 판매하기 위한 자구책이며 농민들이 수긍하기 어렵다면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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