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월) 15일간 이어졌던 "수확기 쌀 대란에 따른 농민대표자 단식농성"은 오는 11월 21일(월)로 서울에서 개최될 대규모 전국 농민대회 준비를 위한 체제로 전환된다. 이에 한농연중앙연합회 서정의 회장, 박노욱 수석부회장, 신명운 정책부회장 등 농민대표자들은 10월 31일 오전 11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투쟁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발표하였다.

특히 정부와 정치권이 수확기 쌀 대란 해소책과 농업회생의 근본대책 마련 없이 쌀 협상 국회비준을 강행하고 농협이 수확기 대책에 책임회피로 일관할 경우 우리 350만 농민들은 11월 21일 서울에서 대규모 농민대회를 통해 강력하게 투쟁할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아울러 우리 쌀을 지키기 위한 1,000만 서명 운동, 특히 농민생존권을 도탄에 빠뜨리고 있는 현 정권에 대한 퇴진 운동까지도 불사할 것임을 엄중 경고하였다.

아래의 내용은 긴급 기자회견문의 전문이다.

 

수확기 쌀 대란에 따른 단식농성 농민대표자 긴급 기자회견문

□ 정부가 추진한 성급한 양정제도 개편으로 올해 수확기 쌀 시장은 공황 그 자체이다. 이 같은 극심한 쌀 대란을 농민단체들은 오래 전부터 경고해 왔음에도 정부는 시의적절한 방지 대책과 소득안정정책을 마련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 농협 또한 RPC와 양곡사업 전반의 뼈를 깍는 구조조정과 합리화 방안을 추진하지 않은 채 올 가을의 쌀 대란을 극도로 악화시켜 왔다. 이 모든 책임은 정부와 농협에 있음은 삼척동자라도 아는 사실이다.

□ 이에 우리 농민대표자들은 지난 10월 17일부터 여의도 국회 앞에서 수확기 쌀 대란에 따른 목숨을 건 단식농성을 15일째 전개해 왔다. 전국 각지에서 농민들은  시군청과 농협 시군지부 앞에 자식보다 귀한 나락을 야적하면서 무기한 단식 농성과 대규모 농민집회를 개최하는 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왔다.

□ 15일에 걸친 단식 농성과 각 지역의 강력한 나락 적재투쟁의 결과 10월 28일 정부는 쌀 협상 비준 관련 추가지원 대책을 발표하였다. 정부가 쌀 100만석을 추가 매입하고 농협은 벼 매입 무이자자금 5천억 원을 추가 확보하였다. 또한 일부 농협 RPC는 40kg 벼 한 포대 당 47,000원 이상의 값으로 매입하기에 이르렀다.

□ 그러나 이러한 대책으로는 뒤틀린 현재 상황을 바로잡을 수 없음을 정부 당국자도 알고 있을 것이다. 농민대표자들은 정부와 농협이 전국적으로 40kg 벼 한 포대 당 잠정 매입가격 46,000원 이상을 반드시 보장할 것을 누차 강조하였다. 특히 소득보전직불제는 각 도별 평균가격을 산정하여 지원하고 경기 강원 지역 쌀농가를 위한 특단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해 왔다. 쌀값부터 바로 잡혀야 민간 RPC와 도정업자들이 원료곡 구입에 적극 나서게 되어 쌀 대란 해소를 위한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하지만 이같은 농민단체들의 쌀값 가이드라인 제시 요구에 정부와 농협 그 누구도 진지하게 수용하여 반영하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쌀 수입 개방에 적극 대비하고 농협 RPC의 경영 여건 악화만을 운운하며 쌀값 하락을 방치하고 심화시켜 왔다.

□ 특히 2001년 상호금융대체저리자금의 원금 10% 상환을 조건으로 한 차등 지원 방침, 3% 수준에 그친 정책자금 금리 인하, 농협중앙회로만 국한된 벼 매입자금 지원 등은 쌀값 폭락과 수입 확대로 고통을 겪는 350만 농민들의 경영회생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이 쌀 협상 조기 비준에만 매달리고 있어 가뜩이나 심각한 우리 농업 문제는 끝도 없는 악화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 정부와 정치권, 농협의 구태의연한 책임 떠넘기기와 양정 부재 속에서 350만 농민들은 분노와 허탈감을 넘어 쌀농사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으로까지 몰리고 있다. 쌀값 폭락과 판로 상실, 혼란스러운 쌀 협상 국회비준 정국 속에서 여의도 국회 앞 길바닥에 내팽겨진 채 신음하며 고통받는 농심을 과연 직시하고 있는지 우리 농민대표자들은 준엄하게 따져 물을 수밖에 없다.

□ 이에 농민대표자들은 쌀 산업과 전체 농업의 근본적인 회생을 위한 확고한 의지로 농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의 조속한 추진을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농협에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여야 정치권은 초당적인 협력을 통해 근본적인 농업회생 대책과 쌀 대란 해소책 마련에 앞장서야 하며, 농해수위와 국회 전원위원회 등의 심도 있는 검토와 논의 없이 졸속적인 본회의 처리가 강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해 둔다.

□ 오늘 10월 31일 우리 농민대표자들은 15일간의 단식농성을 전환하여 11월 21일 서울에서 열릴 350만 전농민 대투쟁을 준비하기 위한 체제로 돌입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수확기 쌀 대란 해소책과 농업회생의 근본대책 마련 없이 쌀 협상 국회비준을 강행하고 농협이 수확기 대책에 책임회피로 일관할 경우 우리 350만 농민들은 11월 21일 서울에서 대규모 농민대회를 통해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며 우리 쌀을 지키기 위한 1,000만 서명 운동, 특히 농민생존권을 도탄에 빠뜨리고 있는 현 정권에 대한 퇴진 운동까지도 불사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

2005년 10월 31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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