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신) 내년 3월 제네바 WTO 비공식 각료회의 개최 유력

홍콩에서 개최되고 있는 WTO 각료회의 DDA 협상의 핵심 쟁점인 농업 분야에서의 세부원칙(Modalities) 도출이 난항을 겪고 있음에 따라, 내년 3월 WTO 본부가 위치한 스위스의 제네바에서 비공식 임시 각료회의가 개최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민중의 소리가 보도했다. 
   
최혁 주 제네바 한국 대사는 14일 오전 기자브리핑에서 "내년 말까지 DDA 협상이 타결되려면 농산물 관세감축, 보조금 폐지 등에 대한 세부원칙에 최소한 내년 3월까지는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번 각료회의에서 농업, NAMA(비농산물 시장접근)의 전체협상 세부원칙(Full Modalities)을 비롯한 주요 사안에서 합의를 이루기 어렵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내년 초에는 중요한 진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대사는 그러나 “DDA 협상의 세부원칙이 내년 3월까지 나오려면 기적이 필요하다”고 말해 DDA 협상이 큰 어려움에 당면해 있음을 인정했다.

최 대사는 특히 “이번 홍콩 각료회의에서 가장 메시지를 잘 던지고 있는 곳은 다름아닌 우리 농민들”이라며 정부 고위관계자로는 이례적으로 한국 농민 시위대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농민들이 한국 농업이 처한 위기의 심각성을 가장 잘 보여줬다”며 농민 시위가 정부 대표단의 협상력 강화에 힘이 되었다고 전했다. 
   
제네바에서도 DDA 협상을 위해 각국 대사들이 모이면 한국의 농민시위대 문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고 한다. 그는 "한국 시위대가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하더라도, 홍콩의 법률을 준수하면서 자결 등 과거와 같은 불상사는 일으키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2신) 한농연 성명서 발표...김현종 본부장 및 조일현 의원의 해명 및 사과 요구

한농연은 15일 오전 11시, 성명서를 발표하여, 14일 "농업 희생을 대가로 DDA 협상이 조기 타결되어야 하며, 공산품 수출을 늘려야 한다"고 한 김현종 본부장 및 조일현 의원의 부적절한 언사에 깊은 우려와 분노를 표했다.

아울러 김현종 본부장과 조일현 의원의 책임있는 해명과 사과를 촉구하였으며, 주무부처인 농림부 중심의 협상이 이뤄지도록 하여 국내 농업의 궤멸적 피해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아래의 내용은 성명서 전문.

■ “농업 희생 대가로 DDA 협상 타결하여 공산품 수출 늘리자”는 김현종 본부장과 조일현 의원의 처사에 깊은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

1. 12월 13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되는 제6차 WTO 홍콩 각료회의는 그야말로 각국의 경제적 권익 수호를 위한 “총성없는 전쟁”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14일 오전 정부 대표단장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기조연설문 초안에서 ‘공산품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농업부문에서 양보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가 실제 연설에서는 부랴부랴 ‘농업 분야의 자유화는 민감성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로 수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특히 이를 부연설명한 최혁 주 제네바대표부 대사마저, “공산품 등 우리나라의 수출 품목에서 다른 나라의 관세가 내려가면 우리가 진출할 여지가 있는 만큼 농산물 분야에서 양보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의미”라고 언급하면서 파문은 더욱 커졌다.

2. 이뿐만이 아니다. 14일 오후에는 국회 농해수위의 열린우리당 간사인 조일현 의원까지 “농민들이 WTO 무산을 외치는 것은 물이 없는 데에다 배를 띄우는 격”이라고 발언한 것이다. 또한 조 의원은 “농민들은 피할 수 없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당당하게 살아남고, 경쟁할 수 있는 농업인으로 탈바꿈하고자 다부진 각오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3. 이같은 김현종 본부장과 조일현 의원의 처사는, 무분별한 개방농정으로 인한 고액 농가부채로 신음하면서도 절박한 국내 농업 현실과 WTO 체제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온 1,500명의 한국 농민투쟁단을 정면으로 우롱하는 처사이다. 특히 김현종 본부장은 주무부처인 농림부마저 소외시킨 채 사전 협의마저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조연설문을 그대로 발표하려 했다가, 농민단체와 언론 기자들의 질타를 받고서야 이를 부랴부랴 수정하는 등 신중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4. 이번 제6차 WTO 홍콩 각료회의는, 관세상한 설정 여부와 구간별 관세 감축방안, 국내보조 감축 방안 등 극히 민감한 사안을 다루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농민중심적 관점에서 체계적이고 신중한 전략 및 접근이 요구된다. 그러나 14일 정부 고위 관료와 여당 국회의원이 보여주었던 사려깊지 않은 발언과 처사는, 결과적으로 우리 농업의 일방적인 희생을 전제로 한 DDA 협상의 진전을 강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한농연은 깊은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5. 이에 한농연은, 지난 14일의 심각한 해프닝에 대하여 김현종 본부장과 조일현 의원이 홍콩 농민투쟁단과 350만 농민 앞에 책임있게 해명하고 공식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또한 쌀 협상 비준 이후 풍전등화에 놓인 우리 농업의 절박한 현실을 감안하여 정부 협상 대표단과 국회의원들의 언행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하여 협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특히 정부 스스로가 표명해 온 바와 같이, 농업협상에 있어서는 주무부처인 농림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여, 우리 농업의 궤멸적 피해를 가져오는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한농연은 분명하게 강조한다.

6. 만약 이와 같은 한농연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350만 농민은 강력한 투쟁을 통하여 정부와 정치권의 반농민적 언행 및 정책에 강력히 저항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2005년 12월 15일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3신) 미국 정부, WTO 회원국에 `이번주 내' 협상시한 설정 강력 촉구하며 협박
    
미국 정부 대표단은 WTO 협상 대상국들을 상대로 내년 초 각료회의를 다시 열겠다는 다짐이 없는 한 "홍콩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압박했다. 미국의 이러한 `고압적인' 태도는 일견 외교적인 수사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다분히 자국 내 정치 일정 등 국내사정에 따른 `배타적인 모습'으로 상대국들에는 위압으로 느껴진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롭 포트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14일 오후 각료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비록 우리가 희망한 것을 이번 주 내(협상기간)에 모두 이루지 못하더라도 압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데드라인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핵심 쟁점에 대한 답보상태를 깨고 내년 말까지 협상을 완료하기 위해 내년 초 다시 회의를 열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는 한 결코 홍콩을  떠나서는 안된다"면서 내년 초 협상 재개를 주장했다. 

그는 심지어 "비농산물 시장접근 분야에서는 (고관세에 대해 높은 관세감축률을 적용하는) `스위스 공식'을 수일 내에 채택해야 한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비농산물 분야의 협상 타결을 촉구하기까지 했다.

또 포트만 대표는 "무역과 서비스 분야에서는 더 많은 시장접근성에 대한  양보를 도출해야 한다. 특히 핵심분야인 금융과 정보통신, 컴퓨터 관련 서비스, 환경 서비스, 택배, 배급, 에너지 서비스가 중요하다"면서 "이번 주 내에 새로운  협상안을 제출해야 할 시한을 도출해야 한다"고 언급, 주요 현안 모두에 빠짐없이 `이번주 내'를 연발했다.

미국의 이런 채근은 무역.통상의 전권을 행사하는 미국 의회가 행정부에 위임한 WTO 협상 시한을 내년 6월 말로 한정한 `신속협상권한'에 따른 조바심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회가 부여한 마감시한을 기준으로 역산할 때 늦어도 내년 초에 다시 각료회의를 열어 중요한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시한을 지킬 수 없다는 계산 때문이다.

(4신) 한농연-AFA 포럼 계속 진행, 거리선전전 전개

한농연 홍콩투쟁단은 15일 제6차 WTO 각료회의가 열리는 홍콩 현지 구룡반도서 열리는 AFA(아시아농민연합)과의 포럼에 계속 참석할 예정이다.

한농연을 포함하여 일본, 대만,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동아시아 지역 8개국을 대표하는 농민단체들이 참여하는 아시아농민연합(AFA)은, 오늘까지 열리는 포럼을 통해 세계 농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WTO 체제의 문제점과 위험성을 알리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아시아 농민들의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한농연 및 AFA 가입 농민단체 대표와 실무자 등이 한국 농민투쟁단과 민중투쟁단이 공동 주최하는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여 WTO 각료회의 저지 투쟁을 지속할 것이다.

한편 한농연 홍콩투쟁단은 AFA(아시아농민연합)-한농연 포럼으로 다져진 결속을 바탕으로, 16일 9시부터 자체 거리선전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거리선전전은 팀별로 구룡반도 일대에서 전개될 예정인데, 6개조로 운영되며 서울에서 준비한 피켓을 들고 이경해 열사의 2003년 3월 WTO 항의 서한 등을 담은 영문 유인물을 배포하면서 시위를 전개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한농연은 WTO 각료회의 저지를 위한 한농연의 입장과 평화적 시위로 일반시민들이 호응을 유도. 나머지 인원들은 한농연-AFA 포럼에 참여하여 WTO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5신) 김현종 본부장 기조연설문 수정 해프닝, 조일현 의원 발언 파문 확산돼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4일 기조연설 전 배포한 초안에 협상진전을 위해 신축적일 용의가 있다 밝혔다. 농업 부문 양보도 가능하겠다는 김 본부장의 발언에 한농연 등 농민단체는 강력히 반대하였다.

이에 정부 협상대표 연설문이 우여곡절 끝에 수정되는 등 소동이 벌어졌으며, 국내 언론들까지 나서서 정부 내에서 기조연설문 내용에 대해 외교통상부와 농림부가 사전조율을 제대로 거쳤는지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번 논란과 관련 외교통상부는 농림부와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김현종 본부장의 초안과 관련된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윤장배 농림부 농업통상정책관은 기조연설 초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 부분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연설 원고를 사전에 배포하기까지 통상교섭본부와 농림부가 최소한의 사전조율마저 거치지 않은 `무책임'에 따른 비판은 면키 어려울 것이라는 게 국내 언론들의 논조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14일 오후, 국내 언론들은 국회 농해수위의 열린우리당 간사인 조일현 의원까지 “농민들이 WTO 무산을 외치는 것은 물이 없는 데에다 배를 띄우는 격”이라고 발언하였다고 일제히 보도하였다.

조 의원은 “농민들은 피할 수 없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당당하게 살아남고, 경쟁할 수 있는 농업인으로 탈바꿈하고자 다부진 각오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는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고 언론들은 보도하였다. 이에 한농연 등 농민단체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14일 정부 고위 관료와 여당 국회의원이 보여주었던 사려깊지 않은 발언과 처사는, 결과적으로 우리 농업의 일방적인 희생을 전제로 한 DDA 협상의 진전을 강조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한농연과 농민단체들은 깊은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지난 14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각료회의 기조연설문 초안에 담긴  `농업부문 신축적일 용의있다'는 내용을 설명하다 오해와 비판여론을 자초한  최혁  제네바 주재 대사가 15일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 대사는 당시 연설문 내용에 대해 "일반적이고 외교적인 언급에  불과하다"고 설명하다 "(우리나라가 수출하는) 공산품의 관세가 내려가면  농업분야에서  양보의 가능성을 열어둘 수도 있다"고 부연하는 바람에 논란을 빚었다.

이에 홍콩 현지에 나와있던 농민단체의 반발이 커지자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과 한나라당 김영덕 의원은 15일 최 대사를 만나 호되게 질책했다.

강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면서 애초에는 WTO 협상의 실무를 총괄하는 최 대사를 욕하기도 했으나 점차 최 대사가 합리적인 분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그러나  어찌 이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강 의원은 "김 본부장의 기조연설에 앞서 `연설문을 미리 보자'고 했으나  결국 보지 못했다"며 원고 내용의 진의를 물었다.

그러자 최 대사는 극도로 상기된 표정으로 "저는 정부에서 내린 훈령과 특히 국익에 따라 일하는 외교관입니다. 어찌 (농민들의 이익에 반해) 그렇게 일을  하겠습니까"고 운을 뗀 뒤 "마치 저를 `매국노'로 매도한다면 저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고 말했다. 

최 대사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WTO 협상을 지휘하면서 `한국은 농업분야에서 단 한개도 양보할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 양보하라고 하면서 우리는 단 한개도 내놓을 수 없다고 하면 말이 안되지 않느냐"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익에 반하는 일은 결코 하지  않는다"고 강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통상 외교적인 협상에서는 특정 부분이 아니라면 일반적인 사항에 대해 `양보할 용의가 있다'고 표현한다"며 "이는 구체적인 사항을 말하지 않은것인 만큼 특별한 의미가 없는 외교적인 관행"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홍콩에 머물고 있는 농민단체 일행은 이날 낮 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호텔을 찾아 김 본부장의 연설 초안 내용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면서 항의하기도 했다.

(6신) 홍콩 경찰, 한국 투쟁단에게 '단호한 행동' 경고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저지를 위한 한국 원정 시위대의 시위가 격화되자 홍콩 경찰은 15일 이런 시위가 계속될 경우  `단호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프레드 마 홍콩 경무처 공보국장은 14일 민주노총 원정 시위대의 WTO 회의장 진입 시위와 관련, `혼란(chaotic)'이었다며 시위대가  경찰을 도발시키고 관심을 끌기 위해 폭력에 호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력적 수단에 호소하는 시위대들에 대해 실망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시위대가 경찰의 최루액 분사에 대비, 플라스틱 랩으로 눈을 가린 점을 언급하며 "이들 시위대가 지난 13일보다 훨씬 잘 조직돼 있고 준비도 잘 돼 있었다"고 평가한 뒤 "이런 움직임은 시위가 앞으로 더 격화될 징조"라고 말했다.

마 국장은 이어 "홍콩은 표현과 집회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더 이상의 폭력  수단 사용은 용납할 수 없다"며 "계속 WTO 회의 방해 행위가 계속될 경우 단호한 행동을 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 국장은 마지막으로 이들 시위대가 홍콩 법규에 대한 존경심을 보여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위가 격화될 경우 시위대의 가두행진을 불허하거나 시위자를 체포하는 등 강경책을 쓸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경찰은 또 물이 채워진 대형 플라스틱 바리케이드와 철문, 컨테이너  등을 컨벤션센터 진입로에 세워두고 시위대의 접근을 차단하는 등 시위현장 부근의  통제를 강화했다.

홍콩 정부는 이와 함께 시위 주변도로의 은행, 부동산, 상가 등은 무력충돌  발생에 대비, 다른 지역으로 영업장을 바꾸거나 휴업시키는 한편 시위대 통과후인 저녁시간부터 운영토록 하고 있다.

또 WTO 회의장 부근의 완짜이부두의 여객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고 완짜이, 코스웨이베이 지역의 도로주차장 300개를 잠정 폐쇄하는 한편 이 지역 20∼30개  은행들에 매일 상황보고서를 제출토록 했다.

* 12월 14일 각국에서 온 투쟁단이 홍콩 시내에서 거리행진중이다(자료 : 민중의 소리)

(7신) 홍콩 현지에서의 한국 농민투쟁단 관련 보도 동향 정리

연합뉴스에 의하면, WTO 홍콩 각료회의 반대시위에 참가중인 이수금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WTO가 폐막되는 오는 18일 누군가 자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15일 홍콩 언론과 인터뷰에서 "앞서 시애틀, 도하, 칸쿤 WTO 회의에서도 자살 사건이 발생했던 점에 비춰 이번에도 자살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우리 농민들에게 자제해줄 것을 호소하긴 했으나 일부 반세계화 무정부주의자가 어떤 행동을 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콩 언론 및 전 세계 언론들은 한국 농민투쟁단 및 한농연 홍콩투쟁단의 시위를 대서특필하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과격 폭력시위를 우려하는 논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한국 투쟁단들이 조직적이며 짜임새 있으며 매우 온건한 방식으로 효과적인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는 논조를 보이기도 했다.

* 한국 농민투쟁단의 시가 행진에 홍콩 주민들은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디지털카메라와 핸드폰 등으로 행진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자료 : 민중의 소리)

14일 한국 시위대의 WTO 회의장 진입 시도를 저지했던 홍콩 경찰 중 한 명은, "한국 농민들에 비하면 홍콩 시위대는 유치원생"이라고 촌평했다. 홍콩 경찰들은 최신식 헬멧, 투명방패 등 온갖 장비로 무장했지만, 최루액 분사를 피하기 위해 비닐 랩만을 눈에 씌운채 맨손으로 달려드는 한국 시위대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시위현장에 나온 홍콩 경무처의 한 공보 담당 경찰관도 시위대의 움직임이  "너무 조직적(how organized)"이라며, 한국 시위대의 홍콩 방문에 앞서 수개월간 비밀리에 훈련을 거듭해왔던 진압경찰대가 "훨씬 뒤쳐진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위대와 대치했던 한 경찰은 "그들(한국 시위대)은 괜찮았다(nice). 몸싸움만 했을 뿐 아무 일도 없었다"며 "한국 농민들의 시위장면을 뉴스로 본 적이 있는데 그에 비해선 한결 온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홍콩 방송의 생중계 시위 장면을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홍콩의 법규를 무시한 불법 과격 시위라고 단언하는가 하면 다른 쪽에선 예상보다는 상당히 질서있고 온건하며 다양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홍콩 신문은 한국 시위대가 시위를 끝내고 빼앗은 경찰의 방패를 돌려주며 악수를 청하거나 시위후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을 집중 보도하며 매우 인상적인 시위전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콩 신문인 애플데일리는 미국 총영사관측이 민주노총이 전달하는 항의서한을 정문이 아닌 뒷문에서 받자 이들 시위대가 건널목을 오리걸음으로 건너 주변 교통을 20분간 마비시키는 시위전술을 구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홍콩 문회보(文匯報)는 한국 시위대가 홍콩 법규를 감안하고 경찰의 체면을 살려준 것일 뿐 사실상 경찰의 저지선을 뚫을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시위대측도 홍콩 경찰이 한국 경찰에 비해 훨씬 온건하고 신사적이었다며  상당히 시위대를 배려해주는 분위기였다고 평가했다.

이수금 전 전농 의장은 이번 시위에 대처하고 있는 홍콩 경찰에 100점을 준 반면, 한국 경찰엔 20점을 주기도 했다.  한편 홍콩 당국은 물리적 충돌을 위주로 한 한국 농민과 노동자들의 시위  양상이 그동안 평화적인 민주화 요구 가두행진만을 벌여왔던 홍콩 시민들에게 전파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보다 자세한 소식은 계속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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