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협상과 관련 출범여부자체에 대해 합의한 바가 없다는 공식해명과 달리 협상개시를 위한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농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한·미 FTA협상을 공식선언할 것이란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외교통상부는 지난 7일 언론해명자료를 냈다.

이를 통해 외통부는 “FTA가 우리 경제에는 물론 한·미간 동맹관계 강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 하에 한·미 FTA를 적극 추진해 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현재까지 한·미 FTA의 협상출범 시기는 물론 출범 여부 자체에 대해서도 아무런 합의를 이룬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통상당국자는 10일, “외교통상부가 경제적, 안보적인 이유를 들어 한·미 FTA에 대한 관심이 높으며, 내년 상반기 중으로 한·미 FTA체결을 목표로 세워놓고 일정 밟아가고 있다”면서 협상임박설이 사실임을 뒷받침해줬다. 또한 그는 “한·미 FTA와 관련해서는 제대로 된 공청회도 없었고 이해관계부처와의 사전의견조율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특정부처 일방으로 협상이 추진된다면 사회적 반발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앞서 한농연은 6일 성명을 통해 “한·미 FTA가 우리농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명확한 분석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협정을 강행할 경우 농업생산 및 농가소득 감소로 인한 도·농간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면서 “농업의 유지·발전을 위한 대책 마련과 이해당사자의 참여권 보장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FTA가 진행돼서는 결코 안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미 FTA체결 시 쌀은 양허에서 제외하고 곡물류는 관세를 50%만 인하한다고 가정해도 곡물류 3545억원, 축산물 7835억원 등 2조888억원의 생산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또 농협조사연구소 역시 미국과 FTA체결시 국내생산감소액이 2조~8조8000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농업의 궤멸적 타격을 가져올 한-미 FTA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

- 농가소득안전망을 구축하고, 통상협상 시 피해당사자의 참여권을 보장하라 -

1. 한국과 미국 양국간 FTA협상이 이르면 9일 공식 선언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농업피해를 볼모로 한 한-칠레, 한-아세안 FTA도 모자라 세계 농산물 최강대국인 미국과 FTA를 체결하기 위해 분주하다. 미국과의 FTA 체결 시 우리 농업의 피해 수준은 여타 어느 FTA보다도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생산기반이 열악한 국내 농업은 그 존망마저 위태롭게 될 것이다.

2. 연구조사에 따르면 한-미 FTA 체결 시 우리나라 농축산물의 생산액 감소 추정액은 2조~8조 8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한 곡물류 3,545억원, 과일ㆍ채소류ㆍ견과류 3,628억원, 축산물 7,835억원, 우유 및 낙농제품 2,042억원이라는 상상을 초월한 농업부문의 피해가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파상공세로 들어오게 될 기타 수입농산물들로 농업의 생산기반이 뿌리째 흔들릴 것은 자명하다.

3. 그러나 우리농업의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한ㆍ미 FTA를 비롯해 무차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협상과정에서 정부의 농업 보호 대책 및 농가 보호 정책은 극히 미흡하다. 정부가 통상협상 추진 시 가장 먼저 해야 고민해야 할 것은 농업보호 및 농가소득안정망 구축 방안이다. 자급률 하락, 식량안보 등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연구와 농업부문에 대한 피해보전 대책마련이 선행되야 한다.

4. 또한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협상 진행방식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 한-미 FTA를 체결함에 있어 피해당사자인 민간단체와의 의견 조율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며, 협상 내용과 일정에 대해서도 비밀에 붙인 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한농연은 사전영향분석, 대상국 선정, 국내대책 마련, 협상진행 등에 대해 이해당사자의 참여를 철저히 보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협상 진행내용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하고 법제화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강대국의 입김에 휘둘린 나약한 협상태도를 벗어나 농업보호와 350만 농민생존권 보호를 최우선 순위에 둔 적극적인 협상대응이 필요하다.

5. 한-미 FTA가 우리농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명확한 분석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협정을 강행할 경우 농업생산 및 농가소득 감소로 인한 도ㆍ농간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질 것이다. 또한 농업인구 감소로 인한 농촌의 황폐화가 지속될 것이며, 농산물의 수입의존 심화로 인한 자급률 하락과 식량안보 불안 등의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한농연은 우리 농업의 유지ㆍ발전을 위한 대책마련과 이해당사자의 참여권 보장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FTA가 진행되어서는 결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 둔다. 정부가 이러한 의견을 무시한 체 일방적인 협상을 강행 할 경우 전 사회적 저항을 받게 될 것임을 경고하고, 농민단체들은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여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해 둔다.   

2006년 1월 6일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농협조사연구소 "한-미 FTA 체결시 국내 농업부문의 영향" 보고서 다운받기 (PDF 파일 - 이 곳을 누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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