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원천봉쇄를 뚫고 상경투쟁에 성공한 한농연 회원 및 농민대오 2천명은 현재 서울 여의도 청소년 공원(금성무대 왼쪽 한강 둔치)에서 "우리농업살리기 전국농민총궐기대회"를 시작했다.

각 지역에서 올라온 동지들은 "쌀협상 국회비준반대", "농민집회 원천봉쇄하는 경찰 규탄"등의 구호를 외치며 "농업회생의 근본 대책이 전혀 없는 정부와 정치권의 쌀협상 국회비준 강행을 막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와 정치권은 쌀 대란 해소 대책마련해야 하며 음독자결로써 농정실패상을 폭로해야 했던 정용품, 오추옥, 한상민 농민의 희생과 피눈물에 반드시 화답하라"고 촉구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업 여건 속에서 음독 자결로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정용품, 오추옥, 한상민 농민 동지의 안타까운 희생의 의미를 되새기며, 350만 농민 스스로의 힘으로 반드시 농업 회생을 이끌어 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서정의 한농연중앙연합회장은 "쌀비준안이 이대로 통과되면 10년 내에 350만 농민 중 200만명이 사라질 것"이라며"열사들의 뜻을 받아 끝까지 통과를 막아내자"고 말했다.

이날 전국 각지의 한농연 회원들과 농민단체 회원들은 서해안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등지에서 점거 투쟁을 전개했으며, 관내 시군청 혹은 경찰서,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 등을 항의방문하여 근본적인 농업 회생을 위한 350만 농민들의 요구사항을 강력히 전달했다.

우리농업살리기 전국농민총궐기대회 투쟁결의문

오늘 우리 350만 농민들은 대책없는 쌀 협상 국회비준을 저지하고 근본적인 농업회생 및 쌀 대란 해소 대책을 기필코 쟁취하여, 7천만 민족의 식량주권과 농민생존권을 반드시 사수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이 곳 서울 여의도에 모였다.

지금까지 우리 농민들은 피땀으로 농토를 일구고 몸 바쳐 일하여 지켜왔다. 하지만 우리에게 남은 것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농가부채와 암울하고 절망적인 농업의 현실뿐이었다. 이 때문에 정용품․오추옥 농민과 전국 각지의 많은 농민 형제자매들이 목숨마저 내던져, 현 정권의 총체적인 농정 실패와 난맥상을 폭로하기에 이르렀다. 역대 정권을 이어 내려온 무분별한 개방농정은, 결국 젊고 유능한 농민들의 삶을 짓누르고 목숨까지 앗아가며 사회적 타살을 부추긴 것이다.

우리 350만 농민들은 전국 각지에서 나락 적재 투쟁과 함께 목숨을 건 단식농성을 전개하면서 정부의 주먹구구식 농업정책과 농업통상협상 대응을 강력히 규탄해 왔다. 특히 뜻있는 국회의원들과 함께 ‘농민단체-국회-정부간 3자 협의기구’ 구성까지 제안하며 당면 농정현안의 적극적인 해결을 모색해 왔다.

그러나 이같은 총체적인 농업․농촌․농민의 비참한 현실마저 외면한 채, 정부와 정치권은 졸속적인 쌀 협상 비준안 처리를 강행하고 있으며, 쌀 대란 해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대책만을 발표하며 국민과 농민을 우롱하고 있다. 특히 합법적인 집회를 통해 생존권적 요구를 외치는 농민들에게 경찰은 무자비한 폭행을 자행하여, 하반신 마비로 사경을 헤매거나 실명을 당한 농민들이 속출하였으며 현재 10여명 이상의 농민이 입원 치료중이다. 나아가 경찰은 10여명의 농민을 구속하고, 오늘의 농민대회마저 원천봉쇄하는 폭거를 자행하고 있다.

이에 우리 농민들은 필사즉생(必死則生)의 결연한 각오로, ‘근본적인 농업회생과 쌀 대란 해소를 위한 350만 농민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정부와 정치권의 성의 있는 수용 및 실천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요구한다. 만약 정부와 정치권이 우리 농민들의 마지막 요구마저 외면한 채 쌀 협상 국회비준을 강행한다면 350만 농민들은 오는 23일 전국 각지에서 강고한 투쟁으로 화답할 수밖에 없음을 엄중 경고한다.

우리 농업의 근본적인 회생을 위한 350만 농민들의 요구사항

1. 우리 농업의 근본 회생 및 쌀 대란 해소 대책이 없는 쌀 협상 국회비준 강행을 즉각 중단하라!
2. 농민단체-국회-정부 3자간 협의기구를 조속히 구성하여 실효성 있는 농업 회생 및 쌀 대란 해소 대책을 즉각 수립하라!
3. 각종 농업통상협상 추진시 농민 대표의 협상 참여를 보장하여, 실질적인 협상 전략 수립 및 대책을 마련하라!
4. 농업․농촌기본법을 전면 개정하여 식량자급율 목표치를 법제화하라!
5. 쌀소득보전직불제를 실질적인 농가소득 지지가 가능토록 전면 개편하고, 밭농업직불제를 즉각 도입하라!
6. 총체적 난맥상에 빠진 양곡 정책을 전면 개편하여 쌀값 보장 및 수급 안정을 도모하라!
7. 매년 3백만석 이상의 대북 쌀 지원을 법제화하여 통일농업의 기틀을 마련하라!
8. 학교급식법 개정 및 지자체별 급식조례 제개정을 조속히 추진하라!
9. 신규 정책자금 금리 1% 인하 및 상호금융 저리 대체자금 조건부 지원 조항을 삭제하라!
10. 식품 업무를 농림부로 일원화하라!

2005년 11월 21일

우리농업살리기 전국농민총궐기대회 참가자 일동

* 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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