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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대파값 보장하라 (진도 농민대회 격려사) - 신명운 회장
한농연 \| 01.2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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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농민대회 격려사

요즘의 날씨가 동장군이라는 말이 실감날정도로 매우 춥습니다. 그러나, 대파가격 하락으로 생존의 위기를 맞아 꽁꽁 얼어있는 우리 진도군농민들의 마음에 비한다면, 이같은 추위는 추위도 아닙니다.
여느 때 같으면 설 명절 준비로 한껏 들떠있을 때이건만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처럼 많은 농민들이 이 자리에 모여 있는 것 자체가 너무 가슴이 아프기 그지 없습니다.

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번에 새로 한농연전남도연합회 회장에 당선된 신명운이라고 합니다.
농민형제 여러분께 저의 뜨거운 열정을 담아 힘차게 인사드리겠습니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나은 날이 되겠지 생각하며 부푼 희망을 안고 2001년 새 해를 맞은 지도 벌써 18일이 흘렀습니다.
농가부채를 비롯한 모든 근심과 걱정이 올 해에는 해결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가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더욱이, 민족의 큰 명절인 설날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희망차게 시작하는 연초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와 무차별 수입 개방농정으로 농업ㆍ농촌은 지금 파탄지경에 직면해있습니다.
혹시나 하는 기대가 역시나 하는 탄식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20년만에 내린 폭설로 수 많은 농가들이 무너져내린 하우스와 함께 삶의 의지마저 무너지고 꺽이고 있습니다.

충남의 한 농민형제는 폭설로 양계장이 무너지자 그만 모든 것에 대한 희망을 잃고 삶의 끈을 놓아버렸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애통한 마음으로 잠시 고인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존경하는 진도군 농민형제여러분!
여기 우리들을, 가까이에 있는 우리 주변을 돌아보십시오. 자연재해보다 더 무서울 수도 있는 농산물가격 폭락으로 우리들의 가슴은 새카만 숯덩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대파가격이 지난 해의 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먹고살기조차 막막한 이 현실을 어찌해야 되겠습니까?
저는 이 자리에서 묻고 싶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여러분! 정부의 농림부가 왜 있는 것입니까?
공무원 수를 늘리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은 절대 아닐 것입니다.

우리 농민들은 그저 안전한 국민의 먹거리를 모자라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생산하면 되는 것입니다.
유통과 판매, 최저가격 보장 등 우리 농민들은 열심히 일한 땀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는 각 관련단체와 협의하여 노력해야 하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마땅히 해야할 일인 우리 농민들의 생존에 더욱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우리들이 자식같이 애지중지 키운 대파를 갈아엎는 자발적인 결의를 보이자 정부에서는 뒤늦게 산지폐기를 통한 자율감축 유통협약에 참여하는 농가에 대해 수확작업비 외에 종자대와 밭 정지비 등으로 3백평당 26만원(kg당 83원)을 지원키로 했다고 16일 발표했습니다만 이는 우리의 요구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 울지않는 아이 젖 주랴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농민들은 점점 소외되고 박탈감을 느끼는만큼 울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아무 때나 울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번의 경우처럼 억울하고 답답하고 아무도 관심조차 갖지 않을 때 우리 힘으로 뭉쳐서 피울음을 울어야 합니다.

친애하는 농민형제 여러분!
우리들은 지난해 11월 21일과 12월7,8일 두 차례의 투쟁을 통해서 귀중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450만 전농민들이 하나로 힘을 모을때만이 마사회 농림부환원과 미완의 농가부채특별법을 제정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처럼 뭉칩시다.
깨어지고 부서지는 아픔이 있더라도 주위의 형제와 함께 합시다. 저는 미흡하나마 우리 진도군민들과 60만 전남농민들과 함께할 것이며 더 나아가 450만 전농민들의 생존권과 권익향상을 위한 길에 항상 앞장서겠습니다.

진도군의 대파가 제 가격을 받고 우리 형제들이 웃는 날까지 투쟁의 길에 앞장 설 것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리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1년 1월 18일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전라남도연합회
회 장 신 명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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