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마늘 3만2천톤을 저율관세로 수입을 보장키로 한 한·중 마늘통상협상의 결과에 대해 42만 마늘재배 농가뿐만 아니라 450만 농업인은 믿었던 국민의 정부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며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통상당국은 이번 중국과의 협상에서 중국산 마늘로 인해 고통받는 국내 마늘생산농가들의 입장을 외면하였으며 최소한의 국제관례조차 무시한 중국의 무역보복에 굴복해 중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하였습니다.

이는 WTO도 허용하고 있는 국내 산업피해구제조치의 하나로 중국산 마늘에 대해 우리나라가 부과한 긴급관세조치를 무용지물로 만든 것이며 정부 스스로 국제통상관례와 적법한 절차를 밟아 취한 정당한 산업보호조치를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서 통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통상당국은 중국산 마늘 수입문제는 단순히 수입물량 3만2천톤만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규모 1조원에 전체농가의 30%인 42만 농가의 생존권이 걸린 중요한 문제임을 이번 협상에서 간과한 것이며 국가의 존엄마저 팽개친 것입니다.

한·중 마늘 협상은 한마디로 국가의 체통과 위신을 여지없이 추락시킨 것이며 국제사회에서 통상분쟁 상대국이 생트집을 부리면 무조건 수용해 주는 국가라는 오명을 남긴 수치스러운 일이므로 통상협상의 책임자인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은 즉각 해임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협상과정에서 보여주었던 굴욕적인 통상외교는 농업인들의 희망과 영농의욕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렸으며 지금 농촌에는 분노한 농업인들의 울분과 아우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마늘재배 농업인들은 비통한 심정을 모아 다음사항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며 우리들의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강력히 밝혀드리는 바입니다.

■ 42만 마늘농가의 대정부 건의사항 ■
1. 정부는 한·중 마늘협상에서 국익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공산품 수출 을 위해 마늘산업을 일방적으로 희생시켰으므로 중국마늘 수입에 따른 피해액(연간 3, 500억원)을 전액 보상해야 합니다.

2. 정부는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수입하게 될 MMA물량을 국내에 유통시키지 말고 제 3국 수출 등의 방법으로 별도 관리하여 국내시장에서 엄격히 격리되도록 하고 민간이 수입하게 될 냉동, 초산조제마늘은 수입권 공매제도를 도입하여 수입에 따른 국내 마늘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3. 정부는 kg당 1,200원으로 획일적으로 정해져 있는 마늘 최저보장가격이 품종별, 지역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이를 현실에 맞게 구분하여 상향조정해야 합니다.
- 한지형 마늘을 난지형 마늘과 구별하여 최저보장가격을 정해 전량 수매해야 할 것입니다

4. 정부는 부정한 방법으로 마늘을 수입하거나 국산으로 둔갑 판매하는 등의 불법적인 유통행위를 발본색원하여 강력히 처벌해야 합니다.

5. 굴욕적인 신사대주의 협상으로 42만 마늘농가의 생존권을 팔아먹은 책임을 물어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 등 통상당국자들을 즉각 해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2000년 7월 21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 농협마늘전국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