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 5월 31일 정부의 마늘수입 제한조치 결정에 대하여 크게 환영하면서 적극적인 중농정책을 펴줄 것을 기대해마지 않았다. 마늘은 한국농업의 생산액 측면에서는 쌀 다음으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전체농가의 1/3인 42만 농가의 생존권과 직결되고, 국내 농업 농민의 사활이 걸린 너무도 당연한 조치였다.


그러나 6월 7일 중국의 부당한 무역보복조치로 비롯된 한-중 통상협상결과는 제주의 마늘생산량 보다 많은 3만 2천여톤을 30%의 저율관세로 수입하게 되므로써, 사실상 마늘농업의 포기선언과 다를바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를 믿고 손이 갈퀴가 되도록 생명산업인 농업을 지켜왔는데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농업보호조치마저 외면한다면 농민은 누구를 믿고 어떻게 농사를 지으란 말인가!

정부당국도 마늘에 대한 긴급관세부과는 WTO(세계무역기구) 협정에 근거한 정당한 조치이며, 중국의 국내산 공산품 수입금지 조치는 부당하다고 천명하지 않았는가!

마늘긴급관세부과조치의 포기는 곧 42만 마늘농가의 생존권뿐만아니라, 국내농업 전 작목의 연쇄파산으로 귀결될 것임을 정부당국은 직시해야 할것이다.


우리는 42만 마늘농가의 생존권요구를 묵살하고, 나라의 주권과 위신에 심각한 해악을 끼친 한-중 통상협상결과에 대하여 허탈과 분노를 가눌길 없으며, 협상결과를 결단코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우리는 정부당국의 농업경시 태도와 무책임하고 무원칙한 통상정책을 강력히 규탄하며, 15만 제주농민의 결의를 모아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국민의 정부는 마늘관련 한-중 통상협정 결과를 전면 무효화하고, 즉각 재협상하라!

둘째, 김대중대통령은 한덕수 외교통상교섭본부장을 비롯한 한-중 통상협상단을 엄중문책하고 전면 교체하라!

셋째, 농림부는 사탕발림식 마늘수매대책을 즉각 중단하고, 장기적인 마늘가격 보장대책으로 42만 마늘농가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넷째, 국민의 정부는 사대적인 개방농정을 전면 철회하고, 자주 자립 농정을 적극 추진하라!

다섯째, 일방적인 농업희생 강요하며 나라의 자주권을 포기하는 비교우위론자들은 각성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