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농업과 농촌의 희생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느 바이다.

추석을 불과 며칠 앞두고 뙤약볕 아래 수고를 아끼지 않고 땀흘려 노력한 결실을 거둬 누구보다도 즐거워야 할 우리농민들은 그 어느때보다 깊은 상처와 고통속에 힘겨워하고 있다.

홍수와 태풍이 농민들의 땀과 노동의 결실을 일거에 휩쓸어감으로써 농민들의 가슴은 검게 탄 숯덩이처럼 굳어져 가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파탄지경에 이른 농촌과 농업의 현실이 근본적으로는 자연재해로부터 발생한 사실이 결코 아니라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농업은 타 분야의 재해와는 달리 자연재해에 의한 영향을 받기 쉽고, 생산시설이 곧 생산물인 특성상 농작물 및 농업시설의 파손은 농가의 피해와 직결된다. 그러나 형식적이고 단기 구호적인 성격에 불과한 정부의 ‘농어업재해대책’에 대해 재해농가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오직 땅의 정직함 과 땀방울의 소중함을 믿고, 내일은 좀더 나아지겠지하며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이 살아갈 수 있는 만큼 아니 정든 고향을 버리지 않을 만큼의 제도적장치를 마련해 주는 것이 당국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도시민이 파산하면 귀농신청을 한다. 농민이 파산하면 어디로 가야하는가? 갈곳이 없다.

힘들여 농사를 지어도 원금은커녕 이자도 갚지 못하고 빚만 늘어가는 안타까운 심정을 누가 알겠는가?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올가을 농민 대란설이 심심찮게 떠돌고 있다. 농민이 일어서면 나라가 망한다. 특단의 대책이 없는한 농민들은 바라만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발로만 농촌을 살리고 입으로만 농민을 위한다고 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실제적으로 농민들 피부에 와 닿는 구농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수확기를 앞두고 있는 농가들은 금번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물리적 경제적 파탄은 물론이고 농업경영의 의욕마저 잃은 상태이며 일부 농가들은 회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충북농업경영인연합회는 정부가 피해지역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실질적인 보상을 해줄 것과 ‘농업재해보상법’의 조속한 제정을 강력하게 요구하며 다음 사항의 철저한 이행을 촉구하는 바이다.

1. 재해농가에 실질적인 보상이 가능하도록 ‘농업재해보상법’을 즉각제정하라.
2. 국내 농업의 파산을 가져올 한ㆍ칠레간 FTA협상을 즉각 중단하라.
3. 추곡수매의 소득보장 효과 이상의 수준으로 직접지불제도의 지원금을 책정하라
4. 쇠고기시장 완전개방에 대비하여 축산업을 지키기 위한 종합대책을 제시하라.
5. 농산물 가격의 주기적인 폭락을 방지하여 농가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을 즉각 수립하라
6. 농촌교육 및 의료, 치안공백 문제를 해결할 특단의 대책을 즉각 수립하라
7. 오렌지등 외국 농산물 수입에 앞장서는 대기업은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

2000년9월6일
(사)충청북도농업경영인연합회장 이 흥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