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2001년도 예산안은 농업을 포기하겠다는 의도이다 -

9월 26일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규모는 올해 대비 약 6.3% 정도 늘어난 101조원 규모인 반면, 어느 분야보다 지원이 절실한 농업예산은 4.7%정도만 증가되었다. 따라서 한농연은 농촌현실을 도외시한 이번 농업분야 예산안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음을 밝히며, 향후 농민생존권 보장과 농업예산 확보를 위해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다.

얼마 전 여당은 총선공약인 조세감면 연장 약속을 파기하고 면세유의 100%면제를 75%로 축소한다고 했다가 다시 1년반동안 연장하겠다고 혼선을 빚더니, 내년도 농업예산은 오히려 소폭 상승에 그쳐 열악한 농업현실을 타개해 나가기가 더욱 어렵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더라도 농작물재해보험은 181억원에서 46억원, 논농업직불제는 2,919억원에서 2,105억원 등 일선의 농업인들이 확대를 요구하는 모든 사업에서 축소가 불가피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농업인을 위한 실질적인 사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 기존 사업은 말할 것도 없고 농가소득안정을 위한 주요 핵심사업마저 정부가 제대로 추진할 의지가 전혀 없음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따라서 이번 예산안은 농업현실을 외면하고 생색내기식 사업을 펼치려고 하는 '농업포기 정책'임이 틀림없다. 가뜩이나 농업인들이 우려하고 있는 '농업계 대란설'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써, 정부는 농정불신의 멍에를 뒤집어쓰는 꼴이 될 것임을 직시하기 바란다.

또한, 현재의 흉흉한 농촌민심에도 불구하고 정치정상화는커녕 대치상태가 심화되는 현재의 정치권에 대한 정치불신이 최악에 이르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여야 정치권은 당장 정쟁을 중단하고 농업회생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2000년 9월 26일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