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진흥기금운영위원회는 지난 7월 12일 제주도의 요청에 따라 임시회의를 열고 감귤진흥기금 63억원 전액을 감귤복합처리기공단지에 출자키로 결정했다. 따라서 한국농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는 감귤농업을 도외시한 운영위원회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감귤이 직면한 어려운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대로 써버리겠다는 탁상행정에서 오는 그릇된 판단이라 규정하고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다.

당초 감귤진흥기금은 감귤가공공장 설치를 위해 지난 92년부터 50억원의 기금조성을 목표로 96년까지 가공용 감귤 판매대금에서 kg당 4원씩 각출하는 방법으로 추진되어 농가에서 25억원, 행정기관 23억원, 농협 15억원 등을 출연해 현재 63억원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8 여년이 지난 지금, 그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막연히 가공공장 건립에 대한 희망을 걸고 기금을 모으던 그 당시와 지금은 여건이 다르다. 우근민 도정은 감귤관련 공약을 내걸고 감귤가공처리시설 설치를 강조해 온 덕분에 지금은 그에 맞게 국비와 도비가 배정되어 부지를 마련해 이미 공장 건립에 들어간 상태다.

우리 감귤재배 농민들은 안정된 생활을 위해 감귤최저가격보장제 등과 같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기 위한 효율적인 기금운용을 바라고 있다.

따라서 이번 기금의 출자행위는 가뜩이나 어려운 감귤현실을 외면하는 것으로서 농정불신의 멍에를 뒤집어쓰는 꼴이 될 것임을 직시하기 바란다.

또한 현재의 흉흉한 농촌민심에도 불구하고 농업과 농촌을 외면하는 현재의 농정에 대해 농민들의 불신이 최악에 이르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즉각 기금출자를 중단하고 감귤산업을 비롯한 농업 희생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00. 10. 11
한국농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장 양 윤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