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종 법정 가축전염병에 대한 방역은 해당 부처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비상사태로 접근해야 한다. 지난 정부에서 ‘방역은 곧 국방’이라는 인식 하에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구제역 조기종식에 매진했다면, 지금 정부 여당은 해당 부처만의 문제로 돌려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

2. 해당 부처의 문제가 드러나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구제역이 아직도 진정되지 않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정부와 한나라당에 쏟아지는 책임을 단지 모면하기 위해 마녀사냥을 하는 것은, 이 시각에도 사력을 다하고 있는 방역당국의 공무원들과 현장 농민에게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다.

3. 기획재정부 장관은 구제역으로 정신적, 경제적으로 참담한 심정에 있는 축산농민에게 도덕적 해이라는 굴레나 씌우려 하고 있고, 일부 정치인은 정부의 살처분정책에 대해 단순하게 드러난 투입비용만을 왈가왈부하고 있다. 여기에 한나라당은 희생양을 찾고 있다. 구제역 종식은 아직 멀기만 한데, 종식 이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할 일들을 지금 거론함으로써 모든 관계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4. 이후에 벌어질 수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상시화 된 구제역과 AI에 대한 제도와 방역시스템을 면밀하게 다룰 생각은 없이, 해당 부처와 방역 당국을 희생양으로 삼고, 농민을 도덕적으로 몰아붙이며, 투입비용을 따져 농업예산을 깍아 내려, 종국에는 농업죽이기로 귀결될 것이다.

5. 정부와 한나라당이 할 일은 구제역 종식에 범정부적인 대처가 잘 되고 있는지, 자식과도 같은 가축을 땅에 묻은 농민에게 어떤 아픔과 어려움이 있는지 헤아리는 것이다. 민족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농민, 방역당국, 관계 공무원을 위해, 정부와 한나라당은 다시 한 번 자성하고, 구제역 방역과 조기 종식에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6. 그렇지 않다면, 현재의 책임론은 손바닥으로 하늘의 해를 가리는 시늉에 불과하며, 이에 대해 350만 농민과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은 정부여당의 행태에 다시 한 번 분노할 것이다.

2011년 1월 28일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