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급식 전환 법 의무를 내팽개친 서울시교육청을 폐쇄하라

서울시교육청은 더 이상 국민의 국민을 위한 공기관이 아니다.
오늘 1월 8일, 서울시교육청이 마침내 백주대낮에 강도와 같은 불법을 저지르고 말았다. 국민들을 우롱하면서 저지른 그 범죄행위에 대해 무엇이라 말을 해야 할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소위 ‘학교급식위원회’라는 방패막이 기구를 앞세워, 직영급식 전환 미이행 학교장들의 불법행위에 무더기로 면죄부를 발부하고, 스스로 범죄집단의 수장임을 만천하에 드러내었다. 소위 학교급식위원회는 작년까지만 해도 아니,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가장 전통적인 학부모단체인 ‘참교육학부모회’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급식운동 학부모단체인 ‘급식운동본부’ 소속의 학부모들이 그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었으나, 2010년 들어 납득할만한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갑자기 급식위원회의 구성원에서 배제된 상태여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까 염려가 되기도 한 기구이다.

이 급식위원회가 학교장들의 불법행위를 무더기로 승인해준 것이다. 소위 ‘위탁급식 불가피 사유’를 승인하기 위해 열린 ‘학교급식위원회’ 회의 그 자체가 이미 비극적 요소를 품은 희극이었다. 이 날 단 한 차례 회의에 참석하여 단 한 번 문서로 학교들의 급식운영방법을 접한 학교급식위원들의 말 한마디에 의해 서울시내 직영급식 미이행 학교인 565개 학교(2009년 4월 기준 위탁급식 학교수)의 운명이 결판나버린 것이다. 오늘 배포된 서울시교육청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1일 2식 이상 제공학교로서 석식인원이 중식인원수 대비 20% 내외인 학교’는 위탁급식을 해도 된다고 결정하였다. 이에 의하면 무려 262개의 직영급식 미전환 고등학교 중 대부분인 220개교와 296개 중학교 중 40개교가 현행 학교급식법을 전면적으로 위반했음에도 ‘불법적으로’ 위탁급식을 허용받은 것이다. 어찌 ‘1일 2식 이상’이 위탁급식의 타당한 사유가 된다는 말인가? 법이 제정된 후 3년이라는 유예기간을 주었는데 어찌 ‘계약기간 미만료’가 타당한 사유가 된다는 말인가? 어찌 ‘일부위탁’이라는 잔꾀를 내어 직영급식의 취지를 퇴색케 하는 것이 허용될 수 있단 말인가?

서울시교육청의 잔꾀에 속을 바보가 어디 있을까?
오늘 1월 8일 학교급식위원회의 결정에 잘못이 있는지 없는지 살피도록 하려는 것은 서울시교육청의 잔꾀에 불과하며, 그간 서울시교육청이 직영급식 전환을 위한 자신의 책무를 전혀 다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잘못이며, 모든 잘못의 원인이다.

서울시교육청의 죄악상을 폭로한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급식위원회를 어용단체화하여 제 뜻을 관철하되, 그 책임은 학교급식위원회에 넘겨 학교급식위원회를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방패막이로 활용하였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급식법상의 직영급식 전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법에 의해 자신에게 돌아올 책임을 피하기 위한 수준에서 법을 이행하는 시늉만 반복하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년간 학교급식위원회를 통하여 직영급식이 아닌 위탁급식을 승인하기 위한 아무런 심의를 하지 않았으며, 최근 급식운동 학부모단체 등에 의한 직영급식 해태에 대한 비판과 고발 운동이 고조되자 부랴부랴 학교급식위원회를 열어 직영급식 전환 미이행 학교장들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동시에 자신의 책임을 모면하려 하였다.

직영급식으로의 전환 시한 10일을 앞두고 직영급식 미이행학교에 대해 직영급식 전환하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불과 10일이라는 시간에 그것이 가능한 일이라면 지난 3년 동안 왜 진작 서울시교육청은 직영급식 전환실적이 전국에서 가장 뒤떨어진 채로 방치하였는가?
서울시교육청은 2009년 현재 직영급식 전환 대상 학교가 약 600개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직영급식 전환 소요 예산이 1개교당 1억 정도라면서 왜 직영급식 전환을 위한 서울시교육청의 예산을 대상학교의 30%에도 못미치는 150개 학교 직영전환 예산에 불과한 150억밖에 책정하지 않았으며, 서울시교육위원회에서는 이마저도 거의 전액 삭감이 되도록 방치하여 결국 수십억의 직영급식 전환 예산만 남겨두었는가? 이러고도 직영급식 전환 의지가 있다 할 수 있는가?
서울시교육청은 직영급식 전환 법 의무를 집단적으로 거부하기 위한 학교장들의 거듭된 집단행동에 대하여 단 한 번도 그 잘못을 지적한 바가 없으며, 이는 굳이 최근의 다른 징계사안에 비추어보지 않더라도 서울시교육청이 학교장들의 직영급식 전환 거부 행위를 사실상 독려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확실한 증좌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율학교 선정 등 불요불급한 각종 시범학교 선정을 위해서는 자신들의 목표 학교 수에 미달할 경우, 두 번 세 번 반복하여 유선으로 종용하거나 공문을 시행하고 신청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관련 예산을 철저하게 집행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직영급식 예산은 턱도 없이 모자라게 책정하는 것은 물론 직영급식 전환 신청을 독려하기는커녕 1년에 한 두 차례의 공문 외에는 지난 3년간 사실상 직영급식 전환을 위한 노력이 거의 전무하였다.

이처럼 서울시교육청이 직영급식 전환을 규정하고 있는 법을 위반한 죄는 너무나 명백하고 중대하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일부 정객들이 급식업자들과 일부 모리배 교장들과 야합하여 직영급식 전환 의무 조항을 폐지하려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서울시교육청의 죄는 전혀 면책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서울시교육청은 권력 실세가 설혹 지키지 말라 하여도, 그에 우선하여 실정법을 지켜야 할 공기관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서울시교육청이 더 이상 존재할 가치를 찾을 길이 없음에 통탄을 금할 수 없다. 더구나, 현재 민선교육감이 물러난 서울시교육청의 수장인 김경회 부교육감은, 교육과학기술부의 행정관료라는 점에서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가슴떨리는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어떤 공권력에 의지하여 우리들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며 살아가야 할지 답답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지금 당장에 백수공권이라고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것인가? 자고로 국민들을 하찮게 여기고도 안정된 정권을 지킬 수 있는 권력집단은 없었다. 결국 국민들의 심판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이 국민들의 심판의 맨 앞에 급식운동본부가 있을 것이다.

2010년 1월 8일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참가단체: 학교급식법개정과조례제정을위한강원운동본부, 친환경학교급식을위한경기도운동본부, 학교급식법개정과조례제정을위한경남연대, 학교급식법개정과조례제정을위한경북연대, 올바른학교급식을위한광주운동본부, 학교급식대구운동본부, 올바른학교급식을위한대전운동본부, 안전한학교급식을위한부산시민운동본부, 친환경급식을위한 서울운동본부, 학교급식법개정과조례제정을위한울산연대, 인천학교급식시민모임, 학교급식전남운동본부, 전북학교급식연대회의, 친환경우리농산물학교급식제주연대, 학교급식법개정과조례제정을위한충남운동본부, 충북학교급식운동본부, 민주노동당, 민주공무원노동조합, 생활협동조합전국연합회,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학교조리사회,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한국가톨릭농민회, 한국생협연합회, 한살림, 환경농업단체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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