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30일 `23년도 예산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였다. 예산안은 오는 9월 2일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모았던 농림축산식품부 예산 및 기금안은 17조 2,785억원으로 `22년 본예산(16조 8,767억원) 대비 2.4% 증가하였으나 국가 전체 예산안(639조원) 2.7%에 불과해 또다시 3% 벽을 넘지 못했다.

2. 새 정부의 핵심 가치가 반영된 첫 예산으로 그 어느 때 보다 농촌 현장의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크다 할 것이다. 단, 긴축재정 기조 속에서 몇몇 사업 예산을 확대하거나 신규로 편성한 점은 국정과제(농업분야) 실현 의지를 엿 볼 수 있는 대목으로, 칭찬할 만하다. 실제 ▲농업직불금 사각지대 해소(+3,000억원)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금 확대(+162억원) ▲농촌공간정비 확대(+449억원)를 위해 관련 예산을 전년보다 증액 하였으며, ▲가루쌀 산업화(107억원) 예산을 새롭게 편성하였다. 특히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라 5년간(2020~2024년) 약 2조 4,000억원으로 동결한 농업직불금 예산을 늘려 56만명의 직불금 미수령 농업인을 구제한 것은 큰 성과라 할 것이다.

3. 그러나 예산 편성에 있어 농촌 현장 실정 반영이 미흡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국제 원자재, 원유 가격 상승 여파로 필수 농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생산비 보전 대책이 포함됐어야 한다. 그런데도 농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농업용 면세유 지원은 관련 예산이 책정조차 되지 않았으며, 무기질 비료 차액 지원도 올해절반 수준(`22년 : 1,800억원, `23년 : 1,000억원)에 불과해 농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출연 ▲초등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탄소중립 지구 시범사업 등 농업계 주요 정책 사업 예산이 미반영 된 것으로 알려지며 230만 농업인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4.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은 담보력이 미약한 농업인에 다양한 보증지원이 가능하도록 적정운용배수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는 청년농업인 3만명 육성, 디지털·스마트 농업 인프라 구축 등 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필수 정책 사업으로 정부 출연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초등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과 같은 취약계층 농식품 지원 사업의 경우에도 국산 농산물 수요 증대뿐만 아니라 국민 먹거리 복지 향상, 농업·농촌 가치 재인식 등 긍정적 효과가 큼으로 오히려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농업인의 안정적인 노후 보장과 농지 공급 활성화, 수입 비중이 높은 밀과 콩의 국내 자급률 향상 등 우리 농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경영이양직불제(215억원 반영) ▲전략작물직불제(720억원 반영) 예산을 증액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5. 예산 편성은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실현 의지를 평가하는 척도라 할 수 있는 만큼 `23년 예산안을 바라보는 230만 농업인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러한 현장의 평가를 절대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이제 모든 판단은 국회의 몫이라 할 수 있으므로 여야는 서로의 잘잘못을 뒤로하고, 국회 심의 과정에서 주요 농식품 사업 예산이 증액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

2022년 8월 31일

사단법인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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