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농연은 4월 7일 고성지역에서 산불이 일어나 대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더욱이 이번 산불이 96년 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역에서 또 다시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정부의 무사안일한 대책에 할말을 잃었다. 따라서 정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함은 물론, 철저한 피해조사와 피해농가대책수립에 만전을 기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번 산불로 사상자 8명, 산림 1천500ha, 건조물 263채, 가축 85마리 등의 피해와 함께 159가구, 463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으며 21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막심한 피해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놀라움을 금할 수 없는 것은 96년의 고성지역 초대형 산불이 군부대에서 인화된 것으로 조사된 바 있으나, 이번의 경우에도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인근 군부대 소각장의 불씨가 강한 바람을 타고 번졌다는 사실이다. 실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이번 산불은 천재(天災)라기보다는 인재(人災)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고성산불의 책임을 통감하고 지원 가능한 모든 대책을 수립하도록 강력히 촉구한다.

우선 우리는 정부의 산불예방노력이 미흡함을 지적한다. 영동지역이 울창한 산림과 계절풍으로 대형산불이 예상되었으나 초기진압을 하지 못하여 산불이 확산되었다. 따라서 차제에 침엽수 일변도의 수종을 산불확산방지를 위해 갱신하고, 소방헬기등 소방장비의 현대화 및 확충에 노력하여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정부의 특단의 대책을 촉구한다.

그리고 정부는 피해지역의 주민들을 비상대책위에 포함시켜 철저한 피해조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특히 시기적으로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지역농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농업경영인은 물론 농민들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건물과 가축, 농기계가 불타고, 심지어는 볍씨까지 불타버려 정상적인 한해 농사가 불가능한 농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따라서 한농연은 이재민의 불만사항이 없도록 정확하고 신속한 피해조사를 촉구한다.

또, 정부는 피해지원대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피해지역에 대한 응급조치 및 항구적인 복구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피해주민에 대한 각종 세제지원을 차질없이 해주고 금융지원도 강구해야 한다. 특히 피해농가에 대한 영농자금의 상환연기, 금리인하, 그리고 각종 영농기자재의 지원대책이 완벽하게 되어 이번 한해 농사를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촉구하는 바이다.

한농연은 정부가 이번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고 노심초사하고 있는 현장의 이재민들이 또 다시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피해국민과 농민들의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수렴하여 대책수립과 피해보상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2000년 4월 10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